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모든 신께 기도합니다"

등록 2004.12.27 17:18

수정 2004.12.27 19:06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종교인들이 국가보안법 폐지에 다시 한번 힘과 마음을 모았다.

문정현 신부, 홍근수 목사 등 종교계의 원로 및 대표들은 27일 오전 11시 여의도 국민은행 앞 단식농성장에서 정부와 국회에 국가보안법의 연내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나핵집(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공동대표)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은 진광수(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총무) 목사의 여는 기도와 문정현(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 신부, 진관(불교인궈위원회 공동대표) 스님의 발언으로 진행되었다.

자신 스스로도 국가보안법에 의해 구속이 된 적이 있는 문정현 신부는 89년 동생 문규현 신분의 방북 때를 회고하며, "이전에는 평양에 다녀오면 모진 곤욕을 받았는데, 문규현 신부는 5년을 선고받았고, 지금은 형량이 더욱 낮아졌다"며, 그때부터 국가보안법은 무력화되었다고 주장하였다.

문 신부는 국가보안법은 우리 형제를 증오하게 만드는 사악한 법이며, 불고지죄 등은 인간성을 파괴하는 법이라며, 이는 그리스도교뿐 아니라 모든 종교의 정신에서는 도저히 용납 될 수 없는 법이라고 했다. 이러한 국가보안법을 살려내라고 하는 종교인들은 크게 반성해야한다며 국가보안법 존치를 주장하는 일부 종교인들을 비판하였다.

국가보안법에 의해 수차례 옥고를 치른 진관스님은 "국가보안법을 연내폐지하지 못하고 미루게 되면, 결국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키지 못하게 될 것"이라 하고 "김원기 국회의장이 국가보안법폐지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하도록 힘을 모으자"고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김대선(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상임대표) 교무가 낭독한 종교인 선언을 통해 "국가보안법은 사상·양심의 자유, 결사·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으로, 이 법이 있는 한 민주주의와 인권을 말할 수도, 실현할 수도 없다"며 보안법 폐지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사랑·자비·보은·화해의 종교정신에 정면 도전하는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키는 것이 바로 종교인의 의무며, 책임이자 바로 신앙고백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후에도 연대하여 싸울 것을 다짐하고, 국가보안법의 연내 폐지를 위해 온힘을 쏟을 것을 약속하였다.

한편 지난 12월 24일에는 국가보안법폐지 천주교연대가 주관한 '국가보안법폐지연내촉구 성탄미사'가 여의도 국회 앞 농성장에서 신자들 및 농상단원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봉헌되었으며, 12월 25일에는 국회 본관 앞에서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에서 주관하는 '국가보안법폐지 성탄예배'가 봉헌되는 등 종교인들의 국가보안법 폐지 노력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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