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 두자리 이상 지지율 후보 내세우는 게 전략"

[인터뷰-일문일답] 김형오 한나라당 외부인사영입위원장

등록 2005.05.12 17:36수정 2005.05.1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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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형오 외부인사영입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a 김형오 한나라당 외부인사영입위원장

김형오 한나라당 외부인사영입위원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 박근혜 대표가 외부인사영입위원장직을 제안하면서 당부한 원칙은?
"외연확대다. 외부에도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그런 사람들을 우리가 적극적으로 영입해야 된다는 주문이었다. 보수정당이라는 것은 끊임없는 자기 수혈을 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보수정당의 생명력이다."

- 이회창 전 총재도 영입인사 대상인가.
"여전히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 당원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 우리 식구라고 다들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정계 은퇴하신 분 아니냐. 당이 외부인사 영입 왜 하나. 당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국민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서 집권 가능성을 보여주자 하는 것 아니겠나.

우리는 전에 급했다. 선거 임박해서 사람들을 뽑게 되니까 그들에게는 기분 나쁘겠지만 검증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도 있었다. 시간에 쫓겨 겉모습만 보고 영입했던 거다. 지금은 대선까지 2년 이상 남았으니 절대 조급하게 하지 않겠다. 모셔오기 위해 안달복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서로 대화하고 접촉해보고 어떤 경우에는 토론도 해보고 해서, 그 사람들도 한나라당이 집권 가능성 있겠다던지, 그 사람들 나름대로 신념으로 당에 들어가서 할 역할이 있겠다던지, 봉사할 수 있는 영역 있겠다는 신뢰랄까 그런 게 있어야 하지 않겠나. 우리가 마음을 낮추고 겸손하게 접근하되 성급하게 하진 않겠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좀 길게 하겠다"

- 이회창 전 총재의 경우 본인은 모르겠으나 그의 주변에서는 정계복귀를 강력히 희망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또 이 전총재의 지지율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를 좀 길게 하겠다. 내가 지난번 이회창 후보 대선 때 뭐라고 얘기하고 다녔느냐면 '이회창씨 같은 대통령감은 앞으로 수십년 동안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표를 좀 찍어달라'고 주장했다. 단지 표를 얻기위한 건 아니었다. 정치권에 이런 사람이 들어오기도 어렵고, 들어와도 대권 후보로까지 성장하는 게 한국 정치판에서 어려운 일이겠다.


참 아깝다는 생각이다. <오마이뉴스>로서는 가슴 쓰리겠지만, 이번에 '병풍' 판결도 나지 않았나. 정치공작, 구시대적 정치 모략에 의해서 떨어진 게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이회창씨 같은 인격과 식견을 가진 분은 한나라당의 큰 자산이다. 또 우리가 그분의 어떤 경험을 배우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역사의 뒤안길은 추억과 회고로 반성하고 교훈을 얻는 것이지 역사의 무대 앞으로 끌어올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게 역사다. 참 아까운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 이미 가버린 역사라는 건가?
"그렇다. 역사의 뒤안길에서 우리가 반추하고 회고하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걸 다시 무대 전면으로 끌어올릴 수는 없는 거다.

덧붙여서 생각난 김에 한마디 더 하자면, 1992년 YS 대선 때 나는 국회의원이자 지역의 책임을 맡은 사람으로서 열심히 뛰었다. 그리고 그때 최형우·서석제 같은 인물들의 활약을 역력히 눈으로 봤다. 하지만 이회창 때는 최형우씨나 서석제씨처럼 정말 몸을 던지면서 자기 이상으로 한 사람을 못 봤다.

한나라당도 다음 대선 때는 야당생활 10년이다. 그동안 여당 체질로서 길들여져왔던 또 안주해왔던 정당이 야당생활 10년이면 굉장히 길다. 정권 교체, 정권 창출한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과제인지를 알아야 한다. 노무현 정부가 잘 못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을 우리 표로 가져오기 위해서는 YS 때 최형우·서석제 이상 가는 사람들이 많이 와서 온몸을 불사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소명의식에서 영입위원장 제의를 수락했다. 내가 당의 기대나 국민의 기대 수준에 맞게 이 과업을 수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 자체가 지난한 과제다. 솔직히 어렵다. 이 상황에서 누가 (당에) 오려고 하겠나. 그러나 YS 때의 최형우나 서석제 정신을 되살려보면서 하겠다.

그분들은 선거가 끝난 뒤에 과일을 따먹었지만 나는 정권 교체만 된다면 초야에 묻히겠다는 생각이다. 외국이나 좀 돌아다니면서 공부나 하겠다는 자세다. 심훈의 '그날이 오면'이라는 시가 있지 않나. '그날이 오면, 종로 인경을 머리로 드리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이 깨어져 산산조각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리까' 그런 심정이다."

