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 인질극 진압과정 '미숙'

등록 2004.12.31 08:55수정 2004.12.3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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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경찰이 30일 낮 대구에서 발생한 인질극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노출돼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경찰은 범인 윤모(42)씨의 인질극이 길어지자 이날 오후 2시30분께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베란다와 다용도실 쪽 창문을 깨고 현장으로 들어가 범인을 검거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찰은 앞 쪽 베란다에 설치된 방충망 때문에 한 번에 진입하지 못해 지체됐고, 이 바람에 흥분한 윤씨가 흉기를 휘둘러 인질 최모(19)양이 목에 상처를 입었다.

또 범인이 집안 곳곳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을 하고 도시가스 배관에 가스가 남아있는데도 불을 지를 경우에 대비해 이웃 주민들을 대피시키는`등의 대처는 없었다.

이 밖에도 경찰이 5시간 가깝게 협상을 하면서도 "요구를 들어줄 테니 인질극을`풀어라"는 식의 기본적인 내용만 반복했을 뿐 협상전문가를 동원하지는 않았고 사건발생 수시간이 지나도록 용의자의 인적사항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대응이 미숙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남규덕 대구 동부경찰서장은 "사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은 채 인질극이 길어지고 있어 만의 하나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감수키로 하고 진압작전을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큰 문제점은 없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 박모(30.대구 동구)씨는 "인질극과 관련해 정기적인 교육을 받고 첨단 장비를 갖춘 경찰이 술을 마신 인질범 하나를 제대로 검거하지 못해 피해를 키운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씨의 흉기에 왼쪽 목부위에 상처를 입은 최양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윤씨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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