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시끄러운데 일본을 간다고?

한국 템플스테이 사업단, 일본 불교 문화 연수 현장

등록 2005.04.06 15:53수정 2005.04.06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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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와 지진. 일본과 관련된 2대 화제가 동시에 국내를 강타하고 있던 지난 3월 29일,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스님들이 있다. 템플스테이 사무국 직원 6명, 사찰별 운영자 스님 19명, 재가 실무자 12명, 문화관광부 사무국장 등이 참여한 대한불교 조계종 템플스테이 연수단이다.

이번 연수의 목적은 일본사찰의 불교문화를 견학하고 그곳의 템플스테이를 체험해 봄으로써 한국 템플스테이의 해외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데 있다.


고야산 안내 지도
고야산 안내 지도정혜자

산 위의 종교도시, 고야산 공고부지(金剛峯寺)

일본 불교는 8종 13파이다. 그 중 한 종파인 진언종의 총본산이 고야산 공고부지이다. 와카야마현 해발 850m 산 정상에 위치해 있는 고야산은 사집촌(寺集寸)의 형태로 100개가 넘는 사찰이 모여 있다. 대중교통편으로는 케이블카와 전철이 다니고 있으며 자가용도 이용 가능하다.

고야산 정상까지 오르는 길 양쪽에는 아름드리 삼나무 삼림을 이루고 있었다. 일본에 관한 해박한 정보를 가지고 계신 연수단 현장스님(대원사 템플스테이 운영자)은 “일본은 나무를 잘 가꾸어 불상도 목조로 조성된 것이 많으며, 일본의 목조 건축은 크기와 가치면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금강봉사 부주지 스님의 연수단 영접과 인사
금강봉사 부주지 스님의 연수단 영접과 인사정혜자
고지림의 금강봉사 부주지 스님은 인사말에서 “지난해에 고야산은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이 되었으며 해마다 많은 외국인들이 방문하는데 그 중 한국인도 상당수이다. 본인이 한국을 방문한 적도 있는데 복지시설에 감명을 받았었다. 양국 종교인 간에 이러한 교류가 활발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단정한 용모의 나이 어린 비구 스님들이 검은 천으로 길게 드리워진 옷을 입고 조용히 다니며 시중을 들었다. 공고부지 경내 안내를 담당하는 스님이 “홍법대사 공해스님은 당나라에 건너가 밀교를 배우고 돌아와 고야산에서 일본 진언종의 초석을 닦았다. 고야산 전체를 총괄하는 공고부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건립하였다”고 설명했다.


금강봉사의 정원 풍경
금강봉사의 정원 풍경정혜자
정원을 가운데 두고 방과 복도가 네모로 둘러싸인 건물 구조였다. 작은 자갈이 깔린 실내 정원은 자갈과 바위와 나무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자갈 위를 고르게 쓸고 지나간 듯, 줄무늬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

고야산 곤고부지(금강봉사), 벽지를 금으로 바른 방
고야산 곤고부지(금강봉사), 벽지를 금으로 바른 방정혜자
과거에 스님들이 묵었던 방은 현재는 관리만 하고 입방은 금지되어 있다. 각 방의 벽이나 문에는 독특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과거 유명한 화가들의 호화로운 그림이란다. 특히 천왕과 왕족만이 이용했다는 방은 벽에 아무런 무늬 없이 금칠만 해 놓은 것이 눈길을 끌었다. 고급스러운 것은 결국 치장이 아니라 절제에 있는 것이라는 그들의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다.


금강봉사의 실내 공양간을 둘러 보고 있는 연수단 일행
금강봉사의 실내 공양간을 둘러 보고 있는 연수단 일행정혜자
과거에 차와 요리를 담당했던 부엌도 그대로 보존이 되어 있다. 실내에서 물을 조달해 썼으며 바깥으로 연기를 빠져 나가게 했던 높다란 굴뚝도 그대로다. 수백의 수행승들을 위한 솥단지도 보이고 공중에 널빤지를 매달아서 그 위에 야채를 보관했다고 한다. 재래식 냉장고인 셈이다.

측백나무 껍질로 엮은 지붕. 마치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하다.
측백나무 껍질로 엮은 지붕. 마치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하다.정혜자
고야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중의 하나는 이치노하시 안내소에서 고보대사 사당까지 약 2km 참배길이다. 몇 백년의 수령을 가진 삼목나무 사이에 20만기가 넘는 묘비가 줄지어 있다.

모셔진 이들은 장군에서 서민까지 계층도 다양하다. 요즘은 왕족과 갑부들만이 모셔진다고 한다. 새벽 안개가 피어오르는 숲 속, 이끼로 뒤덮여 있는 비석들에게서 삶의 무상함과 천년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으나 연수단의 일정상 들르지 못함이 아쉬웠다.

고야산의 숙방, 밀엄원

밀엄원의 전통 사찰 요리
밀엄원의 전통 사찰 요리정혜자
버스에서 내리니 맨발의 수행승들이 인사를 한다.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초반쯤 되어 보였다. 수행중인 스님들은 가방을 들어주고 이부자리를 펴주는 등 절도 있고 친절한 서비스가 인상 깊다.

두 개의 상으로 나누어진 공양(식사). 왼쪽 아랫상은 나를 위해서, 오른쪽 윗상은 조상을 위해서 먹는 것이란다. 고야산의 사찰요리 중에 깨두부라는 것이 유명한데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모든 반찬은 고야산에서 채취하는 야채와 나물로만 만들어진다고 한다.

저녁 후 숙방조합 사무장으로부터 고야산과 “숙방”의 역사, 생성, 운영, 인력 구성에 대한 전반적인 강의를 들었다.

“고야산에서 열리는 집회와 교육에 참가하고자 방방곡곡의 스님들이 모여들었다. 많은 스님들의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서 800년 전 숙방이 만들어졌다. 홍법스님이 고야산을 개창했을 때 여인금지구역이었으나 1872년 메이지 시대에 금지가 해제되었다.

이곳의 수행승들은 소년기에 숙방으로 신청을 하여 계속 사찰에 머무르면서 교육을 받는다. 전수학교라는 곳에서 이론적인 사찰 운영 교육을 받고 실제 숙방 내에서 접빈, 청소, 요리 등의 실무 교육도 함께 이루어진다. 현재 일본도 힘들고 어려운 육체적인 일을 기피하는 경향으로 수행승이 되기를 희망하는 소년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요지였다.

밀엄원의 축원 명패, 돈을 내고 이름과 소원을 적는다.
밀엄원의 축원 명패, 돈을 내고 이름과 소원을 적는다.정혜자
강의가 끝나고 일본의 전통적인 사찰요리 전수방법, 현재 수행승 모집 홍보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수행승들의 친절함은 어떤 교육의 효과인지에 대한 연수단의 질문이 이어졌다.

숙방은 시설이나 서비스에 따라서 상중하 정도의 등급으로 나누어지며 조합에서 정해진 돈을 받는다고 한다. 사경(불경을 베끼는 것)하는 것도 일정 금액을 내고, 향이나 초를 꽂는 것에도 돈을 지불해야 한다.

연수단 선업스님(봉은사 운영자)은 “일본인 특유의 상업적인 마인드를 사찰에서도 볼 수 있다. 숙방이란 단순히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 한국처럼 재가자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프로그램이 없는 점이 아쉽다”고 밀엄원 체험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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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초보라서 잘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좋은 기사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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