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정신 이어받아 통일에 기여해야"

백범 서거 56주기 추모행사 열려

등록 2005.06.26 17:25수정 2005.06.2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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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주둔 연장을 자기네의 생명연장으로 인식하는 무지몰각한 도배들은 국가 민족의 이익을 염두에 두지 아니하고 박테리아가 태양을 싫어함이나 다름없이 통일정부 수립을 두려워하는 것이다."(1948년, 백범 김구)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으로 한평생을 조국독립을 위해 헌신했으며,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에 온몸으로 저항하였던 백범 김구 선생. 분단세력에 대해 민족의 이름으로 질타하던 백범은 1949년 6월 26일 안두희의 흉탄에 숨을 거두고야 말았다.

백범의 사진을 보면 마치 "나는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다가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의 구차한 안일을 취하여 단독정부를 세우는 데는 협력하지 아니하겠다"고 하는 뜨거운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
백범의 사진을 보면 마치 "나는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다가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의 구차한 안일을 취하여 단독정부를 세우는 데는 협력하지 아니하겠다"고 하는 뜨거운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이민우
어언 5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백범 서거일(6월 26일)을 하루 앞둔 지난 25일 오후 수원에 있는 경기대학교에서 '백범 김구 주석 서거 56주기 추모행사'가 백범정신실천겨레연합과 민족문제연구소 경기남부지부의 공동주최로 열렸다.

이날 추모행사 참가자들은 "백범 김구 선생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애국애족정신을 몸소 실천으로 옮긴 민족지도자였다"면서 오늘날 백범 정신을 이어받아 통일에 기여하는 삶을 살자고 다짐했다.

추모행사는 전태일 열사의 모친인 이소선 여사를 비롯해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 선생,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 경기대 이태일 총장 등 각계인사 8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어린이들이 부르는 통일 노래 <우리의 소원>을 들으면서 한 새내기 부부는 이런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우리가 낳은 애가 저 정도 컸을 때는 더 이상 저런 노래 부르지 않도록 해야하지 않겠냐"고.
어린이들이 부르는 통일 노래 <우리의 소원>을 들으면서 한 새내기 부부는 이런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우리가 낳은 애가 저 정도 컸을 때는 더 이상 저런 노래 부르지 않도록 해야하지 않겠냐"고.이민우
이날 행사에는 지난 1948년 한국독립당의 대표 자격으로 백범 김구 선생 등과 함께 평양에서 열린 남북제정단사회단체연석회의에 참석했던 통일운동가 고 신창균 선생의 부인인 오향복 여사가 추도사를 해 참가자들은 숙연하게 했다.

오향복 여사는 "부족한 제가 오늘 행사에 참여하게 돼 감개무량하다"면서 "당시 김구 선생께서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이 나라가 이렇게 되진 안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오 여사는 "김구 선생님은 제가 20대 초반 시집 와서 자주 뵈었다"면서 "돌아가시기 1주일 전에 둘째 아이를 가졌을 때 선생께서 직접 과일을 깎아 주시며 열심히 살라는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경기대 이태일 총장은 추도사에서 "김구 선생은 외세에 의해 민족이 분단되는 과정을 보시고 결코 분단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목숨을 바치신 분"이라 강조한 뒤, "6·15공동선언 이후 남북 사이엔 많은 교류가 있음에도 외세는 이 땅의 통일을 바라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김구 선생의 뜻을 따를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족문제연구소 경기남부지부 신용승 지부장은 "제가 15살 때 김구 선생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한없이 울었던 게 기억난다"고 말문을 연 뒤, "백범 선생의 뜻대로 초지일관한 삶을 살진 못했지만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민족정기를 살리기 위해 힘쓸 것임을 다짐했다.

"백범사상은 통일헌법의 기본이념"

삼균주의란?

삼균주의는 개인과 개인,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간의 균등을 말한다.

이중 개인간의 균등은 정치와 경제·교육의 균등을 통해 이룰 수 있고, 민족간의 균등은 민족자결을 통해, 국가간의 균등은 식민정책과 제국주의를 부정해 침략전쟁을 금지함으로써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삼균주의는 1941년 11월 발표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대한민국 건국강령에서 임시정부의 기본이념이자 정책노선으로 확정됐다.
한편 이날 추도행사에서는 백범정신실천겨레연합 홍원식 사무처장이 '통일헌법 이념으로서의 백범사상'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홍원식 처장은 "김구 선생이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 시절 국시이던 '삼균주의'를 기초로 좌우통합정부 구성에 실제 성공한 바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면서 "삼균주의는 조소앙의 사적 이념체계가 단정할 수 없으며, 오히려 그 태동과 발전환경은 한국독립당과 임시정부 속에서 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백범이 '최후의 순간'까지 '통일조국의 청사진'으로 제시한 바 있는 '민족주의적 삼균주의'는 미래 지향적인 21세기 통일한국 헌법이념으로 거듭날 필요가 절실하다"면서 "제3의 헌법이념인 삼균주의야말로 피상적인 통일논의를 뛰어넘어 실질적 통일논의의 출발점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인터넷신문 참말로(www.chammalo.com)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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