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집 태우기, 지신 밟기 모두 즐겨요

제6회 예산달집축제 농경전통문화 담은 프로그램 마련

등록 2005.02.14 14:30수정 2005.02.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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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멀지 않은 옛날, 대보름 전날 밤에는 온 동네가 부산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먹고 놀고 기원을 하며 깊은 겨울밤을 지샜다.

오곡밥, 더위 팔기, 부럼 깨기, 연 날리기, 달집 태우기, 쥐불놀이, 밥 훔쳐 먹기, 밥 아홉번 먹기, 나물 반찬, 귀밝이술 같은 낱말은 모두 대보름과 관계가 있다.


쥐불 깡통감으로 제격인 분유통을 찾은 아이들은 낮부터 대못으로 구멍을 내느라 야단이고, 어머니들은 가을에 말려 준비해 놓은 나물들을 삶아 내느라 마을마다 구수한 냄새가 피어났다. 일찌감치 오곡밥에 나물 반찬을 얹어 저녁을 먹고 나면 1년 중 가장 밝다는 정월 보름달이 모습을 드러낸다. 어른들이 달을 보고 풍년을 기원하는 사이 너나할 것없이 불깡통을 들고 집을 나선 아이들은 “불날라, 아서라”하는 어른들의 주의에도 아랑곳없이 하늘의 달보다 더 큰 원을 만들며 밤 깊는 줄을 몰랐다.

그렇게 배가 고파져도 별 걱정이 없다. 아이들은 몰려다니며 이웃집 부엌을 뒤졌고, 어머니들은 당연하게도 문을 잠그지 않았다. 그렇게 나눔과 기원의 날은 지나고 대보름 아침, 어머니들은 한해 동안의 건강을 소망하는 귀밝이술과 부럼으로 가족을 깨운다. 대보름 아침은 전날과 달리 흰 밥에 맑은 미역국을 끓여낸 밥상이다. 농경 문화와 농촌 공동체가 만들어 낸 아름다운 나눔과 기원의 대보름문화가 이제 축제의 형식으로 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 때 그 시절을 기억하는 부모들의 정서에는 어림없지만 우리의 세시풍속이 이렇게라도 이어진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위안으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체험 위주의 축제가 충남 예산군에서 6년째 열리고 있다.

예산달집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박호규)는 개보름(대보름 전날)인 오는 22일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예산군 공설운동장 제2주차장에서 수년째 이어오며 자리를 잡은 안정된 프로그램으로 예산 주민들과 농촌을 찾는 외지 관광객들을 맞는다.

축제는 지신밟기로 시작된다. 오후 2시부터 예산여상과 예산여중 풍물패가 앞장서 예산읍 상가를 중심으로 지신밟기를 시작해 3시 주 행사장으로 입장하면 본 행사가 바로 열린다. 각종 전통놀이와 함께 ‘의좋은 형제’의 실제 이야기가 존재하는 예산의 특성을 살린 ‘볏단 빨리 옮겨 놓기’경연이 특색이다. 잔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음식 나누기. 예산군생활개선회가 준비한 인절미와 고기, 막걸리에 인정을 듬뿍 담아 나눠 먹는 시간은 오후 3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계속된다.


축제의 절정은 마지막 프로그램인 달집태우기와 쥐불놀이. 참가자들이 입장하면서 달아 놓은 소원발원문과 함께 ‘집채’만한 달집이 타는 동안 하늘의 달과 땅위에서 타오르는 달집을 보는 참가자들의 얼굴은 어느새 보름달을 닮아간다.

시간별 프로그램은 표와 같다.


a 행사 일정

행사 일정

덧붙이는 글 | 문의: 예산군청 경영문화관리실 041-330-2314

이 기사는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문의: 예산군청 경영문화관리실 041-330-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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