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교실풍경 담은 이색전시회

목포자연사박물관, 교과서와 양은도시락 등 2백여점

등록 2004.12.08 03:34수정 2004.12.08 11:37
0
원고료로 응원
검정 고무신, 검정 운동화 그리고 몽당연필, 뚜껑이 헐거워 김칫국물로 책과 가방을 적시곤 했던 양은 도시락, 6~70년대 학교교실 풍경, 그때를 기억하십니까. 가난하기에 부족했고 불편했던 시절이었지만 소풍이나 운동회 때는 엄마가 챙겨준 삶은 계란과 사이다가 풍요롭게 여길 만큼이나 그리웠던 시절이었다. 전남 목포자연사박물관에서는 30여 년전 학교풍경을 복원한 이색적인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정거배
목포문화원과 목포자연사박물관이 주최한 ‘근ㆍ현대 교육자료 특별전’은 ‘친구야 학교가자’라는 제목으로 그때 그 시절과 풍족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지금의 아이들과 세대 간 가교역할을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페인트가 벗겨진 책상과 난로 그리고 빛바랜 졸업앨범과 교실에 한 켠에 자리 잡은 풍금은 20~30년 전 지금의 중년세대가 다녔던 학교 모습이었다. 그때는 책받침이 있었고 수ㆍ우ㆍ미ㆍ양ㆍ가 성적을 매기는 생활통지표가 있었다. 전시회를 주최한 김평규 목포자연사박물관장은 “30여년 전의 우리들의 이야기이지만 전시회를 통해 우리 교육문화의 발자취를 되짚어 보고 올바른 가치관과 우리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통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거배
콩이나 팥으로 오자미를 만들었던 시절에서 이제는 멀티미디어 학습교재를 사용하고, 품질 좋은 각종 필기구가 펜대와 잉크를 대신하고 있다. 전시회를 위해 자료수집을 담당했던 민영철씨(근대문화자료 수집가)는 “근대교육이 비록 일제의 압제 하에서 태동하면서 고난의 세월 속에 초석을 이루었지만 우리 선조들은 허기진 허리춤을 움켜쥐면서도 자식에 대한 교육열에 온 정성을 쏟아왔다”고 회고했다.

정거배
이어 “ 지금 우리가 경제발전과 IT강국이라는 명예를 얻었지만, 영화 속에 묻혀버린 또 다른 아픔과 그늘을 지워버릴 수 없다”며 “경제발전과 축을 같이했던 그 시절 교육 자료를 선보이는 것에 이번 전시회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사용했던 경상(좌식책상)과 붓걸이에서부터 60~ 70년대 운동화와 책가방, 공책과 난로 등이 교실풍경 등 200여점을 한 곳에 전시한 이번 특별전은 다음달 9일까지 계속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2. 2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3. 3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4. 4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5. 5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