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화해 위해 인도주의적 헌신 한단계 높여야"

16일 한완상 신임 대한적집사사 총재 취임식

등록 2004.12.16 16:08수정 2004.12.16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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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21세기엔 민족적 참극과 타율의 역사를 결코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21세기엔 민족적 참극과 타율의 역사를 결코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민우
"남북화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인도주의적 헌신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나가야 할 것입니다."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16일 오전 적십자사 4층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남북화해 분위기 조성을 위한 적십자사의 역할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이날 취임사에서 한 총재는 "열전이든 냉전이든 전쟁은 인간에게, 민족에게 그리고 국가와 사회에게 가장 심각한 고통을 안겨준다"며 대한적십자사의 역사적 사명으로 '인도주의에 입각한 민족화해'를 꼽았다.

한 총재는 "내년 초에는 모든 이산가족의 숙원인 이산가족 면회소 착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계기로 "대한적십자사는 인간고통과 가족고통과 민족고통 해소에 중심 동력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일제 식민지배와 타율적 해방, 민족분단, 전쟁 등을 예로 들며 한 총재는 "지난 20세기는 민족사적으로 참극과 모멸의 한 세기이자 부당한 고통과 타율의 역사였다"고 평가한 뒤, "21세기엔 민족적 참극과 타율의 역사를 결코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실한 혈액관리로 인한 사고가 잇따라 여론의 비판을 받았던 것 등과 관련해 한완상 총재는 "작금의 부정적인 언론 보도로 인해 대한적십자사의 명예가 실추된 것에 대해 우리는 겸손하게 자기반성을 하며 거듭나야 한다"며 "혈액사업은 앞으로 더욱 투명하게 더욱 효율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적십자사의 실천과제에 대해 한 총재는 "불가항력의 재난과 억울한 고통이 있는 곳에 언제나 적십자가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자"며 소방방재청의 출범에 발맞춰 적십자가 재난관리 책임기관으로써 재난 관리체계 구축과 물자배분, 성금모금 등을 주도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총재는 적십자 가족들에게 "함께 아파할 수 있는 동지들만이 뜻있게 기뻐할 수 있는 것"이라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향상시키면서 사회와 역사를 보다 밝고 맑게 새로워지게 하자"며 '열린 헌신과 단합된 열정'을 당부했다.

끝으로 한 총재는 자신은 어릴 때부터 "개인의 병고 뿐만 아니라 구조와 역사의 질병에서 비롯되는 고통을 덜어주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고 취임의 각오를 밝힌 뒤 "대한적십자사 100주년과 우리 민족 광복 회갑(60주년)을 앞두고 새롭게 거듭남으로써 한국이 정치, 경제, 문황의 선진국에 더하여 마침내 인도주의 선진국이 되도록 하께 헌신하며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서영훈 전 적십자사 총재 등 각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1936년 충남 당진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미국 에모리대 대학원에서 정치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서울대학교 사회학교 교수와 한국사회학회 회장을 지냈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3년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을 역임하여 인도적 차원에서 이인모 노인의 북송을 성사시키는 등 남북 화해와 통일을 위해 힘썼다.

또 2001년엔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그 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과 상지대학교 총장을 거쳐 2002년부터 한성대학교 총장을 맡아 왔다.

무엇보다도 한완상 총재는 박정희 유신시절부터 반독재 민주화 운동에 적극 참여해 두 차례나 강제 해직을 당하기도 했으며, 주요 저서로는 <민중과 지식인>, <저 낮은 곳을 향하여> 등이 있다. /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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