▲임신한 아내를 위해 떡볶이를 만들면서 나는 행복한 상상을 했다.김진실
아내가 퇴직한 날부터 나는 조그마한 도시락을 준비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절약을 하기로 했다. 하루 3천원 점심 값을 절약해 아내가 죽고 못 살 정도로 좋아하는 떡볶이를 사주고 싶어서였다.
어제는 도시락을 지참하고 출근한 둘째 날이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내려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떡볶이 5백원 어치 사가지고 갈까?"
"집에 떡살 있잖아. 직접 만들어 줘."
나는 무릎을 탁 쳤다. 엊그제 점심 때 <오마이뉴스> 윤대근 시민기자님을 만났는데 그가 집에서 만들었다며 떡볶이용 떡살을 꽤 많이 준 것이다. 그날 급하게 병원에 가느라 생각도 못 했는데,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엿, 고추장을 섞어 어설프게 떡볶이를 만들었다. 침대에 누워 있던 아내가 "와, 우리 신랑이 만드는 떡볶이도 먹어보고 오래 살고 볼 일이네"하며 농담을 던졌다. 떡볶이를 만들면서 식탁 한 편에 놓인 초음파 사진을 보며 나는 행복한 상상을 했다.
미래의 어느 날 나의 아이에게 초음파 사진을 가리키며 "이 작은 점이 바로 너야"라고 대화하는 행복한 상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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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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