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으로 나와서 바닷물에 대충 씻은 후 모습입니다. 그때의 처절함이란...정상혁
해프닝이 있어서였는지 아주머니가 이것저것 묻기 시작하시더군요.
"어디서 왔소?"
"네. 고향은 함평읍이구요 서울서 사진 찍으러 왔어요."
"여그 멋이 사진찍을 것이 있다고 찍는다우?"
"멋지잖아요. 바다도 멋있고 아주머니들 굴 캐는 모습도 멋지고, 서울서는 이런 거 못 보잖아요."
"근디 총각이요 결혼했소?"
"왜요. 저 사위 삼으시려구요?"
"아따. 결혼했으믄 과부하나 생길 뻔 했응게 그라제."
"아직 결혼 안했으니 다행이네요."
"근데 아주머니, 저 굴 하나만 주시면 안돼요?"
"오매 이 총각, 넉살도 참 좋네이. 뻘에 빠져서 죽는 목소리로 살려달라고 해서 구해준께 인자 굴 주라고라?"
"…."
그래도 인심은 시골인심입니다.
다리 근처에서 조그마한 돌멩이를 집어 드시더니 능숙한 솜씨로 굴 하나를 까서 주시더군요.
묻은 개흙은 손으로 살짝 걷어내고 입에 넣고 씹으니 첫 맛은 바닷물의 짭짜름한 소금 맛인데 씹어보니 비린내라고는 전혀 없는 고소한 굴맛. 여태껏 어디서 먹었던 굴도 이렇게 맛있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추운 날씨로 배터리가 일찍 떨어져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굴도 잘 얻어먹고 사진도 찍고 발 덜 빠지는 길을 물어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슬슬 물이 들어오는 걸 보니 이제 나올 시간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