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라야에 즐겨 먹는 대나무 밥김훈욱
기도할 때는 남녀유별
'하리 라야 하지'란 원래 성지순례를 다녀온 사람들을 위한 축하행사이나, 성지순례를 다녀오지 않은 가정에서도 전 가족이 모여 축하를 한다.
이날은 특히 무슬림 여성들이 기다리는 명절이기도 하다. 무슬림 여인들도 모스크에 갈 수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무슬림들은 기도를 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 오후 모스크에 가지만 이때는 남자들만 가고 여성들은 집에서 기도를 한다. 그러나 1년에 2번 즉 '하리 라야 푸아사'와 '하리 라야 하지' 때만 여성들이 모스크에 직접 가서 기도를 한다.
가족이 함께 기도를 위해 모스크에 가도 교회처럼 가족이 함께 앉아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니고 남자는 앞에 앉고 여성들은 뒤에 앉아서 기도를 하는 것이 다른 종교와 다른 점이다. 이것은 남녀의 차별을 둬서 그러는 것은 아니고, 여성이 남성 앞에서 기도를 하면 집중이 되지 않을 것에 대비한 조치이다.
이들은 아침 일찍 가족이 모스크에서 기도를 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가 음식을 대접하거나 손님들을 초대하여 음식을 나눠 먹는데, 우리 나라처럼 함부로 남의 집에 쳐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오픈 데이(Open day)라고 하여 이날만 집으로 손님을 초대하는 것이다.
갈 곳 없는 사람을 고향에 데리고 가는 날
우리는 명절이 되면 일가 친척들만 모이지만, 이들은 명절에 마땅히 갈 곳 없는 외국인 노동자들 몇 명씩을 고향에 데리고 간다.
또 고위 공무원은 관사를 개방하고 지역의 부자는 호텔 등을 빌려 노인이나 어린이 등을 초대하여 잔치를 베풀어 골고루 돈을 나누어준다. 이것이 바로 지난해까지의 하리 라야 하지의 풍속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하리 라야 하지를 앞두고 예상 못한 쓰나미로 인해 많은 피해가 발생되자 많은 사람들이 집으로 초청하는 행사 대신, 그 돈을 이재민을 위한 성금으로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