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울타리 깰 각오해야"

[단독인터뷰] 10개월만에 나타난 '꾀돌이' 윤여준... 복귀 임박?

등록 2005.04.07 18:23수정 2005.04.0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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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는 7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창립 10주년 기념토론회 "북한 핵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를 개최했다. 여의도 연구소장을 역임했던 윤여준 전의원(뒷줄 오른쪽)과 축사를 위해 기념식에 참석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는 7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창립 10주년 기념토론회 "북한 핵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를 개최했다. 여의도 연구소장을 역임했던 윤여준 전의원(뒷줄 오른쪽)과 축사를 위해 기념식에 참석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 오마이뉴스 이종호


지난 4·15 총선에서 다 죽은 한나라당을 구해낸 '지략가'(일명 꾀돌이) 윤여준 전 의원이 10개월 만에 당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전 의원은 총선 당시 박근혜 대표의 일거투일투족에 관여하는 등 선대위 상임부본부장을 맡으면서 한나라당이 121석을 얻는 데 큰 기여를 했으나 5월 말 탈당해 정치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다시 모습을 드러낸 윤 전 의원은 7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소장 윤건영 의원)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북한 핵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 토론회에 청중의 자격으로 참석해 조용히 토론회 자료집을 읽는 모습이었다.

여의도연구소 소장 출신이기도 한 그는 이날 30여분 간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자신의 근황을 비롯해 최근 당 행보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작년 총선 이후 줄곧 미국 유학설이 떠돌았으나 최종적으로 국내 머물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작년 정치를 그만둘 때 아무 것도 안하고 1년은 먹고 놀겠다고 했는데 5월이면 꼭 1년이 된다"며 정계복귀와 관련해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남겼다.

이어 "동북아 정세 등 국내외로 급격한 변화의 시점이고 나라가 어디로 갈지 모르는데 혼자 생각만 하냐는 주변의 힐난을 많이 듣는다"며 "내가 할 수 있는 롤(role)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서너차례 박세일 의원을 만나 "여의도연구소에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또 작년 8월 하순경 박근혜 대표와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당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완곡하게 사양했다.


그는 정계복귀 가능성에 대해 "지향이 많이 달라졌다"는 말로 직답을 피했지만 현재 한나라당의 모습에는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밖에 있는 사람이 험담하는 것처럼 비춰질까봐 매우 조심스럽다"고 전제한 뒤 "한나라당의 위기는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이제는 위기가 만연돼 위기인지도 모르는 지경에 이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울타리를 허물 각오 없이 아무리 환골탈태를 외쳐봤자 국민의 눈에는 변화로 보이지 않는다"며 "한마디로 당 혁신의 목표와 기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a 여의도 연구소장을 역임했던 윤여준 전의원이 여의도연구소 창립 10주년 기념토론회 토론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여의도 연구소장을 역임했던 윤여준 전의원이 여의도연구소 창립 10주년 기념토론회 토론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그는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 대한 문제의식을 강하게 갖고 있었다. 50% 이상 물갈이가 되었는데도 왜 당의 변화가 없다고 보냐는 질문에 그는 "5·6공 세력을 털어냈는지 몰라도 당에 어떤 인물이 필요한지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다"며 "변화의 기회를 놓쳤다"고 일갈했다.

그는 또 행정도시법 처리를 둘러싼 내분에 대해 "당론으로 찬성한 사안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반대세력(수투위)이 '당내 당'을 형성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혼란스럽게 비춰진다"고 부정적으로 봤다.

윤 전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당 혁신과 관련해 "울타리를 깰 각오를 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 재창당이나 분당의 필요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은 민주당을 깨고 나오면서 변화를 위한 몸부림을 했다. 또 지난 전당대회에서 전 의장이 1차 경선에서 탈락하는 등 자기정화 능력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왜 떨어지지 않는가. 변화을 위한 진정성이 있다고 국민이 판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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