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설 대목 재래시장 활력 돈다

▲**설 대목을 맞아 제수용품을 사려고 사람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임성식

설 명절을 앞둔 재래시장은 장을 보러 나온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려, 그 어느 때보다 활력이 넘쳐 있었다. 백화점이나 할인매장에 밀려 시장이 위축되었다는 말도 오늘 만큼은 예외인 것 같다.

조금이라도 물건 값을 깎아볼 요량으로 소비자와 상인들이 흥정하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온다. 밑지는 척, 인심 한 번 쓴다며 덤까지 챙겨주는 주인 아주머니의 손길이 정겹게 느껴진다. 이런 모습은 정찰제로 판매하는 할인매장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재래시장은 백화점이나 대형할인매장에 비하여 여러 지역에서 온 다양하고 싱싱한 물건들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26년째 이곳 중앙재래시장에서 장사를 해온 김순열(60)씨는 평소에는 장사가 너무 되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설 대목을 맞아 모처럼 바빠졌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김씨의 요즘 하루는 새벽 5시에 일어나 물건을 떼러 농수산물시장에 가는 것을 시작으로 저녁 9시가 넘는 시간까지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다.

▲**손자에게 설빔을 사주기 위하여 할머니는 옷을 고르고 있다.**임성식

▲**독일에서 왔다는 한 외국인은 호기심 있는 표정으로 여기저기 시장 물건을 둘러보고 있다.**임성식


	제수용품 고르는 요령

	▶ 도라지: 잔뿌리가 많지 않고 매끈하며 탄력이 있어야 싱싱하다. 국산 도라지는 약간 노란 기가 있고 날 것으로 먹었을 때 단맛이 나며 가늘고 짧다. 반면 중국산은 약간 시큼하며 줄기가 길고 굵다. 표백제가 걱정된다면 껍질을 벗기지 않은 것을 사는 게 안전하다. ▶ 고사리: 시중에 유통되는 국산 고사리는 대략 4~5월에 채취한 어린 나물을 말려두었다 물에 불려 파는 것이다. 줄기가 억세지 않고 부드러우면서 연한 갈색이 난다. 윗부분에 잎이 비교적 많이 붙어 있는 것도 국산 고사리의 특징이다. ▶ 시금치: 줄기에 물이 많고 통통하며, 뿌리를 잘랐을 때 단면에서 윤이 나고 한 뿌에 잎이 많이 달려 있는 것을 고른다. 줄기가 너무 자랐거나 지나치게 굵은 것은 잎도 뻣뻣하고 시금치 특유의 향기가 없다. 또 줄기가 길면서 잎사귀가 작은 것은 화학비료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 배: 모양이 둥글고 선명한 황갈색을 띤 것을 고른다. 색이 너무 진하거나 붉은 기, 혹은 푸른 기가 도는 것은 좋지 않다. 배 고유의 점무늬가 선명하고 껍질은 얇고 부드러운 느낌이 나는 것이 맛있다. 배는 큰 것이 당도가 높고 수분도 많다. ▶ 곶감: 당분이 표면으로 나와서 생기는 흰 가루가 적당히 있어야 한다. 자연 건조한 것은 색이 선명치 않지만 흰 가루가 많은 편이고, 인공 건조한 곶감은 색은 선명하지만 흰 가루가 거의 없다. 국내 곶감은 탄력이 있고 표면에 흰 가루가 알맞게 있으며 꼭지 위에 껍질이 적다. ▶ 밤: 알이 굵고 벌레 먹지 않은 것, 껍질은 윤이 나며 선명한 갈색인 것, 갈라지지 않고 쪽밤이 없는 것, 들어보았을 때 무게감이 있는 것이 맛있다. 국산 밤은 알이 굵고 윤이 나며 껍질이 깨끗하다. 또 둥근 것과 길쭉한 것이 섞여 있다. 수입 밤은 알이 작고 윤이 덜하며 모양이 일정하게 둥글다. ▶ 조기: 몸통이 통통하고 머리가 반원이며, 배쪽에 황금색이 돌아야 참조기다. 또한 입 주위는 주황빛이 돌고 눈 주위가 노란 특징이 있다. 반면 부세는 몸의 빛 깔이 등 배쪽 모두 흰색이다. 특히 몸통 옆줄의 폭이 참조기는 넓은 데 비해 부세는 가늘게 이어져 있다. ▶ 쇠고기: 요즘엔 수입우도 품질이 좋아 한우와 구분되지 않는다. 따라서 한우든 수입우든 신선하고 어린 것을 고르는 것이 관건이다. 보통 쇠고기는 선홍색을 띠어야 어리고 신선한 것이다. 고기 표면의 색이 약간 암적색을 띠어도 절단된 면의 색이 밝고 윤기가 나면 괜찮다. 지방의 색은 흰색일수록 좋다. 어린 소일수록, 또 영양가 높은 사료를 먹고 자 랄수록 흰색을 띤다. 지방은 산화될수록 노랗게 변한다. / 임성식

제수용품 가격은 여전히 재래시장이 싸다

대전주부교실이 지난 1월 26일부터 이틀간 설 제수용품을 중심으로 대전시 백화점, 할인매장, 대형슈퍼, 재래시장 등 22곳을 조사한 결과, 백화점이 가장 비싼 품목이 많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품목을 보면 쌀, 녹두, 사과, 시금치, 배추, 양파, 도라지(국산), 고사리(국산), 참조기, 동태(포뜬 것), 쇠고기, 돼지고기, 계란, 밀가루, 두부, 청주, 약과로 나타났다.

대형할인점은 식용유, 가래떡, 북어포, 곶감(국산), 대추, 밤, 배, 참깨, 대형슈퍼는 단감, 닭고기로 조사되었는데 올해에도 제수용품은 재래시장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품목과 싼 품목의 가격차를 보면 도라지가 126.8%로 가장 높았고 닭고기 94.7%, 참깨 89.7%, 대추 75.7%, 약과 65.1%, 시금치 63.9%, 양파 63.7%, 곶감(국산) 58.4%, 가래떡 57.2%, 쇠고기 52.5%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설 기본 차례상 추정 비용은 4인 가족 기준으로 백화점에서 구입할 경우 22만 6928원으로 가장 비쌌고, 할인매장은 21만 7954원, 대형슈퍼의 경우 18만 9303원, 재래시장이 15만 8543원으로 가장 저렴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 조사방법
- 공산품은 동일제품, 동일용량을 정해서 비교하였다.
- 과일류는 상품의 상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상품(上品)을 기준으로 비교하였다.
- 야채류는 국산과 수입산으로 구분해서 조사하였다.
- 육류는 시장에서 판매되는 상등급(2등급) 상품 100을 기준으로 하였다.
- 생선류는 나름대로 크기와 용량을 기준으로 비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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