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지위에 누운 학생의 신체모양을 본뜨고있는 모습최종술
아침부터 구름이 끼었다. 또 비가 올 듯하다. 휴일(방글라데시 휴일은 금요일이다)을 보내서인지 팀원이 조금씩 늑장을 부린다.
아침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망고와 계란으로 해결했다. 날씨가 더운 탓인지 어젯밤엔 싱싱해 보이던 망고가 하룻밤 새 물러버렸다. 밴은 역시 7시50분경에 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8시5분경에 준비를 완료하고 밴을 탔다. 우리 주변에 늘 북적대는 시선들은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일상이 되어 버렸다.
12시30분부터는 2반으로 나누어 신체 본뜨기 수업을 실시했다. Ⅲ,Ⅳ,Ⅴ class가 대상이다.
"아이들이 잘 따라하기 힘들 것입니다. 미리 아시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상이 고학년이니 만큼 진행은 될 겁니다. 그러나 기대는 하지 마세요."
자원봉사자의 조언은 프로그램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거라는 말이었다. 교실 책걸상을 뒤로 미룬 좁은 공간에 100여 명의 아이들이 까만 눈동자를 반짝이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보인다. 아이들을 보면서 프로그램을 따라오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부담감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신체본뜨기 진행 순서는 먼저 큰 마분지 위에 아이를 눕히고 몸의 외곽선을 따라 볼펜이나 색연필 등으로 그리게 한 다음에 아이를 도화지에서 내보내고 얼굴과 몸을 꾸미게 하고, 그 위에 신체의 각 기능에 장점을 기록하게 한다. 기록한 것을 아이들이 발표하면 종결된다.이 프로그램은 아이들로 하여금 사람에 대한 존엄성을 고취시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