- 공성진 의원은 '이회창 역할론'을 제기하면서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2007년 중반부터 당내에서 소위 '관리자형 대표'로서 역할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한다. 그분(이 전 총재)도 그런 뜻은 아닐 거다. 우리에게 잘 하라고 그야말로 대선배로서, 정치지도자로서 충언을 해주고 방향을 바로잡아주는 데 역할이 있다고 본다. 어떤 명확한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그분 취향과도 맞지 않다."

"모두 열려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열린우리당과 통합할 일은 없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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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 고건 전 총리나 정몽준 의원은 왜 안되느냐,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군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외부영입인사의 마지노선은 어디까지인가.
"마지노선을 지금 단계에선 말하기는 어렵다. 단 건강한 개혁적 중도우파 세력을 총집결하게 만들겠다. 좌파가 아닌 모든 세력이면 된다."

- 열린우리당부터 자민련까지 모든 가능하다는 건가.
"모두 열려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열린우리당하고 통합할 일은 없지않겠나(웃음). 그리고 당내에 참 인물들이 많다. 외부인사 영입은 당내 인물이 시원찮거나 부족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려고 하면 더 변화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국민 이상의 정치원칙은 있을 수 없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집권을 위해서는 당 스스로 모든 커튼을 걷어야 한다. 장벽 걷고 문을 열어야 한다.

또 대권을 노리는 사람, 집권을 노리는 사람이 있다면 당에 들어와서 부대끼면서 거기서 커야하는 거다. 이런 방식을 택하지 않고 혼자 당을 만들어서 혼자 나갈 수 있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것이 과연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합당한 일인가. 그건 아닌 것 같다."

- '두나라당', '세나라당'이라는 말도 나왔다. 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하는 측도 있다. 영입위가 밖으로 튕겨져 나가려는 세력을 안에서 감싸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하자 어쩌자 하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단호히 반대한다. 이회창 후보에게 갔던 표가 1천만 표가 넘는가. 1천만명의 지지를 받는 정당, 비록 대선에서는 패배했으나 그 정당의 정통성 자체를 함부로 훼손시켜선 안된다. 보수 정당은 끊임없이 자기를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 근본을 싸그리 해체, 무시, 와해해서는 안된다.

우리의 뿌리와 정당성은 지켜나가야 한다는 원칙은 확고해야 한다. 나는 정당을 한번도 옮긴 적이 없다. 그런데 내 의지와 무관하게 당은 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으로 옮겨왔다. 대한민국 정치가 안정되지 않았다는 거다. 정치가 불안하고 정치를 불신하는 요인 중 큰 요인이 정당이 정권을 창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당이 정권의 기생물처럼 돼있고 대통령에 의해 정당이 만들어진 게 대한민국의 불행한 정치사다. 박정희가 정권을 잡아 공화당 만들고, 전두환이 '5·17'을 해서 민정당 만들고, 노태우가 대통령 돼서 3당 합당해 민자당 만들고, 김영삼도 대통령 돼서 신한국당 만들고, 김대중도 대통령 되니 새천년 민주당, 노무현도 열린우리당을 만들었다. 정당이 정권의 기생물이 돼오니 한국의 민주주의 기반이 약하고 정당이 굳건한 뿌리내림을 못하고 있는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고 있는 거다.

인위적으로 정계를 개편한다, 정당을 해체하겠다는 얘기가 특히 젊은 소장파 진영에서 나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럴 때일수록, 어려울 때일수록 여기서 우리가 굳건히 발을 딛고 여기서 해소하고 해결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 당대당 통합에 대해서는 열어두지 않았나.
"영입위원장 입장에서 당대당 통합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입장 유보하겠다. 그건 고도의 정치환경 속에서 이뤄지는 거다. 다만 인위적 정계개편, 권력에 의해서나 당선만을 위한 의도적인 정계개편에는 반대하는 거다.

당을 해체하지 않고도 가능한 방법이 많다. 어떤 정치세력이 집단으로 들어온다고 하자. 그 사람들도 뭔가 요구조건이 있을 거다. 그러면 타협해야 한다. 그것은 얼마든지 만들어내고 수용할 수 있다."

