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찬반이 '윈윈'할 수 있다"

[인터뷰] 새만금신구상도민회의 운영위원 오창환 전북대 교수

등록 2005.02.24 14:36수정 2005.02.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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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환경단체가 새만금사업 관련 1심 판결에 불복해 각각 항소함으로써 새만금 법정공방이 본격적인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새만금사업의 주무부처인 농림부는 지난 21일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바다를 막아 농지를 만드는 새만금사업은 경제적 타당성을 기대할 수 없다'며 기존의 사업계획을 변경 또는 취소토록 결정한 1심 판결은 사업계획을 변경할 정도의 중대한 사안이 아니므로 사실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소배경을 설명했다. 전북도도 피고보조참가인 자격으로 법원에 항소했다.

이에 앞서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와 주변 어민 등도 지난 1심 재판에서 각각 각하와 기각판결을 받았던 ‘정부조치계획처분취소청구’와 ‘새만금처분무효청구소송’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항소장을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했다.

환경단체측은 “정부측의 항소와 관계없이 새만금사업이 보다 친환경적으로 개발되도록 오는 3월까지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강력하게 법정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양측의 치열한 논리 공방을 놓고 법정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새만금 사업에 대한 찬반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으로는 새만금 문제를 사회적 합의로 이끌어 낼 수 없다며 '새만금 신구상'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새만금신구상도민회의(아래 신구상도민회의)'다. 전북지역 60여 시민사회, 학계 등이 참여하고 있는 신구상도민회의측은 "십여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는 새만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호간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신구상안이 현실 가능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신구상이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사업방향이며 상호간 찬반이라는 극단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신구상을 받아들이고 검토해야 할 것"임을 강조한다.


a 오창환 교수는 신구상대로 새만금 사업이 추진될 경우 전북발전과 환경보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윈윈' 전략임은 물론, 농림부의 경제성이 없는 농지조성이나 현실 불가능한 전북도의 복합산업단지조성보다 훨씬 더 경제파급 효과가 커 실질적인 전북발전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주장한다.

오창환 교수는 신구상대로 새만금 사업이 추진될 경우 전북발전과 환경보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윈윈' 전략임은 물론, 농림부의 경제성이 없는 농지조성이나 현실 불가능한 전북도의 복합산업단지조성보다 훨씬 더 경제파급 효과가 커 실질적인 전북발전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주장한다. ⓒ 장희용

과연 십여년이 넘게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새만금 사업에서 신구상안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대안이 될 것인가? 신구상에 참여하고 있는 전북대 오창환(지구환경과학과) 교수를 23일 만나 신구상과 새만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새만금에 대해 조금만 다른 견해를 밝혀도 전북도와 지역언론, 그리고 찬성단체들은 무조건 전북발전을 저해하는 '새만금 반대' 세력으로 몰아붙입니다. 환경단체의 경우도 입장이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새만금 문제를 여전히 '개발'에 따른 '환경피해' 측면만을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상호간 대립되는 상황에서는 절대로 새만금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없습니다. 조금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윈윈'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바로 '새만금 신구상'입니다."


새만금신구상도민회의 운영위원인 오창환 교수는 새만금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찬성측과 반대측이 조금씩 양보하자'고 제안한다. 이 가운데에서 전북발전과 환경보전이 가능한 해법을 찾자는 것이다. 그리고 '윈윈'할 수 있는 해법 중 하나로 오 교수는 '새만금 신구상'이 있음을 말한다.

또한 오 교수는 신구상대로 새만금 사업이 방향을 잡을 경우 새만금이 연 8천억∼1조원까지 경제권 형성이 가능한 세계적 관광지역으로 부상함은 물론, 그 파급효과로 전북도가 주장하는 물류-산업단지로서의 조성도 용이해지고, 새만금 사업의 조기완공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전북의 발전을 주도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같은 오 교수의 '새만금 신구상'에는 '해수 유통'이라는 필요조건이 있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인터뷰는 직접 인터뷰와 서면 인터뷰가 함께 이뤄졌다.

