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춘봉씨 희생은 비정규직에 대한 구조적 타살"

[기자회견] 민노총·민노당 고 김춘봉 노동자 희생에 대한 입장 발표

등록 2004.12.30 16:36수정 2004.12.30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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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은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김춘봉 노동자의 자결사건에 대해 "전 국민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정부의 비정규 확대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은 고 김춘봉씨 자살사건과 관련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정부의 비정규 확대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고 김춘봉씨는 한진중공업 정규직으로 20여년간을 일하다 정리해고를 당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오던 중 회사측의 고용계약 거부에 절망한 나머지 지난 27일 목숨을 스스로 끊었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날 "고 김춘봉 노동자 죽음은 사전에 충분히 예방될 수 있었다"면서 "이유추구에만 혈안이 됐던 자본과 이를 방조한 정부에 의한 사회적 죽음이자 구조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단 의원은 "두번 다시 비정규 노동자가 죽음을 선택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미 발의한 비정규 권리보장 법안 내용을 제도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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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 ⓒ 오마이뉴스 유창재

단 의원은 이어 민주노동당의 진상조사단(단장 주대환 정책위 의장)의 조사 결과를 거론했다.

단 의원은 "노동자와 약속을 밥먹듯 기만하는 한국의 기업문화, 사용자측의 단체협약 위반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태도가 고 김봉춘 노동자의 죽음을 부른 또 다른 공범"이라고 풀이했다. 단 의원은 또 "김씨 유서에서 '비정규직이라는 직업이 무섭다'고 밝혔는데, 이 유언을 통해 일반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얼마나 두려움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 의원은 정부를 향해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기는 커녕 오히려 정규직 노동자들마저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비정규 확대 법안을 강요하고 있다"며 "제2, 제3의 자살방조를 도모하고 있는 셈으로 지금이라도 정부안을 철회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 의원은 이날 참석한 기자들을 향한 주문도 잊지 않았다. 경제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론이 노동자들의 인권과 생존권 문제도 존중될 수 있는 분위기로 만들어주길 바란다는 당부를 겸했다.

이어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고 김봉춘 노동자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로 이땅 비정규직이 처한 현실을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한탄했다. 구조조정으로 반강제 명예퇴직을 당하고 다시 임시직 비정규직으로 전락했다가 외주화에 밀려 임시직 일자리마저 빼앗기는 비정규직의 운명을 그대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오늘 새벽 (고 김봉춘씨 문제에 대해) 사측과 합의를 이뤘지만 그가 남겨준 숙제는 여전히 남았다"면서 ▲구조조정과 외주화 정책 중단 ▲임시직(촉탁직)과 사내하청 비정규직 정규직화 ▲비정규직 차별폐지 및 비정규직 노동권 보장 등을 한진중공업측에 요구했다.

아울러 민주노총은 정부측에도 ▲비정규 확산법 즉각 폐기 및 권리보장 입법안 마련 ▲노동유연화정책과 비정규직화 정책 중단 ▲이번 자결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관계 장관의 책임사퇴 등을 요구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번 자결사건으로 드러난 문제점과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내년 1월 중순 '고 김춘봉 노동자 추모 및 비정규 노동법 개악철회, 권리입법 쟁취 노동자대회'를 개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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