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무형문화재 마들농요 보존해야

제12회 마들농요 정기공연을 다녀와서

등록 2005.05.19 10:03수정 2005.05.1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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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열두번째로 열리는 마들농요 정기공연
올해로 열두번째로 열리는 마들농요 정기공연박미향
"둘러주소 둘러주소 이논돔배를 둘러주소 이논돔배를 둘러주면 준치자반 주신다네."(마들농요 중에서)


지난 5월 15일 중계근린공원에 마들농요가 울려 퍼졌다. 마들농요란 아파트촌으로 변하기 전 노원지역의 예전 모습인 마들 대평야 지대에서 농사지을 때 부르던 소리다.

현재의 노원구는 90%이상이 아파트 단지로 변한 아파트촌이다. 그러나 예전에는 볍씨만도 800석 넘게 뿌렸던 들판이었다. 그 들판에서 모를 심고 김을 매던 농부들에게 농사의 어려움과 힘겨움을 달래준 것이 바로 소리다.

박미향
오후 1시부터 시작된 공연은 고층 아파트로 둘러싸인 도심에서 보기 드문 우리 가락과 농촌 풍경이었다. 삼베한복차림의 농군들이 맨발로 펼치는 모내기 장면, 상투와 망건, 지게, 머리에 새참 바구니를 인 아낙네의 모습에서 우리 조상들의 옛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

박미향

제주민요연구소의 토속민요
제주민요연구소의 토속민요박미향
먼 제주에서 이른 아침, 비행기를 타고 와 제주토속민요를 들려준 이들의 공연도 재미있었다. 숟가락으로 옹기를 두드리며 가락을 만들고 소리를 뽑는 아낙네의 모습에서 바닷물과 함께 살았던 여인네의 삶이 묻어났다.

은곡공고 3학년 이대형 학생의 상모돌리기
은곡공고 3학년 이대형 학생의 상모돌리기박미향
또 은곡공고 특별활동부 학생들의 농악 솜씨도 선보였으며 징, 북, 장구, 태평소 장단에 맞춘 농악과 민요는 흥을 북돋우어 앉은 이들의 어깨를 들썩거리게 하였다. 우리 국악 장단에 맞추어 덩실덩실 춤을 추는 할아버지들의 모습도 보였다.


특히 마들농요 김완수 예능보유자, 예천통명농요 이상휴 예능보유자, 홍성결성농요 최양섭 예능보유자 등의 소리는 농사에 관한 우리 조상들의 뿌리를 느낄 수 있는 힘을 전해주었다. 고령의 나이인데도 시원하면서도 힘찬 소리는 멋들어져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구경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또 디카폰과 카메라로 촬영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공연을 준비한 마들농요 보존회측의 김완수 회장은 "젊은이들의 관심이 부족해 마들농요의 전수생과 보존회관이 없어 안타깝다"며 젊은사람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이 날 초청을 받아 지방에서 온 전북 고창의 농악, 충남홍성결성농요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20호), 경북 예천 통명농요(중요무형문화재 제 84호)등의 공연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공연자가 많이 보였다. 이를 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마들농요에 대한 문화재청, 구청, 시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느꼈다.

충남 홍성결성농요의 모내기 시연
충남 홍성결성농요의 모내기 시연박미향
오후 6시 즈음 참가자들은 전북 고창의 농악대를 자연스럽게 에워싸고 장구를 치며 발재간을 부리고 춤을 추며 마지막 행사를 펼쳤다. 이들은 서로 처음 보는 사이였지만 마들농요 보존회측에서 준비한 동동주와 김밥 등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인사를 나누었다.

고창이 고향이라는 김화자(60·중계동 롯데아파트 거주)씨는 기계로 농사를 지으면서 품앗이가 없어져 농사를 지으며 함께 부르던 노래가 없어져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서울에서 고향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무척 반갑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국정넷포터와 위민넷에도 송고하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국정넷포터와 위민넷에도 송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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