- 한나라당의 취약지역인 호남과 충청권에서 대책에는 당대 당 통합도 있지만 상징적 인물을 영입하는 방법도 있다. 어떤 쪽에 무게중심을 두나.
"양쪽 다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 외 다른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지역과 광범위하게 접촉해서 그쪽에 한나라당의 뿌리를 내리는 방법도 있다. 한나라당도 호남에 후보를 내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내가 사무총장 하면서 작년 재보선 때 호남에 후보를 안냈다. 나가봤자 2%, 3% 득표를 하는데 이런 식으로는 백년하청이다. 최소한 두 자리 이상 지지율이 나올 수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호남에서 한나라당의 존재가 보이는 것이다. 10%, 15% 이상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을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그게 세번째 전략이다."

"호남에서 10%, 15% 이상 지지율이 올라갈 사람 내세우는 것이 세번째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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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 박세일 의원이 나간 뒤 당의 큰 그림을 짜는 브레인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윤여준 전 의원과는 접촉이 있나. 작년 박근혜 대표가 도와달라는 얘기를 전했다고 하던데.
"없다. 전혀 없다."

- 윤 전 의원도 영입대상인가.
"내가 아까 이회창씨 얘기하지 않았냐. 역사의 뒤안길에서는 회고와 교훈을 받아야 하는 거다. 그러나 누구든지 활동할 수 있는 문은 열어놔야 한다. 문은 열어놓되, 그 사람에 맞게끔 역할을 주어야 한다. 전면에 나서는 사람도 있고 뒤에서 도와주는 사람, 열심히 봉사하는 사람 등 여러가지 아니겠나.

윤여준씨 하면, 사람들의 선입견이랄까 편견이 먼저 작용한다. 그 양반의 능력이 굉장히 탁월하잖나. '한나라당이 배출한 몇 안되는 책사' 이런 식의 편입견 또는 평가가 내려져 있다. 그런 분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옳으냐 옳지 않느냐는 것은 정치적 판단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면에 나설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그 양반도 그걸 원하지 않나 싶다."

- 윤 전 의원은 당을 쪼갤 각오로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이 어떤 상황에서 쪼개진다는 건가. 당이 혁신되어야 하는 것은 틀림없다. 그런데 나는 개혁이니 혁신이니 이런 말 쓰기도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말 쓰는 사람 중에 제대로 혁신하겠다는 컨텐츠 가진 사람이 없더라. 일종의 정치용어처럼 돼버려서 개혁이나 혁신이라는 것을 가지고 집권당에서 엄청난 재미를 봤지 않나."

- 한나라당에서 개혁되어야 할 1순위를 꼽자면?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대해서 요구하는 게 있을 거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한나라당은 변할 수 있는 데까지 변해야 한다. 4·15 총선 때까지만 해도 개혁 프로그램을 많이 내놨지 않나. 근데 야당이다 보니 뜻만큼 안되는 게 많이 있다. 이런 것들을 꾸준히 추진해서 개발, 보완해야 한다.

국회의원들도 다 스스로 개혁주의자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도 스스로 진보주의자, 개혁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리와 원칙이 많이 훼손되고 있는데, 요즘 그런 말 쓰면 진부한 보수처럼 들리겠지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일어나는 게 진보고 개혁이라고 생각한다.

경쟁과 기회 균등의 원리가 잘못 인식돼 우리나라는 결과에 대한 균등으로 생각한다. 기회를 같게 주면 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는 거다. 모든 것은 우열이 있게 마련인데 경쟁을 북돋우는 사회가 되지 않고 있다. 비경쟁, 평준화, 합리라는 명분 하에 모든 열정이 사라져가는 게 개혁의 암초라고 보고 있다."

- 혁신위와 소장파측에서 조기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는 이유 중에는 당이 확실히 변모한 모습을 보여야 외부 인사도 들어올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그건 반대다. 우리가 정해놓은 규칙이 있다. 특히 당원과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표의 직책과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 박 대표가 내년 6월까지가 임기이니 그 전에 해서 뭘 바꾸겠다는 건가? 박 대표 체제를 해체하겠다는 건가?"

- 인적쇄신을 위해 외부인사영입도 필요하지만 당의 부정적, 수구적 이미지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용퇴를 주장하는 측도 있다.
"영입위원장의 영역은 아니다. 다만 당에는 여러 색깔이 있다. 주된 색깔이 어떤 것이냐는 문제다. 한가지 색깔로만 한다면 그건 정당이 아니다. 정당 자체가 다양해야 하는데 밑도 끝도 없고 방향도 없으면 정당이 아니고 분당이나 파당이다. 마음에 안든다고 해서 나가라고 하는 것 자체가 독단 아닌가. 나이 젊다고 다 진보가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수구적 진보도 있다."

