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및 급수증한성수
모의시험과 기출문제를 풀어보니, 너는 평균적으로 150점 만점에 115점을 넘어서더구나. 105점이면 합격하는데 아버지는 왜 그리 불안한 마음이 들었을까?
드디어 시험일 우리는 애써 태연해하며 시험장을 들어섰단다. 그런데 네 어머니와 너의 자리가 앞뒤로 나란히 배치되었더구나. 아버지는 갑자기 불안한 생각이 들었단다.
아버지는 네 어머니를 불렀단다. 네가 절대 어머니를 의지하지 않도록 시험장에서는 아무 말도 못하게 했지. 혹시나 해서 아버지가 네 어머니에게 당부한 다른 말은 네가 더 크면 일러주마. 너희처럼 모자가 함께 응시한 사람들도 드문드문 보이더구나. 시험이 시작되고 아버지는 잔디밭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단다.
40분이 지날 때쯤 네가 나오더구나. 아버지는 네게 호통을 쳤지. 네 어머니는 시간이 끝날 때쯤 마지막으로 나왔던 것을 너는 기억하지! 그래, 아들아! 최선을 다해야지. 아버지가 그렇게 일렀건만 너는 그 사이를 못 참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구나. 아버지는 시험에 불합격한 것보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 네 모습에 화가 난 거지.
이번 시험문제를 풀어보니, 너는 채 100점이 되지 않더구나. 너는 아직 실패가 없었는데…. 안타깝구나! 그러나 실패에 마음을 두지는 말거라. 더욱이 의욕마저 꺾여서는 안 된다. 시험이야 언제든지 다시 치면 되는 것이다. 다행히 지금 또 다른 한자공인 3급 급수자격증에 도전한다고 끙끙대는 너의 모습이 참 보기가 좋구나.
사랑하는 내 아들아!
실패는 앞으로도 자주 너를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좌절해서는 절대 안 된다. 너는 이긴 사람이 되거라! 아버지와 어머니는 목숨이 붙어있는 한, 아니 그럴 수만 있다면 진토(塵土)가 되더라도 너에게 거름이 되고, 물이 되고, 햇볕이 될 것이다.
자! 다시 앞으로 나아가 보자. 고진감래(苦盡甘來),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 사랑하는 내 아들,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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