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생태문화기행을 가다

등록 2005.07.04 19:35수정 2005.07.0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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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박정렬 선생님께서 불타버린 낙산사 소나무 밑둥에서 새롭게 올라오고 있는 소나무 순을 직접 그렸다.
화가 박정렬 선생님께서 불타버린 낙산사 소나무 밑둥에서 새롭게 올라오고 있는 소나무 순을 직접 그렸다.홍순종
우리 나라는 산악이 전체 국토에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그 국토 어디에도 흔히 볼 수 있는 소나무가 재선충이라는 병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그 죽어가는 소나무를 살리고 영원히 보호하기 위해 솔바람 모임이 탄생이 되었다. 올해로 솔바람 모임과 <문화일보>가 소나무 생태 문화기행을 3회째 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지정한 천연기념물 중 소나무만 42종이라고 한다. 그 만큼 소나무의 중요도가 크다는 증거다. 그 고고하고 정결한 소나무를 찾아 떠나는 문화기행이라 마음이 설렌다.

7월 2일 토요일 오전 8시 <문화일보> 앞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명단을 체크하고 우리는 1호차에 올랐다. 차량이 두 대가 있었는데 1호차엔 문화, 예술, 언론, 학계에 계신 분들이 탑승을 하고 2호차엔 <문화일보> 독자들이 탑승을 하였다. 정각 08시 출발을 하였다. 시원한 도로를 따라 달려가는 버스 안엔 서로 인사를 나눈 다음 오늘 첫 방문지가 지난 4월 산불로 인해 폐허가 된 낙산사라고 하였다.


서울을 벗어난 버스는 시원한 물줄기를 이룬 팔당호를 지나 산속으로 접어들었다. 한계령을 올라가기 위해 엔진 소리가 더 커지는 것 보다 비가 내리지 않는 것에 관심이 더 많았다. 한계령에 올라서니 시원한 동해 바다가 보이자 사람들 마음이 동요되는 것 같다. 그것도 잠시 꼬불꼬불 내리막을 내려가는 버스가 자주 브레이크를 밟자 다들 긴장을 한다.

홍순종
정오가 될 때 우리들은 불탄 흔적이 뚜렸한 낙산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불타버린 현장은 그야말로 암흑이었다. 그 시커먼 소나무 숲 아래 새 생명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울창했던 소나무 숲이 한 순간 방심으로 저렇게 폐허가 되는 구나 생각하니 다시 한 번 산불에 대해 경각심이 들었다.

그런 우리들을 모아 김용하 동부지방산림관리청장님께서 산불 피해가 얼마나 처참한 것을 강조하고 현재 불타버린 낙산사 복구 작업은 약 50% 정도 되었다고 한다. 도로와 도로 사이가 약 5미터 정도인데, 그 넓은 곳을 불꽃이 뱀 혀처럼 날름거리다가 옮겨가게 된 것은 강한 바람 때문이라고 한다.

불탄 흔적이 여기저기 많았지만 보물로 지정 된 동종은 그 흔적도 없이 녹고 밑동만 있었다. 그곳부터 시작한 낙산사 전체가 화마가 지나갔던 흔적들이 여기저기 많았다. 보는 사람들 모두 한숨을 쉬었다. 다행인 것은 정부와 불교계, 신도들을 위주로 빠른 복원이 되고 있다는 것에 안위를 삼고 또 고무적인 것은 소나무들이 새 순이 나오고 있는 현장을 보고 그곳을 떠났다.

두 번째 방문지는 강릉시 진고개 명주 삼산리 소나무(천연기념물 350호)를 찾아갔다. 꼬불꼬불 산고개를 넘자 평지가 나타났다. 바로 도로 옆에 그 자태가 웅장한 소나무 한 그루가 보였다. 몸통에서 두 갈래로 뻗은 소나무 수령이 300백년을 넘었다고 한다. 고령이라 활발한 활동력이 약해 나무병원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보는 소나무를 가볍게 보았는데 막상 오늘 소나무에 대해 강의를 듣고선 마음이 바뀌었다. 우리 소나무를 잘 보호해야 겠다고 말이다.


홍순종
이번에는 2000년 동해 산불 피해 지역과 복구 작업을 했던 곳을 방문하였다. 산불에 처절하게 몸부림 쳤던 군상들을 바라보니 내 가슴이 미어진다. 그런 군상들을 제치고 새로운 생명들이 형성되고 있었다. 저렇게 10년이 지나면 울창한 숲이 된다고 한다. 가능 길에 산림 묘목장을 견학하였다. 종자가 좋은 씨를 받아 묘목장에서 7개월 정도 키우고 바로 산으로 간다고 한다. 과거에는 2년을 길러 묘종을 하였는데 지금은 시간을 많이 단축했다고 한다.

곳곳에서 소나무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 방문지인 울진 행곡리의 처진 소나무(천연기념물409)를 보러갔다. 이곳에 도착하니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밝은 대낮에 보면 더 좋았을 법한데 그래도 어둠속에 우뚝 솟은 소나무 위상도 좋았다. 소나무 아래는 효자비를 모신 서낭당이 있었다. 이것으로 오늘 방문지는 끝이 났다. 우리가 묵을 통고산 자연 휴양림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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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의 역사는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저도 오마이뉴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 내 삶의 역사를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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