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의 왕따일기 책 본문중에서박미향
하지만 마음을 아프게 한 요소도 있었다. 그것은 왕따로 인해 끝내 정선이가 전학을 가게 된 점이다. 그러나 해피엔딩만을 연상케 하는 동화책에서 볼 수 없는 결말이란 점에 퍽 인상적이었다. 어린 독자들로 하여금 왕따가 어떠한 결과를 부르는지 간접 체험의 기회가 숨어 있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었다.
또 글쓰기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풀어내고 용기를 얻는 정화의 갈등해결 구조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정화의 어머니, 선생님, 정선이 어머니 등 어른의 개입이 아닌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참 좋았다. 그 갈등을 스스로 이겨내려는 노력에 책 읽기 전의 기우가 눈 녹듯 사라졌다.
참, 이 책에는 멋진 한 마디, 명언이 있다. 본문 104쪽에 있는 "아무리 주위에서 도와줘도 자기가 강하지 않으면 다 필요 없는 거니깐"이란 선생님의 말씀이다. 곱씹어 읽어보아도 멋진 말이다.
정화가 겪은 내면적인 갈등을 주위 어른들이 나서서 도와줄 수는 있어도 스스로 노력않는다면, 자기가 강하지 않으면, 해결이 되지 않는 일이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다.
우리 집 두 딸도 그 점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옆에서 엄마가 아무리 강조하고 깨닫게 하려고 해도 스스로 깨달아야 할 부분이 삶의 여정에 있다는 것을.
엄마의 지나친 욕심일지 모른다. 하지만 좋은 욕심이라고 생각하며 또 하나 더 욕심을 내고 싶은 것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난 뒤, 진정으로 친구가 잘하는 것을 시기하거나 질투할 것이 아니라 잘한다고 칭찬을 하며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친구가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끝으로 감히 출퇴근 하는 지하철의 직장인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뚱딴지같은 이야기일지는 모르나 그 손에 들린 스포츠 신문과 무료 신문보다 몇 갑절 영양가 있는 책이기에 권하고 싶다. 당신의 딸, 아들에 대해 학교, 직장, 사회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왕따 현상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보고 반성해보게 될 테니까.
덧붙이는 글 | 국정넷포터에도 송고하였습니다.
양파의 왕따일기
문선이 지음, 박철민 그림,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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