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콰이강의 다리'인 기존 저도연륙교. 현재 보행자 전용 다리로만 이용하고 있다.김연옥
누가 아름다운 것을 꽃이라 했던가./아름다움이란/ 건강한 힘./ 건강한 사랑, 아니/ 힘과 사랑으로 결집된/ 우리들의 노동,/ 난공사는 끝났다./ 마지막 교각을 세우자./ 너와 나의 가슴을 잇는/ 탄탄대로,/ 이제 더 이상 우리는/ 물 건너 살/ 필요가 없다. (오세영의 '다리' 일부)
시인 오세영도 다리의 아름다움을 노래하지 않았던가! 이제 물 건너 안타깝게 떨어져 살 필요가 없는, 그리움으로 시커멓게 타들어간 가슴을 뜨겁게 잇는 찬연히 빛나는 그 다리 말이다.
일명 '콰이강의 다리' 로 불리던 철제 연륙교(1987년 가설). 길이 170m, 폭3m로 다리 모양새가 태국 칸차나부리에 있는, 영화 '콰이강의 다리(1957년)' 의 배경이 되었던 그 유명한 다리를 연상하게 한다 해서 사랑을 받아왔다.
아름다운 사형수(이미연 분) 와 그녀를 변호하기 위해 모든 걸 바치는 변호사(박신양 분) 의 슬픈 사랑을 그린 노효정 감독의 영화 <인디언 섬머> 의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이제 낡아져서 안전문제로 인해 옛영광을 막 새로 탄생한 저도연륙교에 돌려줄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한 일은 보행자 전용 다리로 그대로 보존된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소풍 나왔었다고 말한 시인 천상병의 '강물' 을 읊조리며 옛다리를 한 번 걸어 보는 것도 멋스러울 것 같다.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