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을 거닐다

[태국 여행기 5] 산호섬과 씨워킹

등록 2005.03.21 18:25수정 2005.03.2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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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스피드 보트를 타고 산호섬으로 갔습니다.

스피드 보트를 타고 산호섬으로 갔습니다. ⓒ 구동관

여행 셋째날이 밝았습니다. 그 날의 여행기록을 써가려니 먼저 짜증이 납니다. 아침 5시 30분에 기상 그리고 벅찬 하루 일정. 사실, 여행의 주된 목적 중 하나가 휴식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참여한 패키지여행의 일정은 그런 휴식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파타야 여행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 산호섬 관광이라고 들어왔는데, 아무리 좋은 곳이라도 그 이른 시간부터 일어나 움직이려니 짜증이 나더라고요.


아침형인 분들에게는 그런 일정이 맞을지 모르지만 우리 가족은 저녁형이거든요. 하지만 패키지 여행이니 어쩌겠습니까. 일정에 맞춰 일어나고 일행을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일이지요.

a 산호섬의 아름다운 해변입니다. 산호섬에서 자유시간이 한시간 뿐이어서 무척 아쉬웠습니다.

산호섬의 아름다운 해변입니다. 산호섬에서 자유시간이 한시간 뿐이어서 무척 아쉬웠습니다. ⓒ 구동관

어떻든 말 잘듣는 우리 일행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약속된 시간에 다 모였고, 버스로 해안가까지 이동한 뒤 그곳에서 스피드 보트를 타고 산호섬으로 갔습니다.

움직임이 심하다는 앞자리에 탔습니다. 파도가 넘실거릴 때마다 보트가 날아올랐습니다. 툭 떨어지면 엉덩이가 아프기까지 했습니다. 파도가 있을 때의 출렁거림은 마치 놀이공원에서 툭 떨어지는 배인 후룸라이드를 탄 것 같았습니다.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가 잠시 멈칫거리다가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바이킹과도 비슷했습니다. 그런 보트를 20분쯤 타고 섬에 들어가니 7시 30분쯤 되었습니다. 그 이른 새벽부터 바다에서 물놀이를 시작했습니다.

a 산호섬에는 가게들이 줄 지어 있었습니다. 그 중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도 있었습니다.

산호섬에는 가게들이 줄 지어 있었습니다. 그 중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도 있었습니다. ⓒ 구동관

아침 일찍 가는 일이었어도 산호섬에 들어가며 우리 가족은 맘이 무척 설렜습니다. 우리 가족은 그곳에서 씨워킹(Sea-Walking)을 미리 예약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바다를 걷는 일입니다. 바다 위가 아니고 바다 속을 걷는 일이지요.


산호섬에서 다시 스피트 보트를 타고 5분쯤 바다로 나갔습니다. 그곳에 꽤 커다란 배가 있었습니다. 그곳이 씨워킹을 하는 곳이었지요. 배에서 머리에 둥근 유리통을 씌워 주었습니다. 그 유리통에는 공기를 공급하는 줄이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a 물빛 고운 바다입니다.

물빛 고운 바다입니다. ⓒ 구동관

우리 가족을 포함해서 7명이 씨워킹에 참여했습니다. 그 중 제가 첫 순서였습니다. 유리통을 머리에 쓰자 바다로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시키는 대로 바다로 들어갔습니다. 풍덩 빠지는 것이 아니고 배에 연결된 쇠사다리를 따라 내려가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들어 가는 것을 잠수부 한 명이 도와주웠습니다. 계단을 하나씩 걸어 내려가며 바다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머리까지 바다로 들어갔습니다.

a 산호섬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물놀이도 했습니다.

산호섬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물놀이도 했습니다. ⓒ 구동관

얼굴에 쓴 둥근 통에서는 공기가 품어져 나와, 얼굴로는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바닷속으로 자꾸 걸어 들어가니 숨이 가빠왔습니다. 호흡에는 지장이 없지만 문득 무서웠습니다. 숨을 몰아쉬며 한참을 내려가니 바다의 바닥입니다.

다른 사람들도 차례로 들어 왔습니다. 한 명씩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우리 가족과 다른 몇 사람까지 들어오는데 꽤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사이 물고기들이 다가왔습니다. 손을 내미니 손을 물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씨워킹의 옵션상품가격은 1인당 60달러. 우리 돈으로 6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입니다. 우리 가족도 과연 그 비용을 들여서 씨워킹을 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놀이 부분을 줄이고라도 한번쯤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a 그 짧은 시간에 튜브를 빌려 물놀이도 했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튜브를 빌려 물놀이도 했습니다. ⓒ 구동관

바닷속에서 그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멋진 풍경이더군요. 그런 바다 풍경을 넋놓고 보는 사이 씨워킹에 참가한 일행들이 모두 들어 왔습니다. 일행들이 좌우로 늘어섰습니다.

잠수부는 우리를 앉게 한 뒤 빵 한 덩어리씩을 주었습니다. 손으로 그 빵을 잡고 있으니 먹이를 먹으러 물고기들이 달려듭니다. 물고기 숫자가 워낙 많아 커다란 어항 안에 서 있는 기분입니다.

어떤 녀석은 어른 팔뚝만합니다. 두꺼운 면장갑을 끼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장갑이 아니라면 손을 물려 아플 것 같았습니다.

빵을 다 주고난 뒤 바닷속 조개와 성게, 산호 등을 구경했습니다. 한가지 어려운 것은 씨워킹을 하는 동안 무릎 앉은 자세로 있어야 하는 점이었습니다. 물 속이기 때문에 무릎 앉은 자세도 힘들지는 않았지만, 바다 걷기가 아니라 바다 벌 받기 정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30분쯤의 시간이 금세 흘렀습니다. 아름다운 바다를 가슴에 담고 씨워킹을 모두 마쳤고, 배 위로 올라온 뒤 스피드 보트로 다시 산호섬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산호섬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쉬었습니다. 그새 아이들은 튜브를 빌려 바다로 나갔습니다. 그곳에서는 9시 30분까지 시간을 주겠다고 가이드가 알려왔습니다.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겨우 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짜증난 때가 바로 이 때입니다. 그 경치 좋은 곳에서, 그 물 좋은 곳에서, 겨우 1시간만 보내라니…. 우리 가족은 불만이었는데 다른 가족들은 별 불만이 없어 보이더군요. 어쩔 수 없이 우리도 일정에 따라야 했습니다.

9시 반까지 그곳에서 놀다가 스피드 보트를 타고 다시 파타야 해변으로 나왔습니다. 나오는 길에 잠시 패러세일링(낙하산 타기)코스에 들렸습니다. 낙하산을 보트가 끌어, 사람을 꽤 높은 곳까지 올라가게 하였습니다. 7-8분 정도 바다 경치를 보며 낙하산을 탄 사람들이 즐거운 얼굴입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그것은 하지 않았습니다. 패러세일링이 끝난 뒤 해변으로 되돌아 왔고 그곳에서 다시 숙소인 호텔로 이동하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 2월 25일부터 3월 1일까지 다녀온 타이 여행기 입니다. 씨워킹 사진을 구하려고 노력했는데 못 구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모두 체험에 참여해서 사진이 없었습니다. 여행 후 무척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2월 25일부터 3월 1일까지 다녀온 타이 여행기 입니다. 씨워킹 사진을 구하려고 노력했는데 못 구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모두 체험에 참여해서 사진이 없었습니다. 여행 후 무척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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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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