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 둔 어머니, 장군에 보은의 편지

육군53사단 해운대연대 해안 초병, 길 잃고 헤매던 자폐아 부모에게 찾아줘

등록 2005.03.08 16:31수정 2005.03.0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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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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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장님, 저는 얼마 전에 아이를 잃어 버렸다가 군인들의 도움으로 아이를 찾게된 사람입니다.”

지난 7일 오후 서진현 육군53사단장 앞으로 편지 한통이 배달됐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자폐증을 앓고 있는 9살 건우(남)의 어머니 이아무개(39·부산시 해운대구 중1동)씨로 부하 장병들을 칭찬해 달라는 내용의 편지였다.

“우리 아이는 자폐아입니다. 말을 잘 할 수도 없고 의사 표현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어쩌다가 거기까지 가게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장병들의 도움으로 다시 찾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53사단 해운대연대 청사포소초 소속 윤상흠(23) 일병과 주계남(23) 이병의 가슴 따뜻한 선행의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이 두 병사는 지난 달 23일 저녁 8시40분께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청사포 마을을 지나는 동해남부 철로 주변에서 소초쪽으로 걸어내려오는 한 어린아이를 발견했다.

선행 주인공들.
선행 주인공들.조수일
발견 당시 어린이의 옷에는 도깨비풀을 비롯한 잡초가 묻어 있어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이들은 건우를 소초로 데려가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물어봤지만 대답을 들을 수 없자 곧바로 중2동 파출소로 신고하였다.

파출소에서는 건우의 인상 착의가 미아 신고된 아이와 같아 바로 부모에게 연락, 집을 나간 지 3시간 만인 이날 저녁 9시20분께 어머니의 품에 무사히 안겼다.


다섯 살부터 자페증 증세를 보인 건우는 지난 번에는 송정 해수욕장 부근 철길에서 발견되기도 했으며, 이날도 집에서 한시간 가량 떨어진 철길에서 발견돼 자칫 큰 사고를 당할 뻔 했다.

이씨는 “중대장님께서 전화해 놀러 오라는 말까지 들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며, 초소에 계시는 모든 분들에게 행운만 가득하길 기원드립니다”라고 편지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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