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에 참가한 각계인사들은 "국가보안법은 결코 흥정 대상일 수 없다"며 "열린우리당은 야합할 생각도 하지 말라"고 성토했다.이민우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투쟁은 올해가 마지막 투쟁이 될 것입니다. 오는 18일 광화문에 모여 시민들의 열망으로 촛불바다를 만들어냅니다. 국민과 함께 하는 투쟁으로 반드시 승리합시다."
17일 여의도 국회 앞 국가보안법 폐지 단식농성장에는 '한나라당의 국회 파행과 열린우리당의 오락가락 행보'에 대한 분노와 성토로 열기가 넘쳤다.
국가보안법 끝장 단식농성에 참여 중인 각계인사들은 이날 오전 단식농성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반세기를 넘긴 국가보안법의 시대를 올해 안에 반드시 끝장내야 한다"고 선언했다.
"국보법 폐지를 정치적 흥정 대상으로 삼지 말라"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아래 국민연대) 박래군 집행위원장은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과 타협해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국가보안법 폐지는 정치적 흥정과 타협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되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미니정당이었던 걸 과반수 정당으로 만들어준 국민의 개혁의지를 우리당이 저버린다면 과거 단명했던 정당들처럼 5년 안에 정당사에서 지워질 것"이라고 경고한 뒤, "소멸의 길로 갈 건지, 국민들의 개혁 열망을 안고 갈 건지 선택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은 "어제 국보법 관련 고문피해 증언에서도 드러났듯 국가보안법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민주노조운동을 탄압하는 도구"라며 "노동자를 비롯한 모든 국민의 인권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함께 힘 모아 반드시 국가보안법을 올해 안에 끝장내자"고 성토했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단식 중인 각계인사들은 통일연대 한상렬 대표가 낭독한 결의문에서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는 단식단의 열망을 무시하고 정치권은 국가보안법을 정치적 흥정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정치권의 타협과 연내 처리 유보 움직임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국보법 폐지 막으려는 한나라당 반드시 응징"
이들은 결의문에서 "한나라당이 국가보안법을 포함한 4대입법 합의처리를 전제로 국회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제안은 사실상 국회에서 국보법 논의를 지연시키려는 얄팍한 술책"이라고 비판한 뒤, "국보법 연내 폐지를 막으려는 한나라당을 반드시 국민과 역사의 이름으로 응징하고야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언제까지 열린우리당은 국보법 문제를 비롯한 개혁입법에 대해 오락가락 행보를 계속할 것인가"라고 일갈한 뒤, 열린우리당에게 "국보법의 연내 폐지를 반드시 관철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국회의장에 대해 "여야의 협의만을 강조하면서 정기국회 때부터 한나라당에 의해 자행된 국회 파행을 방치해왔다"며 국회의장은 지금 당장 국보법 연내 폐지를 지연시키려는 한나라당에 경고하고, 국회 파행의 책임을 물으라"고 촉구했다.
18일 오후 5시 광화문 촛불대행진에 집중키로
현재 국회 앞 국가보안법 폐지 단식 농성엔 총 58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추위와 매연 속에서 단식 12일째를 맞으면서 병원에 후송되는 사람이 잇따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