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8개월간의 해외도피 생활을 접고 14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취재진들에 둘러싸여 서초동 대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15일 오전 10시부터 김우중(69)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한 이틀째 조사를 시작했으며, 이날 밤늦게 또는 16일 새벽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김 전 회장이 대우그룹 계열사 중 대우자동차와 대우중공업, 대우전자 등 3개사에 대한 분식회계를 지시한 혐의 및 사기대출 관련 부분에 대해 집중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지난 1997∼1998년도 ▲대우자동차의 4조400억원 분식회계 및 이를 근거로 한 1조7200억원 사기대출 ▲대우중공업의 5조원대 분식회계 및 1조4000억원 대출사기 ▲대우전자의 3조7000억원 분식회계 및 9500억원 대출사기 등에서 지시 및 주도한 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검찰 수사관계자는 "전날(14일) 김 전 회장을 상대로 ㈜대우의 지난 97∼98년 분식회계 및 사기대출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며 "김 전 회장은 조사에서 27조원의 분식회계와 5조7000억원의 사기대출 혐의 등에 대해 전체적으로 시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검찰조사에서 영국 내 비밀 금융조직인 BFC(대우 런던법인)를 통해 200억달러(당시 환율기준 25조원)를 빼돌린 혐의에 대해 "모두 해외법인 차입금 변제에 사용됐지 개인적으로 유용한 적은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찰 수사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25조원이 해외로 빠져나간 부분은 인정하는데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신고없이 돈이 유출된 것은 그 자체가 위법(외국환 관리법 위반)이므로 조사과정에서 (김 전 회장을) 설득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BFC를 통해 유출된 200억 달러 중 해외법인 차입금 변제 등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187억 달러 이외에 미확인된 13억달러(1조5000억원)가 어떻게 쓰였는지 출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우중 전 회장은 '이중국적자'... 김 전 회장 "라면 먹고 싶다"
또 검찰은 전날(14일) '임시여행증명서'로 입국한 김 전 회장의 국적에 대해 이중국적자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지난 1987년) 프랑스 여권을 취득하고도 한국 정부에 상실신고를 하지 않아서 아직 한국 국적이 취소되지 않았다"며 "그동안 이중국적자로 생활해 왔고 앞으로 프랑스 국적을 포기하지 않겠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전날(14일) 대검찰청 11층 1113호 중수부 조사실에서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11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고, 밤 11시께 수면에 취했다고 한다. 또 김 전 회장은 오늘(15일) 오전 7시경 일어나 아침식사로 미역국을 먹은 뒤 오전 10시부터 다시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어젯밤에 라면이 먹고 싶다고 해서 김치찌개에 라면사리를 넣어 줬다"면서 "직접 (그를) 보니 왜소해 보여 측은감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그는 "김 전 회장은 7∼8시간의 수면을 취했다"며 "첫날보다 식사량도 늘었고 기력이 많이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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