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씨어터 수박
할매가 아들의 사업 실패로 어쩔 수 없이 집을 팔게 되자 희정 엄마는 장사를 하는 동대문에서 가까운 곳으로 방을 얻어 나가고, 나영은 솔롱고와 합쳐서 살게 된다. 할매는 이사 가는 이들에게 이별선물로 세제를 하나씩 안기고….
작은 것에서도 행복해 하는 그들을 보며 깔깔 거리고 웃다가도 문득 가슴 한 구석에 송곳으로 찔리는 듯한 아픔이 느껴졌다. 작은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기보다 힘 없는 사람에게는 마구잡이로 힘을 휘두르는 사람들.
직원에게 서슴없이 반말하고, 호봉이 높아 월급을 많이 줘야 한다는 이유로 직원을 자르고, 여직원들은 치근덕거려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외국인 노동자라면 무시해도 되고, 그들의 월급은 늦게 줘도, 떼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좀 못 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고, 약점을 잡아 이용하는 사람들.
계속 당하면서도 '이번 달 방세는 어떡하나'는 생각에 부당한 대우를 견디고 사는, 그러면서도 서로 돕고 아끼며 사는 이들의 웃음이 눈물겨운 뮤지컬이 바로 <빨래>다.
<오! 발칙한 앨리스>에서 열연했던 김영옥을 비롯해 김현정, 오미영, 민준호, 김승언, 고승수 장세훈 등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배우들이 서울의 한 가난한 동네와 시내의 서점을 채우고 반지하방과 옥상을 오르내리며, 역동적이면서도 재치 있는 무대 만들기를 보여주는 뮤지컬 <빨래>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역과 노래. 위트 있는 가사와 건반, 드럼, 기타, 베이스 등으로 이루어진 밴드의 생생한 라이브 연주가 돋보인다.
덧붙이는 글 |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4/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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