“전북도, 농림부와 같은 입장 취해선 안돼”

-지난달 1월 17일 법원은 새만금 간척지의 용도특정과 개발범위를 검토하고 결정할 '민·관 위원회'를 국회나 대통령 산하에 두며, 위원회의 논의가 끝날 때까지 방조제 공사를 중단토록 하는 조정권고안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조정권고안'이 나온 이후 정부(농림부)는 이번(4일) 법원 판결의 취지를 외면하고 항소심을 제출했습니다.
"방조제로 새만금을 막게 되면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는 새만금 지역에 대한 권리를 확실히 확보하게 됩니다. 그리고 계속적으로 공사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 측에서는 방조제로 새만금을 막는 것이 무조건 유리합니다. 이런 이유로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로서는 조정권고안을 받을 수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농림부는 항소 이유에서 새만금 사업이 현재 농지 조성의 목적 이외의 용도변경을 할 이유가 전혀 없으며 농지 조성을 목적으로 이 사업이 추진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하지만 국가의 이익과 전북의 이익 면에서 살펴볼 경우 방조제로 새만금을 막는 것은 큰 손해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즉 국가로서는 서해안 관광벨트의 중심지를 잃어버리게 되고 농산물 수입 개발에 따른 부담이 늘어날 뿐 아니라 많은 환경비용을 지불하여야 하며 새만금 지역 수산자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투자비가 모두 허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전북으로서는 자연환경 파괴뿐 아니라 이에 의해 서해안 관광벨트의 중심지로서의 경쟁성을 상실하여 정부로부터 10년간 최대 6조원의 투자 감소 효과가 발생하고 관광벨트를 성공적으로 조성했을 경우 발생되는 연간 8000억의 이익을 포기해야 합니다.

현재 새만금 사업에 투자되는 비용이 1700억(이 중 5% 정도만 전북 경제에 도움이 됨)임을 고려할 이는 전북으로서 엄청난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농지 우선 조성에 따라 산업-물류 단지 조성이 수십 년 이후로 미루어져 현재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크게 뒤처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전북은 이제 무조건 농림부와 같은 입장을 취해서는 안 됩니다. 전북이 농도이기 때문에 농림부의 입장에 반하기 힘든 면이 있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힘든 점이 있겠지만 전북의 이익을 잘 따져보고 신중한 선택을 하여야합니다."

-농림부와 전북도 등은 '새만금사업은 착공 이후 2년 반 동안 민관 공동조사단의 환경영향 재검토를 거친, 검증에 검증을 받은 국책사업'이라고 하면서 사업의 타당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민관공동조사단에 의해 검증을 받은 사업임은 맞습니다. 단 2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새만금 지역에 대한 자료가 너무 부족해서 충분히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둘째, 농지로서만 검증을 받았습니다.

유종근 전 지사는 새만금을 농지에서 복합산업단지로 전환시키려 했으나 복합단지로 검증을 받을 경우 너무 환경 오염량이 커서 환경 대책이 곤란해지자 농림부에서는 새만금 사업은 농지조성사업이지 복합단지 사업이 아니라고 강력히 주장하였고 그 주장에 맞추어 농지조성 목적으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전라북도민들은 대부분 농지보다 산업물류전진기지나 국제적 관광단지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전북도민들의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용도변경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용도변경에 대해서는 아직 국가가 아무런 계획도 제시하지 않았고 따라서 검증을 받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농림부 주관 하에서는 용도변경 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a 신구상 조감도. 신구상대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해수유통이 필수적이다.

신구상 조감도. 신구상대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해수유통이 필수적이다. ⓒ 새만금신구상도민회의


"신구상은 전북 개발 구상과 비슷"

-'새만금신구상도민회의'는 새만금에 대해 현재의 개발과는 다른 '신구상'이라는 이름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신구상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신구상을 설명하기 전에 현 사업과 전라북도의 바람을 먼저 설명하는 것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새만금의 현재 개발 방식은 농림부 주관의 농지조성 사업입니다. 식량안보가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책임은 전라북도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가 함께 책임을 져야 합니다. 즉 다른 지역에서는 농지를 전용해서 공장을 짓고 아파트를 지을 때 전국의 최하위권 경제상황을 가지고 있는 전북에게 농지에 따른 식량안보 문제를 책임지라는 식은 지역 경제의 침체를 감수하면서까지 감당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이 있기 때문에 전북도는 실제 농림부와 다른 개발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즉 농지만이 아니라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물류 단지를 조성하고 관광단지를 만들어 새만금을 동북아의 산업-물류 중심지 및 관광중심지를 만드는 것입니다.

