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모든 부는 인민의 부이며, 인민의 것"

덩샤오핑 탄생 1백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책...<백년 소평>

등록 2005.04.28 10:09수정 2005.04.2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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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이더스

“민족의 해방, 인민의 부강, 인민의 행복을 위하여 쉼 없이 분투한 덩샤오핑 동지의 삶은 빛나는 것이었습니다. 덩 동지는 중국 혁명, 건설, 개혁 사업을 위해 영원히 남을 역사적 공훈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숭고한 사상과 인품 그리고 위대한 인격적 매력이라는 귀중한 정신적 유산을 우리들에게 남겨 주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덩샤오핑 동지를 가장 뜻 깊게 기릴 수 있는 방법은 동지가 개척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업을 변함없이 밀고 나가는 것입니다.”

지난해 8월, 150cm의 작은 키로 13억 인민을 이끈 덩샤오핑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열린 덩샤오핑의 동상 제막식에서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한 개막식 연설의 일부이다.

진실하고 위대하면서도 평범했던 대륙의 지도자 덩샤오핑!

덩샤오핑은 종래의 사회주의 이념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단호하게 대외개방을 추진했고, 부자가 되는 것은 죄가 아니라는 선부론(先富論)을 제창했으며, 사회주의도 시장경제가 존재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또 문화혁명 후의 마오쩌뚱의 평가에 대해서는 “공(功)이 우선이고 잘못(誤)은 그 다음이다”는 중용의 원칙으로 과거 청산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홍콩과 대만 문제에서는 일국양제(一國兩制)론을 내세워 협상에 임했고, ‘샤오캉’(먹고 살만한 수준), 중산층사회를 넘어 대동사회를 향한 중용철학의 실천과 포용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는 오늘날 중국의 현대화와 경제발전의 총설계사라 할 수 있으며 중국을 국제무대에서 중요한 일원이 되게 한 인물이다.

이 책은 이런 덩샤오핑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중국 중앙텔레비전방송국이 6부작의 역사 구술 다큐멘터리로 제작, 방송했던 것을 묶은 것이다.

여기에는 덩샤오핑의 가족을 비롯해 함께 일했던 주변사람, 평범한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그를 지켜보았거나 겪었던 주변인사 100명이 참여하여 덩샤오핑의 일면 일면을 증언하고 있다. 우리는 이 증언을 통해 가정적이며 서민적인 풍모와 함께 문화대혁명기의 좌절과 복권, 중국의 현대화를 이끈 경륜과 리더십 등 중국 최고지도자의 다양한 면모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가령, 1982년 9월 중국을 방문한 대처 영국 수상과 덩샤오핑이 벌인 홍콩 반환문제를 둘러싼 한판의 논쟁은 서구적 냉전투사와 동양적 외유내강형 지도자의 차이를 마치 현장에서 보듯이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 중국을 방문한 필리핀 대통령 아키노 여사에게 덩샤오핑은 “담배를 피워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고, 이에 대해 아키노 여사는 “제가 어떻게 피우지 마시라고 하겠습니까. 저는 이 나라의 지도자가 아닙니다. 그러나 필리핀에서는 내각회의 중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덩샤오핑은 “그렇다면 저는 규칙을 위반한 거군요” 라고 응수했다고 한다.

이렇듯 냉철한 카리스마와 유머감각을 함께한 그는 무소유의 삶을 살다 갔다.

사유재산이라고는 손녀에게 주는 초콜릿 캔디와 해바라기씨가 전부였다는 덩샤오핑. 세상을 떠나면서도 시신은 병원에 기증하였고, 비오는 날 바다에서 수영을 즐겼던 그의 유골은 그의 유언대로 바다에 뿌려졌다.

말을 하기보다는 듣는 것을 즐겨했으며,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사람을 차별하지 않았고, 온유함과 냉철함을 동시에 지닌 성격의 소유자로 유난히도 아이들을 좋아했고 가족을 사랑했던 덩샤오핑. 그는 산책과 수영으로 체력을 단련했으며, 책 읽기를 좋아했고, 당구와 카드게임을 즐겨했고 운동경기 보는 것을 좋아했다.

또한 공과 사를 분명히 했으며, 대외정책에 있어서는 단호했으며, 중국의 현대화 정책에 있어서는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덩샤오핑은 만년에 두 가지 소원을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는 1997년까지 살아서 반환된 홍콩을 걸어 다니며 구경하고 싶은 것과 2000년까지 살아서 당신의 눈으로 중국인민의 생활수준이 나아진 것을 직접 보고 싶은 것이 그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소원을 이루지는 못했어도, 중국의 현대화를 이루고자 하는 그의 시장경제의 논리와 일국양제의 정치철학은 영원히 13억 중국 인민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백년소평>은 ‘13억 인민의 아들’이라는 타이틀로 지난해 여름 KBS 일요스페셜에서 방송되기도 했고, 또 덩샤오핑에 관한 많은 책들이 나와 있지만 이 책처럼 덩샤오핑에 대해 인간적인 모습과 진솔한 삶을 경험할 수는 책은 드물 것이다.

위대한 정치가로서의 덩샤오핑뿐만 아니라, 건강과 장수비결, 한 여자의 자상한 남편, 엄하면서도 다정한 아이들의 아버지, 손자들을 사랑하는 온화한 할아버지, 주변사람들을 걱정하고 보살펴주는 동지로서의 덩샤오핑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신병문 기자는 <백년소평>을 낸 싸이더스의 편집자입니다.

덧붙이는 글 신병문 기자는 <백년소평>을 낸 싸이더스의 편집자입니다.

백년소평 - 진실하고 위대하면서도 평범했던 한 지도자의 이야기

중국중앙문헌연구실.중앙TV방송국 제작, 한상진 감수, 김형호 옮김,
사이더스(SIDUS),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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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과 문화, 풍경의 새로운 발견을 주제로우리땅 구석구석을 하늘과 땅에서 찍습니다. 코로나의 시대 대리여행을 위해 화보형식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http://blog.naver.com/koreant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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