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당사 1주년 "다시 컨테이너 속으로"

한나라당 '기념관'에서 회의... 박근혜 "비로소 민주정당 거듭났다"

등록 2005.03.24 12:41수정 2005.03.2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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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박근혜 대표가 `컨테이너 당사`를 둘러보며 강재섭 원내대표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다.

박근혜 대표가 `컨테이너 당사`를 둘러보며 강재섭 원내대표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오랜만에 여기 오니까 그때 일어났던 일들이 물밀듯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간다. 먼지가 하도 많아 천식에 걸리지 않은 분들이 없었고, 여름에는 에어컨도 없어서…. 비가 오면 양동이를 받치고 일하고 컨테이너가 무너져 내려앉기도 했는데…."

8개월만에 다시 '천막당사'로 들어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감개무량한 표정이었다. 한나라당은 '천막정신'을 상기하자며 1년 전 오늘(24일)로 되돌아가 오전 당직자회의를 '천막당사 기념관'에서 진행했다. 여의도 천막당사 시절 사용하던 콘테이너 한 동은 현재 염창동 당사 마당에 남아 당시를 기록하고 있있다.

회의에 앞서 박 대표는 당직자들과 함께 '창에 붙인 신문지'며 '마스크' 등 컨테이너 내부에 전시된 기록물들을 돌아보며 '옛날 생각이 난다. 정말 숙연한 날이다"라고 회고했다.

박 대표는 이어 회의를 주재하며 "당시처럼 국민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했던 때가 없었다"며 "한나라당이 비로소 민주적 정당으로 거듭났다"고 평가했다.

박 대표는 "지금의 한나라당은 과거의 한나라당과는 완전히 바뀌었다"며 "도덕정당의 기본인 재정, 인사, 공천에서 투명성이 보장됐고 당의 국회의원 한분 한분이 다 자기 소신 얘기하고 그것을 수렴해 당론을 결정하는 민주적 정당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막당사 시절 국민과 약속한 내용들을 하나씩 되짚었다. 박 대표는 국회의원 등 공직자의 치부를 막기 위한 주식백지신탁제 도입에 대해 "작년 8월 이 법을 내놨는데 여당과 서로 뜻이 안맞아 아직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4월 임시국회 처리를 강조했다.


또한 '차떼기정당'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천안에 있는 한나라당 연수원을 헌납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해 박 대표는 "시민단체, 종교계 등 각계의 인사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해 헌납 절차를 밟도록 하자"고 사무처에 지시했다.

동시에 박 대표는 여당을 향해서도 "불법대선자금 관련해서는 여당도 책임이 있는 만큼 책임지는 절차를 밟아 깨끗한 정치 구현에 동참하라"고 꼬집었다.


a 박근혜 대표가 `컨테이너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인사말을 하며 `천막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박근혜 대표가 `컨테이너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인사말을 하며 `천막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우리는 천안연수원 헌납하는데, 열린우리당은 뭐하나

총선 전 '박근혜 대세론'을 이끌었던 강재섭 원내대표 역시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강 원내대표는 "천막정신의 핵심은 가문의 영광을 떨쳐버리고 우리 스스로 자수성가하는 것"이라며 모든 모든 기득권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강 원내대표는 이어 "심장에 있는 피가 발바닥까지 잘 돌아가는 민주정당, 화합정당으로 만들어 혁신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대안세력이 되고 정권창출 능력이 있는 정당으로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당직자들은 한 목소리로 '상기하자, 천막당사'를 외쳤고 전여옥 대변인은 "누구보다 기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전 대변인은 "'천막당사'에서의 80여일을 같이해 준 출입기자들에게 감사한다"며 "기자들은 천식 등 육체적 직업병 외에도 나중에는 찌는 듯한 더위에서 일하다 보니 정신병이라도 생길 지경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또 전 대변인은 "사진기자들은 모진 비바람 속에서 사진기를 하루에도 수십번씩 닦는 기자정신을 보였다"며 "그런 어려움 속에도 기자는 언제나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직업정신을 갖고 일해준 기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하자 한 당직자는 '박수라도 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회의가 끝난 뒤 전 대변인은 기자실에 와 감사의 뜻을 전하는 의미에서 떡을 돌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10여평 남짓의 컨테이너가 협소해 당직자들의 회의 참석과 기자들의 취재가 제한되었다. 또한 당직자들은 2층에 위치한 컨테이너에 들어서며 "무너질지 모른다" "살살 말하고 살살 걷자"고 말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a 전여옥 대변인은 "누구보다 기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자 박근혜 대표등 당지도부가 박수를 치고 있다.

전여옥 대변인은 "누구보다 기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자 박근혜 대표등 당지도부가 박수를 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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