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장윈링 중국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 리이닝 베이징대 교수. 우리에겐 생소한 이름들이다. 리이닝 베이징대 교수는 등소평 사단 개혁그룹에 속한 학자로 중국 경제학계 양대 산맥의 한 축이고 장윈링 중국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은 중국 내 대표적인 동아시아통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내에서는 대표적 브레인그룹에 속하는 학자들이다.
중국 관련 서적이 서점에 넘실대고 있지만 정작 중국 석학 또는 전문가들에 대해서는 무지한 게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몇가지 중국의 경제지표와 중화주의, 중국의 국민성 등을 활용해 몇 년 안으로 한국을 누른다느니, 한국을 따라잡지 못할 거라느니 하며 장황하게 '우리만의 중국론'을 늘어 놓는다. 중국인들이 들으면 비웃을 노릇이다.
<거대 중국과의 대화>(삼성경제연구소)는 앞서 소개한 두명의 학자를 포함해 중국 경제리더 20여명의 두뇌로 분석한 중국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대담이라는 형식을 빌어 전해주고 있다. 때문에 적나라하며 중국 석학들의 속내를 알아내기도 편리하다. '우리만의 중국론'과 같은 한국식 해석이 지닌 치명적 오류도 보정해 준다.
저자의 자평대로 '거대 중국과의 대화'는 '중국이 어떠한가에 대한 책이 아니라 중국이 스스로를 어떻게 보는가에 대한 책'이다. 이 한권의 저서를 위해 저자인 정덕구 열린우리당 의원은 중국 석학들의 대담을 손수 녹취하고 기록하는 수고스러움을 감내했다.
그리곤 '중국이 파악하는 문제', '세계질서 속에서 중국이 갖기를 원하는 위치', '중국의 미래 전망' 등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세가지 주제로 세분화하는 친절을 베풀기까지 했다.
<거대 중국과의 대화>는 앞서 소개했듯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중국의 브레인에게서 직접 듣고 있다는 점, 단순한 중국에 관한 책이 아니라 중국의 현재와 미래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기존 중국서적과는 차별적이다. 중국에 대한 내재적 접근의 단초를 마련했다고도 평가할 수 있다. 그래서 생산적이고 교훈적이다.
저자는 쟁쟁한 중국 경제리더들과의 토론과 논쟁을 바탕으로 ▲시장위험 ▲체제위험 ▲자원위험을 중국이 안고 있다고 짚어냈다. 중국인들의 자신감과 패기 이면에 숨겨진 위험 요소들을 예리하게 파헤친 결과다.
결국 저자는 흘러내리는 거대한 빙하 중국 앞에 위태위태하게 서 있는 한국으로 다시 눈을 돌린다. 그리고선 이렇게 결론을 맺는다.
"지금 중국이라는 거대한 빙하가 급속히 녹아내리는 장관을 목도하고 있다. 그 거센 물살에 휩쓸려 실종될 것인지 아니면 한국인 특유의 역동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활용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거대 중국과의 대화
정덕구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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