전북도의 구상 중 대부분 토지 용도는 농지이며 일부분이 산업-물류 단지입니다. 그리고 농지를 먼저 만들고 이 중 일부를 산업-물류단지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전북도나 전북 내 새만금 관련 연구소에 의해 제시된 적이 없는 형편입니다.

신구상은 농림부 계획과는 다르지만 전라북도 개발 구상과 비슷합니다. 전라북도 개발 구상과의 차이는 산업-물류단지를 위한 간척지 조성과 국제 관광단지 조성에 중심을 두고 농지는 거의 만들지 않거나 그 면적을 대폭 줄이는 것입니다.

즉 전북이 원하는 산업-물류 단지와 관광단지 조성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오히려 농지를 먼저 만드는 방법보다 훨씬 빨리 산업-물류 단지를 조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연 환경을 잘 보존하여 새만금 지역이 서해안 관광 벨트의 중심지로의 경쟁력을 갖게 됨으로서 훨씬 경쟁력이 있는 관광단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현재 미완공된 부분을 교량으로 연결하고 현재 정부로부터 매년 지원되는 1700억을 군산 남쪽에 집중 투자하여 10여년 내에 1200만평(개성공단 800만평)의 산업-물류 단지를 조성하고 고군산군도-방조제-부안-김제를 연결하는 대규모 국제 관광 단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관광단지 조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부산대, 군산대, 해양연구소가 참여한 3년에 걸친 연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새만금 내 저서 생물의 종이 290여종으로 풍부하며 4호 방조제 막기 전인 2002년에 비해 큰 변화가 없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현재 유통 구간만으로도 갯벌은 4호 방조제 인근을 제외하고는 갯벌은 충분히 살아 있습니다.

갯벌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해수유통을 하고 방조제를 다리로 연결할 경우 세계 4대 갯벌을 중심으로 바깥쪽으로는 육지와 연결된 고군산군도의 해양테마파크와 세계에서 유래가 없이 길면서도 개발과 환경보존 논쟁의 역사성을 지닌 방조제가 어우러지며 남쪽으로는 부안의 영상단지를 중심으로 한 복합관광레저단지가, 그리고 서쪽으로는 부안과 김제 해안을 따라 만들어진 해양레포츠 단지와 해양생태공원이 조성되고 이는 내변산과 김제의 생태 농업 관광단지와도 연결되어 체험-레저-역사-영상-문화-생태 관광이 어우러진 세계적인 관광단지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새만금 지구 관광단지를 중심으로 이를 지리산, 무주리조트, 내장산 등 내륙 관광지와 연결할 경우 일년 내내 관광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관광 조건은 토요일 휴무와 국민소득 증가에 따른 관광형태의 변화와 잘 부합되며 국민관광총량증가(1999년 2억 7천만명에서 2011년 6억 5천만명), 동북아관광객수 증가(2000년 5200만명에서 2010년 1억 900만명) 및 중국해외관광객수 증가(2010년 6천만명, 2020년 약 1억명)와 맞물려 전북경제의 비약적 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신구상도민회의 측은 신구상대로 새만금 사업을 추진할 경우 전북 발전이 앞당겨진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당겨지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첫째 산업-물류 단지가 농지 우선 조성 방법보다 훨씬 빨리 완성됩니다. 둘째 정부로부터 대규모 관광 관련 투자를 이끌어내며 전북 발전에 기틀이 10년 안에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현재 정부는 복합관광레저단지조성을 통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동북아 관광 허브를 추진하고자 하며 새만금 지역이 여러 조건상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만금 지역은 복합관광레저단지 추진 시 문제점인 지가 상승에 따른 토지 매수에 많은 시간과 비용 문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주요 관심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 연구소인 문화관광정책연구원이 한국관광공사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해안 관광벨트의 조성이 매우 시급하며 새만금이 그 중심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서해안 관광벨트 개발을 위한 10년간 총 투자 가능 액수인 10조 5천억 중 중심지역인 새만금 지역에 7조 5천억을 그리고 주변의 충남과 전남 지역에 3조 정도를 투자하는 계획을 제시하였습니다.