- 당내 영남 출신 의원들의 기득권도 과감히 포기하는 결단도 필요하지 않나.
"좋은 얘기다. 나도 영남 출신인데 포기해야 할 역할이나 기득권이 뭔가. 실제 상황에서 보자면, 영남에는 인재가 많이 모인다. 한나라당 깃발로 나오면 선거가 굉장히 편하기 때문이다. 반면 호남에는 한나라당 깃발을 아무리 흔들어 봐야 당선될 확률이 낮으니 인재들이 안 모인다. 그래서 수십년 동안 한나라당을 지켜온 사람들의 중심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는 거다.

외연 확대가 참 어려운 작업이다. 지금 호남에서는 누굴 모시고오려고 해도 안온다. 아무나 지금 세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시간을 두고 부단히 접촉할 계획이다."

- 박근혜 대표가 TK 출신인데 정치적 파트너를 호남쪽 인물로 하는 것은 어떠냐. 가령 밖으로는 고건, 안으로는 김덕룡 전 원내대표가 있을 것 같은데.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안에도 좋은 사람 많이 있다. 지금은 선거 구도가 아니니까 선거를 의식해서 전략을 짤 필요는 없지만 내부에서도 DR 같으면 능력도 있고 우리로서는 (출신) 지역적으로도 상당히 좋은 지역 아닌가. 우리 취약 지역 출신이고 그쪽에 교두보도 쌓아갈 수 있으니."

"박근혜 리더십은 YS와 이회창씨 중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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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 지난 1년 박 대표 체제를 평가해달라.
"내가 사무총장으로 모셨지만 박 대표는 야당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절에 대표를 맡았다. 박 대표는 내가 아는 정치인 중에서 가장 사사로움이 없는 사람이다. 애국심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다. 그리고 참 사람에 대한 정이 많다. 좀 외로운 환경에서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4.15 총선 때에도 자기 희생적 리더십이 있었다. 사무처 당직자들이 박 대표의 지역 유세 지원 스케줄을 짜면서 놀래더라. 정당에서 20년 있어봤지만 이렇게 자기희생적으로 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내가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은 안가진 것 같다.

자기 약속을 상당히 지키려고 하는 게 굉장히 강하다. 원칙주의자라고 할까? 그게 강하다. 지난 번에 '4대법' 관계로 당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타협하길 바랐는데 박 대표가 끝까지 원칙을 고수했지 않나. 원칙에 강한 스타일이다."

- 박 대표가 이 총리의 제왕적 리더십에 반기를 들고 당을 잠시 떠나기도 했는데 지금에 와서는 그걸 닮아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 이회창씨 얘기를 좀 하자. 내가 이회창씨를 모시고 일한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그 분이 처음 당에서 뭔가 하려고 할 때 기자들이 이런 얘기를 했다. YS나 DJ 같은 카리스마가 없다고. 하지만 YS나 DJ의 비민주적 리더십을 비판하면서 이 전 총재에게 카리스마가 없다고 하는 것은 또 다른 독단과 도그마에 의해 리더십을 발휘하길 바라는, 스스로 모순되는 것 아닌가.

이회창씨는 판사 생활도 오래하고 머리가 너무 좋아서 보고서를 보면 대번에 핵심을 파악한다. 참모들을 능가한다. 그러다보니 일일이 진두지휘하려는 스타일이 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표는 그런 면에서는 YS와 이회창씨 중간 정도에 있다. YS는 제목만 보고도 큰 방향에서 치고 나가는 스타일 아닌가. 내용에 대해서는 참모들에게 과감하게 위임하는 리더십이다. 반면 이회창씨는 그 내용까지도 다 파악한다."

- 박 대표가 당은 제대로 장악했다고 보나
"이회창이나 최병렬 시대와 비교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회의에 참석하는 당직자들이 대부분 선출직이고 자기 기반을 가지고 있다보니 박 대표가 마음에 안들면 팍팍 튄다. 최고의결기구인 운영위원회의에서도 전부 선출된 사람들이라 발언권이 세다. 한나라당의 상황을 달리 봐야 한다.

박 대표는 아마 당을 장악할 의도가 없을 거다. 박 대표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 사심이 없고, 애국적 관점에서 일을 치르고, 자기희생적 리더십이 있다. 여기에 박 대표만큼 대중적 지지기반을 가진 사람이 없지 않나."

-'박근혜 대세론'이 있다고 보나.
"앞으로 2년 반 남은 기간동안 잘 준비해 대선 후보 선출대회를 멋지게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 후보들은 괴롭겠지만 국민적 관심과 열기가 한데 모아지는 쪽으로 가야 한다. 박근혜의 애국심, 이명박의 추진력, 손학규의 예지는 모두 당의 큰 자산이다. 이 조화로움이 힘을 발휘하면 무엇을 못 이루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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