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면 재테크, 남이 하면 땅투기?

민주노동당, 부동산 투기의혹 받는 전여옥 대변인에 '설욕 논평'

등록 2005.06.13 10:13수정 2005.06.1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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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땅 투기를 해서 십수억원과 수억원의 매매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의 부동산 투기라면 거의 전문가를 방불케 하는 솜씨이다. 그 수법이 투기전문 복덕방 주인의 수첩에 올라있는 전문가 못잖은데 또 한번 놀란다."

이같은 비판은 최근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고있는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이 지난 4월 1일 낸 논평이다.

당시 <조선일보>가 김원웅 열린우리당 의원과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의 부동산 투기의혹을 보도하자 전 대변인은 "이들은 평소 가장 세상에서 깨끗하고 티 한점도 톡톡 털어낼 듯이 행세해 온 개혁의 상징을 자부했던 사람"이라며 "세상에 믿을 사람 어디 있나"고 꼬집었다.

그러나 당시 전 대변인의 비판은 최근 자신에게 쏟아지는 투기의혹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내용이다.

전 대변인은 당시 논평에서 "열린우리당 의원이나 민노당 의원 둘 다 땅을 사서 (편법적인) '위장전입'이란 방법을 아무 거리낌없이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전 대변인의 남편 이씨는 일반인이 살수 없는 농지에 집을 짓기 위해 농업인 명의로 집을 지어 소유권을 이전받는 방식으로 편법 신축을 했다.

또한 전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노당 의원이 수용가능성이 엿보이는 낡은 집을 사들여 보상을 받고 이축권까지 받았다"며 투기 의혹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씨는 농가주택에 들어간지 1년이 지난 2004년 5월, 6억원을 받고 땅과 집을 경기도에 매각했다. 농지로 수용됐다면 보상금은 평당 82만원 정도로 대략 1억 9000여만원에 불과했겠지만 농가주택을 지었던 덕에 4억여원의 추가보상을 받은 셈이다.

최근 투기의혹이 불거지자 전 대변인은 "전원생활을 하기를 희망하다가 부동산의 말만 믿고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서 부동산을 구입했고, 시골집으로 이사해서는 이웃들과 친밀하게 교류하며 농사도 짓고 닭도 키웠다"고 강조했다.


당시 투기 의혹이 보도된 직후 김 의원은 정치생활 중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최 의원은 남편의 건강과 귀농생활을 위해 농가주택을 지었다고 밝혔다. 특히 최 의원은 땅 매각에 대해 "남편의 암이 악화되면서 치료비가 부족해 땅을 팔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타자에게는 즉흥적 독설, 학벌 귀족은 열외시키는 엘리트주의?"

전 대변인의 입장변화에 대해 민주노동당도 "우리는 지난 봄 당신이 한 말을 알고 있다"며 설욕전에 나섰다.

김성희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12일 논평에서 "지난 봄 한 일간지가 민주노동당 의원에 대해 악의적 왜곡 보도로 투기 의혹을 제기했을 때, 전여옥 대변인은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인신 모독성 독설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부대변인은 "전 대변인과 똑같이 저열한 방식으로 입심이나 자랑하는 수준낮은 정치를 할 생각은 없다"며 "그러나 전 대변인이 부동산 실명제법과 농지법 위반 등 편법 의혹에 대해서 납득할 만한 해명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부대변인은 "전 대변인은 스스로 내뱉은 말에 대해 '엘리트'답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타자에게는 즉흥적 독설을 마다 않는 무모함이 왜 스스로에게는 해당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학벌 귀족은 비판 대상에서도 열외시키는 것이 엘리트주의인가"라고 꼬집었다.

땅투기 의혹이 '만우절 거짓말'이었음 싶다
[전여옥 대변인 올 4월 1일자 논평]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의 두 의원이
땅 투기를 해서 십수억원과 수억원의
매매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의 부동산 투기라면
거의 전문가를 방불케 하는 솜씨이다.

열린우리당 의원이나 민노당의원 둘 다
땅을 사서 ‘위장전입’이란 방법을 아무 거리낌 없이 썼다.
한술 더 떠 열린우리당 의원은
‘상속재산’이라고 위장취득 배경까지 구성했다.

민노당 의원 역시 그에 질 수 없는지 땅을 사고 위장전입하고
수용가능성이 엿보이는 낡은 집을 사들여
보상을 받고 이축권까지 받았다.
그러나 그 민노당 의원의 화려한 부동산투기 여정은
거기에서 끝낼 수 없었다.
다시 그 집을 짓기 무섭게 인근 밭 2000평과
패키지로 되팔아 무려 12억원을 챙겼다.

그런데 이들은 평소 어떤 의원들인가?
가장 세상에서 깨끗하고 티 한점도
톡톡 털어낼 듯이 행세해 온 개혁의 상징을 자부했던 사람이다.
웬만한 공격에는 ‘배고파 봤냐?’고 되묻는
분배와 가난을 숙명으로 여기는 것처럼 처신해 온 사람이다.

시도 때도 없이 하도 요란을 떨었기에
국민들은 입을 딱 벌리고 명단을 확인하면서
그 수법이 투기전문 복덕방 주인의
수첩에 올라있는 전문가 못잖은데 또 한번 놀란다.

오늘 만우절이다.
차라리 이들의 대한 보도가 만우절의 장난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세상에 믿을 사람 어디 있나?
개혁? 분배? 차라리 ‘땅 투기이즘’과 ‘철면피주의’를 외치는 것이
최소한 인간답지 않는가?


2005. 4. 1
한 나 라 당 대 변 인 전 여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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