새만금 지역을 동북아의 관광 허브로 개발할 경우 경제가 침체한 전북에 대한 투자 책임을 느끼는 정부에게 합리적이 투자 환경을 제공함으로서 정부는 다른 지역의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전북을 최대한 지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새만금을 막고 국가로서 투자를 꺼리는 농지조성 후 산업용지로의 전환 형태의 지원을 요청할 경우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지원으로 전북 민심을 달래는 정도에서 끝날 것이지만 해수 유통을 통한 서해안 관광벨트 중심지 조성 및 부분간척을 할 경우 전북과 중앙정부의 이해가 서로 맞게 되어 농림부만이 아닌 해수부, 문광부, 건설교통부, 산자부 등의 참여를 통해 현재보다 수 배에 달하는 투자가 이루어져 새만금은 홍콩-싱가포르와 같은 관광-상업 중심지로의 새로운 발전 기틀을 마련할 것입니다.

관광-상업 중심지로 자리 잡게 되면 이를 기반으로 현재 경쟁력이 부산, 인천, 평택 등에 비해 뒤떨어진 산업-물류 단지 조성 계획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만금을 막았을 경우 자연환경 파괴에 의해 충청지역의 태안반도에 비해 관광지로서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7조 5천억은 충남지역으로 이동되고 새만금에는 1조 5천억 이하의 투자가 유치됨으로서 전북은 6조원 정도의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됩니다.

관광산업은 현재 전북이 추진하는 자동차등의 산업에 비해 훨씬 부가가치가 높으며 전망이 좋은 산업입니다. 단순한 관광산업이 아니라 전북이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크게 앞서가는 풍요한 지역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신구상도민회의에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신구상'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남은 2.7㎞ 구간에 배수갑문(교량)을 만들 경우 유속의 빠름으로 새만금 신항 건설이 어렵고, 해수 유통으로 인해 농업용지와 공업용지의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입니다.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신구상대로 계획이 진행된다면 전라북도가 원하는 공업용지 확보에는 문제가 없고 오히려 더 빨리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농업용지 조성보다 수 배 내지 수십 배의 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대규모 국제 관광단지 조성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토목기술은 비약적 발전의 대명사 중 하나입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에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다리를 건설하고 리비아에서는 세계의 불가사의라는 사막을 옥토로 만드는 초대형 배수관 공사를 할 수 있는 세계적인 토목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쉬운 일은 아니지만 교량을 놓거나 새만금 신항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신구상은 교량 건설에 많은 돈을 투자하여야 하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신구상과 농지 조성시 경비를 비교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수교 건설하고 1200만평을 산업단지와 일부 농지로 부분간척을 하는 신구상에는 약 2조 5천억이 들어가며 새만금을 막아 8500만평의 농지를 만들 경우에는 약 4조 1천억이 소요됩니다.

현재 농림부측은 앞으로 1조 7천억이 들어갈 것으로 말하고 있지만 이는 농지조성 가격을 실제와 달리 형편없이 낮추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감사원이 농지조성에 5조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판단한 사실과 방조제 조성 공사비가 초기에 비해 엄청나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농지 조성비용은 거의 공사 초기의 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사실로 잘 증명됩니다.

그리고 산업복합단지 조성에는 1997년 산업연구원에서 제시한 산업연구원 보고서상에서는 18조원, 감사원은 28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즉 현재와 같이 연간 1700억 확보시 산업복합단지 조성에 160년 이상이 걸립니다."

a 오 교수는 새만금 사업결정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전북도민의 여론이라며 일부 정치인들과 행정관료, 언론 등이 조장하는 새만금 환상에서 전북도민들이 벗어나기를 주문한다.

오 교수는 새만금 사업결정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전북도민의 여론이라며 일부 정치인들과 행정관료, 언론 등이 조장하는 새만금 환상에서 전북도민들이 벗어나기를 주문한다. ⓒ 장희용


-오 교수님의 말씀처럼 '신구상안'은 반대가 아닌 찬반의 대립 속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오늘의 새만금 사업에서 '토론의 필요성이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되는데… 신구상이 새만금 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합리적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자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왜 '찬ㆍ반'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십니까?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전북에는 거의 20년 동안 새만금 사업 이외에는 대규모 국책 사업이 없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선거 때마다 방조제를 막고 새만금 농지를 만드는 것이 전북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선전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전북도민은 오랜 경제적 소외와 정치권의 계속적인 선전 속에서 새만금에 대하여 엄청나게 큰 기대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헌데 새만금이 환경문제에 걸려 추진이 자꾸 늦추어지고 지지부진하자 전북인들의 감정이 극도로 나빠지고 혹시 새만금이 중지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전북도민들을 초조하게 만듦으로서 많은 전북도민들은 여유있게 생각할 여지가 없는 상황입니다.

