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1월 26,27일영남일보
박주영은 세계의 축구신동인 또래의 웨인 루니(잉글랜드),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포르투칼), 호비뉴(브라질)와 비교해도 실력이 앞설 정도다"(매일신문 1월28일 '야고부-우리들의 괴물')
'걸출한 한 사람의 힘을 생각하게 한다…신은 너무 많은 재능을 그에게 주신 것이 아닌가 싶다'(영남일보 1월31일 '문화산책-아름다운 청년')
칭찬을 아낄 이유는 없지만 지나친 칭찬은 오히려 선수의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
국제대회에서 경기마다 2~3골을 넣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박주영이 상대한 팀들의 수준을 살펴 보면 그렇게 놀랄 정도는 아니다.
우선 지난해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부터 살펴보면, 우리 나라가 21위에 오른 피파 순위(국가대표) 2005년 2월을 기준으로 44위인 이라크에 0:3으로 패했고, 4:0으로 대승을 거둔 예멘은 123위에 불과하다. 또 80위인 태국에는 졸전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했고 8강 상대였던 우즈베키스탄은 48위, 결승 상대인 중국은 55위였다.
준결승 상대였던 일본이 18위로 우리 나라보다 앞선 팀이었다. 그리고 이번 2005카타르대회에서 새롭게 만난 우크라이나는 49위, 알제리는 75위였다.
그리 대단치 않은 팀들이었다는 얘기다. 물론 국가대표팀의 순위이기 때문에 청소년대표팀의 전력과는 동일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축구 실력이 우리 나라보다 낮은 나라들의 청소년 대표팀이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팀들을 상대한 결과를 가지고 세계 3대 빅리그 가운데 하나인 영국의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웨인 루니와 호나우두, 그리고 현재 브라질 국가대표팀으로 활약하고 있는 호비뉴 등 세계적인 축구 신동보다 낫다거나 신이 너무 많은 재능을 줬다는 식의 찬사는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 칭찬이다.
우리 나라는 일찍이 아시아의 축구 스타를 많이 가졌었다. 차범근, 최순호, 김주성, 황선홍, 이동국, 고종수…. 하지만 이들 가운데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가 된 이는 아직까지 차범근뿐이다.
차범근은 1972년 사상최연소로 국가대표가 되었으며, 당시 유럽 빅리그 가운데 하나인 독일의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11년 간이나 활약했다. 그는 당시 외국인(비독일선수)으로는 최초로 300경기 이상 출전했으며, 98득점이라는 외국인 선수 최고 득점을 기록했다.
또 그는 1986년에는 분데스리가 MVP에 올랐으며 1980년과 1988년에는 각각 다른 팀에서 UEFA의 우승컵을 안는 기록도 남겼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런 활약으로 인해 세계축구전문가들이 뽑은 '20세기 아시아최고의 선수'로 선정되었다.
하지만 이런 차범근조차도 '신이 너무 많은 재능을 주셨다'는 식의 극찬은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언제나 '갈색 폭격기'일 뿐이다. 언론의 상찬이 유망한 한 선수를 자만에 빠지게 할까 우려된다.
축구 황태자(?) 박주영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