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포항울산 지역판 창간기념 이명박 서울시장 인터뷰가 30일 오전 서울시청 접견실에서 열렸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올 한해 국내외적으로 다사다난했다. 국내적으로는 대통령 탄핵 파동, 수도이전을 둘러싼 논란, 그리고 개혁입법 제정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국외적으로는 이라크 전쟁과 미국 대선, 그리고 최근 동남아 일대를 강타한 지진과 해일 피해로 수 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연말 지구촌을 슬픔에 빠지게 했다.
남한 인구의 4분의 1이 둥지를 틀고 사는 서울시도 올 한 해 크고 작은 일들로 분주했다. 신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싸고 몸살을 겪었으며, 청계천 복원사업,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놓고도 초창기 논란이 없지 않았다. 특히 그런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이명박 서울시장은 '서울시 봉헌발언'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오마이뉴스>는 2004년을 하루 남겨둔 30일 오전 서울시 행정의 수장인 이명박 시장을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만나 올 한 해를 보내는 소감과 새해 서울시정 계획 등을 들어보았다. 이 시장은 올 한 해 가장 기억에 남고 또 보람된 일로 서울시 교통체계개편을 꼽았으며, 반면 가장 힘들었던 일로는 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싸고 발생한 지역갈등을 들었다.
"강남북 중간지점에 세계적 규모의 오페라하우스-콘서트홀 만들 계획"
이명박 시장은 "새해에는 '문화시장'이 되고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시장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소득 2만불·3만불이 문제가 아니라 문화국가가 돼야 하는데, 아직 우리에겐 내세울만한 문화상품 하나가 없다"고 진단하고 "강남북 중간지점에 세계적 규모의 오페라하우스와 콘서트홀을 건립, 문화도시의 상징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그 계획을 "원래는 새해 상반기 중에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이 자리에서 소개한다"면서 그렇게 밝혔다.
인터뷰 당일에도 여야간에 설전을 벌인 국보법 폐지 논쟁과 관련, 이 시장은 "한나라당 소속으로서 (폐지)반대 입장이긴 마찬가지이나 실효가 없는 조항은 바꾸거나 악용 가능성이 있는 조항은 대폭 수정돼야 마땅하다"고 밝히고 "다만 북핵문제 등이 남아 있는 이 시점에서 올 연말까지 폐기해야 한다고 방침을 잡은 것은 세련되지 못한 국가경영"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의 경제 불황과 관련, 전문경영인 출신인 이 시장은 "어떤 정부도 어려운 경제상황을 일시에 반전시킬 방법은 없어 내년에도 우리 경제가 확 좋아진다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제하고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고 있는 사람들이 여유있게 쓸 수 있도록 일관된 정책을 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시장은 특히 정부가 단기 경기부양책을 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김대중 정부 때 경기부양을 위해 카드를 무한정 풀어 결국 카드대란이 오고 신용불량자가 대량 발생했다"면서 "현 정권이 그런 편법의 부양책은 쓰지 않으면서 버티는 것은 어찌 보면 경제원리의 원칙을 지켜보려는 자세 같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서울시 봉헌발언'으로 설화를 겪은 바 있는 이 시장은 "선출직이든 비선출직이든 공직자도 개인의 종교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하고 "다만 기관장이 자기의 종교를 중심으로 편견을 가지고 타 종교에 피해를 주거나 영향을 끼쳐선 안된다"며 자신의 '서울시 봉헌발언'이 적절하지 못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단임 정신'으로 현 직분에 충실... 그 다음은 국민이 선택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