둘째 도민들이 새만금 사업이 전북의 꿈이라고 믿으면서도 과연 어떻게 새만금 사업이 전북을 잘 살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습니다. 즉 많은 전북도민들은 새만금 사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는 새만금 사업을 잘 모르고 있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셋째 현재의 전북 언론의 대부분은 새만금 사업을 대해 일방적인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이성적 보다는 감정적으로 전북도민들을 자극함으로서 전북도민들이 실리보다는 명분에 묶여 제대로 판단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전북의 꿈이 새만금 사업을 통해 전라북도를 좀 더 잘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마치 방조제로 새만금을 막는 것이 전라북도의 목적이 되고 있는 형편이고 또 한편으로는 유연성을 상실하고 실 이익을 놓치면서 명분에 집착하는 극단적 결정방법에 의존하게 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새만금 해법의 출발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새만금 사업은 어떤 방식이 되던 궁극적으로 전북도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따라서 전북도민들이 얼마만큼 현명한 판단을 하는가에 전북의 운명이 달려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농지조성의 새만금 사업보다 더 좋은 방법이 제시되지 않는 한 현재 형태의 사업이 수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즉 새만금 개발에 대한 여러 안에 대해서 너무 경직된 자세를 보일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쉽게 말해서 전북도민과 전북도는 여유를 갖고 여러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개발 방법을 이야기하게 하고 더 좋은 방법이 나오면 이용하고 아니면 막으면 되는 겁니다.

현재 열려있는 구간을 막는 공사는 12월에 가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막기 전에 배수관문을 완성해야하고 아직 마무리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방조제들에 대한 보강 공사를 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남은 10개월 동안 전북도민과 전북도가 실질적인 결정권을 갖고 있음을 잊지 말고 그를 바탕으로 여유를 갖고 새만금의 여러 개발 방안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그 결과를 종합하여 가장 적절한 방향으로 새만금 개발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만금'과 '전북(군산)', 어떻게 규정할 수 있습니까?
"새만금은 군산 뿐 아니라 전북발전의 진정한 꿈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방식의 개발로는 진정한 꿈이 될 수 없습니다. 즉 새만금 지역을 홍콩-싱가포르와 같은 국제 관광-상업 지구로의 개발에 있어서 새만금은 국내의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경쟁력을 갖지만 푸동과 같은 산업-물류 지구로는 부산, 인천, 평택 등에 비해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리고 농업으로는 전북 경제가 회생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농지 조성이 주목적인 현 새만금 사업은 전북을 발전시킬 수 없습니다. 그리고 새만금 지역은 푸동과 같은 산업-물류 지구로의 개발보다는 홍콩-싱가포르와 같은 국제적 관광-상업지구로 개발 방향을 추진할 때 정부와 민간 기업으로부터 단기간에 대규모 투자 유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아집니다. 따라서 개발 형태를 바꾸어서 새만금이 전북 발전의 진정한 축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새만금 지역 사업이 성공하면 가장 큰 수혜자중 하나가 군산지역이 될 것이며 새만금 지역 사업이 실패하면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가 군산지역이 될 것입니다."

오창환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서 "이제는 감정을 접고 우리를 위해 그리고 우리 후손을 위해 전라북도가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이익이 무언가를 냉철히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상호간 일방적인 주장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다.

특히 전북도민들의 냉철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꼽았다. 결국 새만금의 사업 방향은 전북도민들의 여론에 달려 있다고 보기 때문. 오 교수는 자신들의 정치적, 사회적 기득권을 유지ㆍ획득하기 위해 새만금을 가지고 전북도민들을 이용하고 있는 전북도와 지역언론, 정치인들이 심어 준 새만금에 대한 환상에서 전북도민들이 벗어나야 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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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입니다. 아름다운 세상, 누군가 그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오지 않을 세상입니다. 오마이 뉴스를 통해 아주 작고도 작은 힘이지만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땀을 흘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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