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절약 캠페인(출처: www.hojuonline.net)
가뭄으로 인한 물난리는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도시들도 물 비상에 걸렸다. 시드니의 와라감바 댐은 36%까지 수위가 내려갔고 멜버른을 지탱하는 대규모 댐도 절반은 말랐으며 서부의 대표 도시 퍼스의 물 보유량도 25%가 줄어든 상태다.
시드니의 주요 상수도원인 와라감바 댐의 수위가 급속도로 떨어짐에 따라 시드니 수도국은 오는 7월 1일부터 강제 절수를 위해 부적절한 수돗물 사용자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1960년에 완공된 이후 지난 1968년만 해도 저수 보유량이 넘쳐 많은 양의 물을 방수했던 것을 상기하면 격세지감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사실 와라감바 댐은 인구 1백만 명의 식수량을 보유할 수 있을 뿐, 4백만을 웃도는 현재 시드니 인구에 충분한 물을 공급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정부의 강제절수정책에 따르면 각 가정은 정원 잔디에 스프링클러를 사용할 수 없으며 주 2회에 한해 호스로만 물을 줘야 한다. 그밖에 수돗물을 틀어 놓고 자리를 비우거나 사용하지 않는 호스나 수도꼭지에서 물이 떨어지는 것을 방치할 경우, 주차 공간 등의 시멘트 바닥에 물을 뿌릴 경우 각각 220달러의 벌금을 물게 된다.
세차를 할 때는 양동이에 물을 받아서 하되 호스를 사용할 수 없으며, 만약 수돗물을 훔칠 경우 22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어느 날 수도꼭지를 틀었을 때 물이 안 나오면 어쩌지?
한편 시드니 인근의 도시인 골번 주민들의 하루하루는 그야말로 물과의 전쟁이다. 호주 내륙에 가까운 탓에 가뭄피해가 더 큰 것. 지역 사회의 공동 수영장은 폐쇄된 지 오래며 집 마당의 잔디는 이미 모두 타 죽어 지난 2년 동안 깎을 필요가 없었다.
이 지역 4인 가족은 평소 두 사람 분에 불과한 하루 550리터의 물로 생활하고 있다. 그나마 공급량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주부들은 스톱워치를 가지고 다니면서 식구들을 감시한다. 1명당 샤워 시간이 3분을 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물은 한마디로 금'이라고 표현한다. 어느 날 아침 수도꼭지를 틀었을 때 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때는 정말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상태다. 주민들은 최선을 다해 물을 절약하고 있지만 올 연말이면 골번의 저수량은 완전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호주를 덮친 가뭄의 실상은 주택에서도 살필 수 있다. 지나치게 건조한 기후 때문에 가옥 골조가 뒤틀리거나 금이 가고 심지어 갈라지는 일이 속출하고 있는 것. 전국의 가옥주들은 이번 가뭄을 일종의 천재지변으로 여기고 있다. 건조한 날씨가 집의 뼈대조차 변형시켜 재산의 손실을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전국의 약 10% 가옥이 가뭄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는 점점 확산될 것으로 보이며 집수리 비용으로만 총 6억 달러 이상이 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집이 갈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습도 유지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집 둘레에 키 작은 관상용 식물을 심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가뭄 원인은 엘니뇨, 호주 전역 '영구가뭄지역' 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