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기왕 전 국회의원.박성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00만원의 벌금형을 받고 지난 10일(목) 의원직을 상실한 복기왕(아산·열린우리당) 전 국회의원이 열린우리당 전 동료의원들에게 눈물의 편지를 보냈다.
지난 15일(화) 발송된 이 편지는 A4용지 3페이지 분량으로, 자신의 구구절절한 심경이 담겨져 있다.
“그동안 보살펴 주시고 아껴주신 은혜에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지 못하고 이렇게 글로 대시하여 인사 올리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시작되는 이 편지에는 9개월 10일간의 의정활동에 대한 소감과 기억들이 기재돼 있다.
또 누구보다 깨끗한 선거를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애매한 재판으로 중형을 선고받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아울러 “다시는 저처럼 애매한 경우로 선거 재판을 받는 경우가 다시 생기지 않도록 법을 손질해 달라”면서 “재판 형량이 판사의 재량에 따라 달라지는 비상식적인 법을 손질해 달라”고 우리당 소속 의원들에게 선거법의 불평등함을 지적하며 올바르게 손질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복 의원 끝으로 “이제 저는 의원님들의 든든한 응원군의 자리로 돌아간다”며 “지역 재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는 다짐을 끝으로 글을 마쳤다.
-다음은 편지전문.
안녕하십니까?
복기왕입니다.
그동안 보살펴 주시고 아껴주신 은혜에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지 못하고 이렇게 글로 대신하여 인사 올리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 4년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9개월 10일간이라는 짧은 의정활동을 마치고 다시 평범한 국민의 한사람으로 돌아갑니다.
비록 짧은 의정활동이었지만 작년 12월 개혁입법 상정 투쟁과 얼마 전 행정수도법 본회의 통과를 위해 한마음으로 단결한 우리당의 의원님들과 역사의 현장에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저 개인에게는 크나큰 영광이었습니다.
수도권이 지역구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연연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 몸을 돌보지 않는 우리당 의원님들의 기개를 지난 3월2일 본회의장에서 확인하며 백년 정당으로 길이 발전할 우리당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 아산시 선대위원장을 시작으로 현실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지역구도 타파와 돈 선거를 극복하고, 보스정치에서 민주적 정당 정치의 구현이하는 당면 시대적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출마 정치를 준비하였습니다.
저의 지역구인 충남 아산도 지역 정치의 볼모이었기에 2003년 한 해 동안 당시의 ‘민주당 아산 지구당’을 명실상부한 여당으로 만들기 위해 당원들에게는 자부심으로 주고, 시민들에게는 노무현 시대의 새로운 리더십을 확인시키기 위해 청와대 관람행사를 추진하였으나, 그로부터 1년이 지난 17대 총선 공식 후보 등록자 가운데 첫 번째로 ‘사전 선거운동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 조치되어 오늘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청와대 관람 진행 과정에서 선관위에 문의를 하여 참가자들이 각자 경비부담을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확인을 받았으나 정치 초년생이었던 저는 반드시 문서로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는 살벌한 선거판의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타 지구당에서도 진행하고 있어서 아무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였습니다.
지난 17대 총선은 사상 초유의 깨끗한 선거였다고 합니다. 저 또한 누구보다 깨끗하고 정당한 선거를 치렀다고 스스로 자부합니다. 당 내 경선에서 공식 기탁금 외에 단 한 푼의 자금을 사용하지 않았고, 본선 기간 동안은 선거법 준수가 곧 당선이라는 당시 세간의 충고를 충실히 따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사법적 판단에 의해 가장 깨끗한 17대 총선에 흙탕물을 일으킨 미꾸라지가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변명을 늘어놓고 싶기도 하고, 억울하다고 소리도 치고 싶지만 결과를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이 현실이기에 죄송하다는 말씀으로 대신합니다.
다만, 다시는 저처럼 애매한 경우로 선거 재판을 받는 경우가 다시 생겨나지 않도록 법을 손질해 주십시오.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분명히 해주십시오. 재판 형량이 판사의 재량에 따라 달라지는 비상식적인 법을 손질해 주십시오. 깨끗한 선거 문화의 정착은 제대로 된 선거법의 개정과 함께 성숙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씀 또한 변명과 푸념으로 들리지 않을까 걱정됩니다만 우리당 막둥이 의원이었던 저의 어리광으로 받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님 여러분!
이제 저는 의원님들의 응원군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우리당 과반의석 붕괴를 걱정하시는 분들께 저희 지역 재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제가 앞장서서 지켜내겠습니다.
우리당 의석 하나 하나가 노무현 대통령의 살점들이며, 정치 개혁, 선진한국, 통일 조국의 미래를 준비할 국민과 역사의 희망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겠습니다. 9개월 10일간의 의정활동을 접고 이제 국민 속에서 우리당의 이념을 전파하는데 나서겠습니다.
부족한 공부도 하고, 자신을 충전하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시련을 극복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그 간의 보살핌과 사랑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제대로 보은하지 못한 저의 부족함을 관대한 마음으로 헤아려 주시길 빕니다. 의원님 여러분! 건강하십시오. 파이팅!!!
2005년 3월15일 충남 아산 출신 우리당 막둥이 의원이었던
복기왕 올림.
덧붙이는 글 | 충남시사신문 3월22일자 게재 예정(박성규 기자는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 신문 및 인터넷언론, 방송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연대)'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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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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