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m 어린이집 급간식 비리 사건 이후 서울시 지침에 의해 설치된 급간식 보존대서정순
보육시설, 유치원, 학교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부실 급·간식 실태가 언론에서 보도될 때마다 우리 어린이집의 부모들은 과거의 상처와 아픔 때문에 더욱 분노한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일차적인 책임은 국가와 시설 책임자에게 있지만,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소비자로 머무르고자 하는 부모들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음을 공감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부모들은 영유아의 교육이나 학습에 대한 관심은 지나친 반면,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무엇을 어떻게 먹고 있는지, 연령별 교사 대 아동 비율이 얼마인지, 아동 1인당 어느 정도의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지, 어린이집에서 부모의 권리와 의무는 무엇인지 너무나 무관심하다.
어린이집의 내부문제에 대한 부모들의 무관심과 무지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부실한 급·간식으로 배를 곯고, 기본적인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지 않은 보육환경으로 인해 손톱이 빠지거나, 이가 부러지는 등 각종 안전사고를 당한다.
또한 법 규정상으로도 교사 1인당 돌봐야 하는 아동 수가 지나치게 높은 현 상황에서, 정원초과는 보육의 질을 총체적으로 떨어뜨리는 주범이지만 그런 문제에 대한 부모들의 인지도는 매우 낮다. 기본적인 보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게 하는 이러한 보육 환경은 국가와 보육종사자의 직무 유기 외에 부모집단의 무관심, 무지, 무력감, 무저항, 무책임이 어우러진 결과이기도 하다.
현재 이용하는 보육시설에 대해 매우 만족하든 불만족하든, 부모참여 활동은 보육의 질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어린이집에서 정기적으로 하는 반별 모임은 보육교사와 부모 간 이해관계를 절충시켜주며 영아보육의 질을 높여준다. 이런 과정 속에서 보육교사와 부모 간 신뢰도 쌓여간다.
반별 모임에서의 충분한 교류를 통해 그 반을 대표할 수 있는 부모를 뽑고, 그 부모들 중에서 전체 아이 및 부모의 이익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부모대표 운영위원을 선출하면 부모참여의 틀은 갖춰진 것이다.
인터넷에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일상적인 교류를 할 수 있어 더욱 좋다. 어린이집 부모들은 처음엔 낯선 얼굴들이었다 해도 공통의 관심사 때문에 누구보다 쉽게 친해질 수 있고, 아이들 또한 어린이집에 더 잘 적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개정된 영유아보육법에서는 보육시설에 시설장, 교사대표, 부모대표 및 지역사회 인사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최근 여성부가 발표한 전국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어린이집 중 운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는 경우는 16.4%에 불과하고, '향후 설치하겠다'는 의사 또한 35.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보육시설의 부모운영위원회 설치는 부모들의 권리의식과 용기에 달려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형식적인 운영위원회의 구성이 아니라 부모들의 네트워크와 의사결정과정에서의 참여이다. 합리적인 부모들의 참여는 어린이집을 보다 투명하고 민주적, 개방적으로 운영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아이, 부모, 선생님 모두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보육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
중앙보육정보센터 http://www.educare.or.kr/
서울특별시 보육정보센터 http://children.seoul.go.kr/
한국보육교사회 http://kdta.or.kr/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http://www.gongdong.or.kr/jsp/main/index.jsp
덧붙이는 글 | * 이 글에서 말하는 부모는 대부분이 엄마입니다. 대다수의 아빠들은 부모라는 용어에 묻어 무임승차하고 있는 셈이지요. 하지만 아빠들도 육아에 보다 많이 참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부모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리고 부모라는 말에서 소외당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만, 보호자라는 표현 역시 적절한 것 같지는 않아 부모라는 말을 잠정적으로 씁니다.
* 저는 서대문의 보육위원회 부모대표 위원이자 서대문 참여보육 네트워크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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