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품 "포도"와 작가 김백자님박미향
물감에 물을 섞어서 쓰는 수채화 그림은 물의 양에 따라 그 색상의 다양한 변화를 선사해 주었다. 붉은 사과가 발그레한 빛을 띠고 보라빛 청포도의 탱탱한 느낌도 물의 양, 즉 농도조절에 따라 달리 보였다.
물감을 기름에 풀어 채색하는 그림을 유화라고 하고 물에 풀어 채색하는 그림을 수채화라고 한다. 초 중 고 시절 미술 시간에 가장 많이 접한 수채화는 유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준이 낮은 그림으로 잘못 인식되어지는 경우가 간혹 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다. 아마도 수채화 그릴 때에 사용하는 재료, 즉 물감과 물 등의 재료를 구하기 쉬운 탓에 생긴 잘못된 인식이 아닐까?
전시작품 포도를 그린 김백자님에게 왜 물빛이야기라는 전시회명이 정해졌는지 궁금해 물어보았다. 그러자 금방이라도 터질듯, 과즙의 물을 쏟을 것 같은 포도의 느낌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것이 수채화라고 생각한다며 수채화의 좋은 점을 말해주었다.
흔히 수채화는 유화에 비해 가벼운 느낌이 든다고 말하는데 물감을 겹쳐 칠했을 때 안쪽의 색이 은은히 비쳐 보이는 맑고 투명한 느낌은 유화 물감으로는 흉내내기 어려운 것이 수채화의 장점이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