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천주교인권위원회 주최로 고 이경운군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지난 31일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앞에서 최초로 진행되는 재외공관 총영사회회의에 맞춰, 영국에서 숨진 유학생 故이경운군 사건의 진실규명과 재외국민보호를 촉구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변연식 천주교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여는 말을 통해 "어머니의 심정으로, 아들을 5년 동안 냉동고에 두고, 그 죽음의 진실 규명만을 위해 살아온 가족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며, "이 문제의 진실을 밝히는 일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10월부터 고 이경운군의 인터넷 추모카페를 운영하며 외교통사부 앞 토요 집회를 이끌어 온 안샘솔씨는 “처음에는 이경운군의 안타까운 사연과 아버지의 눈물을 보며 이 일에 관심을 가졌다”면서 “외국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의 문제, 재외공관의 불성실한 재외국민보호 대응을 보며,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느끼게 되었다”고 말했다.
배여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상임활동가는 발언을 통해 “경찰과 장의사의 기록에서 사망일자가 일치하지 않는 점, 부검 시 유가족의 입회를 불허하고 있는 점, 사인을 단순히 ‘복합상해’라고만 발표한 점, 시신사진의 조작 의혹과 사건 현장의 진위여부 등을 밝혀야 한다”면서 이와 같은 의혹들에도 불구하고, 유가족의 도움요청을 묵살한 영국주재 한국대사관을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외교통상부에 영국유학생 故이경운군 사건의 진상규명과 재외공관의 재외국민의 인권보호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며 항의서한과 질의서를 전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 1997년 호주에서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아무런 형사절차 없이 교도소에 불법 구금되어 5년을 복역하고 강제 추방된 서재오씨가 참석했다. 서재오씨는 자신이 겪었던 고통과 아무런 도움의 손길을 내어주지 않았던 한국정부에 대한 분노를 이야기 했다. 그는 소송을 해서라도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