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의 제왕 마이클 잭슨, 성추행 등 무죄 판결

배심원 "확실한 성추행 증거 없어"... 검사 "판결에 매우 실망"

등록 2005.06.14 10:44수정 2005.06.1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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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의 침실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소년 납치, 성추행, 불법 감금, 공갈 등 총 10건의 혐의로 기소되어 지난 3개월 반 동안 재판을 받아 왔던 팝의 제왕 마이클 잭슨(46)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주요 신문들이 13일 인터넷판 머릿기사로 일제히 보도했다.

마이클 잭슨은 무죄 판결을 받고 법정 밖에서 서로 포옹하고 눈물을 흘리며 환호하고 있던 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는 대기하고 있던 검정색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을 타고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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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의 무죄 판결을 전한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이번 잭슨의 무죄 판결은 양측에서 각종 증거를 제시하며 14주 동안을 끌어오던 법정 공방을 끝내고 배심원들이 심리에 들어간 지 일주일만에 나왔다.

마이클 잭슨은 지난 2003년 2월 자신의 사유지이자 놀이동산인 네버랜드에서 당시 암 투병 중이던 13세 소년에게 술을 먹이고 포르노를 보여 주며 자위 행위를 유도하고 성기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로 소년의 어머니에 의해 피소됐다. 그는 이외에도 당사자인 소년의 가족을 불법 감금하고 공갈 협박한 혐의로도 피소됐다.

그러나 토마스 메서로우를 주축으로 하는 잭슨 측 변호인단은 소년의 가족이 돈을 우려내려는 의도에서 증거를 조작하는 등 모함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재판에서 로드니 멜빌 판사가 읽은 판결문에서 배심원들은 "세계의 눈이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는 철저하고 세심하게 모든 증거물을 검토했다"면서 이번 무죄 판결이 심사숙고 끝에 내려진 것임을 밝혔다. 한 여성 배심원은 판결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욱 더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를 기대했으나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여섯 명의 아이들을 두었다고 밝힌 남성은 <뉴욕타임스>에서 "잭슨이 이번 사건의 심리 동안에 수차례 병원에 입원하는 등 고통을 겪자 배심원들이 동정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스네돈 검사 "판결 결과에 매우 실망"

이번 사건을 총 지휘한 샌타바버라 카운티 토마스 스네돈 검사는 판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판결에 매우 실망했다"면서도 "그러나 37년 동안 나는 단 한 차례도 배심원들의 판결에 이의를 제기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해 판결에 승복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 2003년 11월 18일 잭슨의 성추행 사건 수사에 들어간 후 잭슨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9개월 동안 각종 증거를 수집했다. 그는 잭슨의 네버랜드 침실을 비롯 수백 컷의 사진 촬영을 비롯, 포르노 잡지, 음란한 모형을 한 인형 등 수백가지의 증거물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잭슨의 변호사들은 이같은 증거물들은 잭슨에게 나쁜 이미지를 심어 주어 판결에 영향을 주려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특히 고소인인 소년과 그의 형제들, 그리고 그의 어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잭슨을 유죄로 몰아가고 있다고 항변했다.

지난 3일 검찰이 '결정적 증거'라며 소년이 경찰에서 인터뷰한 내용이 담긴 비디오를 배심원들에게 제시하자 일각에서는 잭슨의 유죄 판결을 조심스럽게 점치기도 했다. 한 시간 분량의 이 비디오에서 소년은 잭슨이 어떻게 자신을 유혹해 성추행했는지를 상세히 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8명의 여성과 4명의 남성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오후 3시 30분(미 동부시간)에 심의 결과를 판사에게 이송했으며 판결은 4시 45분경에 있었다. 로드니 멜빌 판사는 법정에 카메라 반입을 금지 시켰으며, 라디오 생중계만을 허용했다.

다소 수척하고 초췌한 모습을 한 잭슨은 그의 누이인 재닛 잭슨과 함께 보디가드들의 보호 아래 오후 1시 45분 법정 건물 앞에 도착했다. 잭슨이 도착하자 그의 팬들은 여기저기서 "잭슨은 무죄!"라며 함성을 질러댔다.

이번 재판에는 총 140명의 증인들이 법정 증언했고 600여 가지의 증거를 제시하며 각각 잭슨측과 소년측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증인들 가운데는 엘리자베스 테일러, 맥컬리 컬킨, 잭슨의 전 부인 데보라, 방송인 제이 레노 등 유명인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날 재판을 취재하기 위해 미국의 주요 방송국들은 헬기를 띄워 잭슨이 그의 집을 떠나 법정으로 향하는 장면들을 생중계했다. 또 법정 밖에서는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몰려든 2800여명의 기자들이 이번 재판을 취재했다.

덧붙이는 글 | koreaweeklyfl.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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