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의 이은미씨는 네 명 중 유일한 기혼자.나영준
- 자신들의 선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혹시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싶은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은미 : 나는 시민단체에 들어 온 것이 대단한 일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변화를 위해 굉장히 적은 금액에 이 일을 선택했다' 식으로 보도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는 것뿐이다. 각자가 각각의 길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 주었으면 할 뿐 이다. 그것이 돈이 됐건 자원 활동이 됐건. 영웅시 될 필요도 없고 각자의 역할을 하는 것뿐이다. 그것이 사회를 위해 상생하는 길 아닐까 생각한다('상생'이라는 마무리 발언에 큰 웃음이 터졌다).
변금선 : 정말 동의한다. 4개월째 일을 하며 많은 사람을 만났는데, 다들 하는 소리가 "어쩌다 여기 오셨어요" "대단하시네요, 고생하십니다" 등이다. 내가 좋아서, 내가 선택해 일을 할 뿐인데 말이다. 나는 돈 주고도 배울 수 없는 일을 돈을 '받아가면서'하고 있다. 물론 본인들이 못하는 일을 우리가 하고 있어 그럴 수도 있지만 '대단하다'고는 보지 않았으면 한다. 나름대로 개인의 생각과 신념이 있는 것이니까.
강수경 : 그것이 NGO단체들이 살 수 있는 정신인 것 같다. '적은 월급을 받고 나 개인이 아닌 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고 있다'라는 마음을 먹으면 이 길에 있을 수 없을 것 같다. 시민단체들이 좋은 활동을 하기위해서는 그런 개인들이 있어야 한다. 그나마 참여연대는 '큰' 단체 아닌가. 우리보다 더 고생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명함도 못 내밀 것 같다.
차은하 : 세상의 잣대로 보자면 이런 곳이 영웅시될 만한 장소다.(웃음) 하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생각하자면 개인의 성장에 있어 굉장히 좋은 곳이다. 성장하려면 좋은 거름이 있어야 하고 그 거름은 사람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곳에 있는 회원, 임원, 간사 등은 모두 훌륭한 밭이고 거름이다. 혹시 도전하시고 싶은 분들은 그걸 꼭 알아주었으면 한다.
대담을 마친 그녀들은 유쾌했다. 강수경씨는 출근 첫 날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며 "혹시 그 곳에서 남자가 말을 걸면 대답도 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NGO와 NGO의 결합을 우려하셨나 보다"라는 이야기를 꺼내서 다시 한 번 분위기를 '뒤집어' 놓았다.
그런가 하면 변금선씨는 "우리 단체에서 주장하는 최저임금의 상향수준 보다 임금이 적다"면서도 내내 표정은 즐거워 보였다. 그녀가 바라는 건 참여연대의 주장이 관철되면 자신의 월급도 따라 오르는 것 이라고.
연금과 적금 이야기에 열을 올리고 "이번 달에 적자를 겨우 면했다"면서도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 모습은 여느 직장인들과 다를 바 없었다. 이윽고 다음 달 상여금이 나온다는 이야기에는 "아싸!"하며 일제히 환호성이 터졌다. 마지막 기념 촬영, 결코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여성 직장인들의 미소가 카메라를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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