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하게 무너진 닭장 안에서 힘없이 앉아 있는 이창원씨오창경
그 후 뉴스는 폭설로 인한 피해 상황이 점령해 버렸고 그 중에서도 내가 사는 충청 지역의 시설 하우스와 축사들의 피해가 가장 심각하게 보도됐다. 헬기에서 내려다본 폭설의 피해 상황은 흡사 폭격을 맞은 듯했고 그 중에서도 시설하우스와 축사를 운영하는 농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노후를 즐겨야 할 나이인 65세 이창원씨는 보상금으로 다시 양계장을 지어야 할지 고향을 등지고 도시로 나가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다가 다시 용기를 내어 양계장을 짓기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작년 한 해는 이창원씨에게 고난의 연속이었다. 양계장을 다시 짓기 위해 장소를 물색하고 땅을 구입하고 허가를 내서 건축하는 일까지 일사천리로 풀리는 일이 없이 이창원씨의 속을 까맣게 타들어가게 했다. 그 사이 이창원씨는 속만 탄 것이 아니라 손가락에 지문이 없어졌고 허리 디스크와 어깨 통증을 친구 삼아야 했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이창원씨는 작년 12월이 돼서야 새 양계장을 완공할 수 있었고 올해 1월 31일에는 병아리들을 입주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닭장이 무너진 지 꼭 1년이 되는 날인 지난 3월 5일에는 새 닭장에서 키운 닭들을 무사히 첫 출하 시킬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닭고기 가격이 비싸서 지난 1년 동안 마음 고생, 몸 고생하며 조바심쳤던 가슴을 내려 놓을 수 있었다. 폭설에 양계장이 무너지고 꼬박 1년만에 이창원씨의 얼굴에 웃음이 돌아온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