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하듯 봄을 찾아라

봄철의 보물은 봄꽃

등록 2005.03.30 02:29수정 2005.03.30 12:02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널찍한 창유리를 통해 비치는 봄 햇살이 따뜻하다. 나는 5일장을 떠도는 장돌뱅이가 봇짐과 등짐을 단단히 챙기듯 출근하면 책상과 의자를 바짝 붙이고 하루를 보낸다.


창 너머 오십 보만 걸으면 설봉산 자락이다. 매일 보는 산의 풍경은 그대론데, 아니 뭔가가 일어나는 듯하지만 잘 모르겠다. 저들은 내게 뭔가를 감추고 있다. 하지만 꿀 먹은 벙어리마냥 내가 보면 딴청이다.

아직 겨울의 꼬랑지가 남아 있어 간간이 찬바람이 까탈을 부리기에 섣불리 짙은 옷을 제치고 밝은 옷으로 갈음하기 어줍지만 햇살만큼은 봄을 느끼게 해준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듯 돌아보면 산은 그대로인데 시나브로 다가오는 그 느낌은 무엇일까?

봄이 온 것일 게다. 산에 봄이 숨어 있어 그런 거지. 보물찾기 하듯 봄을 찾자.

봄을 담기 위해 새로 산 디지털카메라를 챙겼다. 우선 사무실에 있는 봄을 붙잡자. 창가에 철쭉과 꽃 기린이 있다. 찰칵! 철쭉과 꽃 기린을 잡았다.


철쭉
철쭉박종인

꽃기린
꽃기린박종인

아직 밖은 싸늘하다. 얼추 둘러보니 꽃은 없다. 사무실 뒤편의 버짐나무는 방울만 대롱대롱 달려있을 뿐 겨울 모습 그대로이다. 양지 바른 건물 벽에 기대 선 개나리, 대부분 아직 꽃봉오리로 남아 머뭇거리는데 몇몇의 용감한 봉오리가 꽃눈을 터뜨렸다.

버즘나무
버즘나무박종인

개나리
개나리박종인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 했다.
눈길을 끌만한 화려한 꽃잎이 없는 회양목. 웬만한 사무실엔 회양목 서너 그루가 있지만 회양목이 꽃을 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비록 꽃잎은 보이지 않지만 암술과 수술은 또렷하다. 좀 더 굽어보면 볼 수 있는 회양목의 꽃, 꽃 주위에 벌이 없었으면 나도 그냥 지나칠 뻔 했다.


회양목1
회양목1박종인

우리는 꽃을 평가할 때 예쁜 겉모양과 색깔을 중요시하지만 벌은 숨은 향기로 그 꽃을 평가한다. 우리는 꽃을 평가하듯 사람도 겉모양으로만 평가하곤 한다. 화려한 꽃보다 향기로운 꽃을 찾는 벌처럼 사람도 그렇게 평가하고 평가받았으면 좋겠다.

회양목2
회양목2박종인

산자락에 난 오솔길에 접어들었다.
빛바랜 억새가 너저분하게 있고, 낙엽수는 아직 새 옷을 마련하지 못해 초라하다. 버드나무였다. 봄은 버드나무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다른 나무들은 아직 미적거리는 이때, 버드나무는 뭐가 그리도 급한지 싸늘한 바람도 아랑곳하지 않고 꽃을 피우고 있다.

버들꽃1
버들꽃1박종인

버들꽃2
버들꽃2박종인

버들꽃3
버들꽃3박종인

그 옆의 산수유는 눈치를 살피며 머뭇거린다. 산수유 축제가 낼 모랜데, 여기 이 산수유나무는 몸을 사리는가 보다.

산수유2
산수유2박종인

덧붙이는 글 | 기자는 경기도 이천시농업기술센터에 근무하며, 사무실은 설봉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경기도 이천시농업기술센터에 근무하며, 사무실은 설봉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경찰까지 출동한 대학가... '퇴진 국민투표' 제지에 밤샘농성 경찰까지 출동한 대학가... '퇴진 국민투표' 제지에 밤샘농성
  2. 2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
  3. 3 구글 내부에서 감지된 이상한 분위기... 한쪽에선 '심각한 경고' 구글 내부에서 감지된 이상한 분위기... 한쪽에선 '심각한 경고'
  4. 4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5. 5 윤석열 정부가 싫어한 영화... 시민들 후원금이 향한 곳 윤석열 정부가 싫어한 영화... 시민들 후원금이 향한 곳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