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서울에 있는 여러 개의 공원 중에서 가장 독특하게 조성된 것을 고른다면 바로 월드컵공원을 들 수 있습니다. 평화의 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이라는 5개의 테마파크가 한데 어우러진 곳이 바로 월드컵공원입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온 국민의 애정과 열정이 집중되었고, 그 뒤에는 마포구와 서대문구를 비롯한 많은 서울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공원이 특별한 것은, 그것이 아름다운 테마파크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서울시의 쓰레기가 산처럼 버려지던 바로 그곳에 동식물들이 인간과 함께 숨쉬는 공원을 조성했기 때문이지요. 큰사진보기 ▲평화의 공원 풍경 : 깔끔하게 단장된 계단이며 나무들이 인상적이다. 뒤쪽에 하늘공원으로 향하는 계단이 보인다.이호준 우리 가족이 주로 나들이하는 곳은 이 테마파크들 가운데에서 평화의 공원입니다. 그곳에는 소나무, 졸참나무, 느티나무, 자귀나무, 산딸나무, 배롱나무, 미루나무, 자작나무, 버즘나무 등 온갖 종류의 나무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반겨주기 때문이지요. 그들의 일상을 만나게 되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고 고요해진답니다. 큰사진보기 ▲이팝나무 : 하늘과 어우러진 꽃이 마치 선녀의 날개옷 같다.이호준 큰사진보기 ▲소나무 : 작은 아기 구과들이 터져나오듯 머리를 내밀었다.이호준 사실 평화의 공원을 찾는 것만으로도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은 충분한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하나만 덧붙이면, 자연에 대해 그리고 우리 자신의 삶에 대해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평화의 공원에 자리한 수많은 나무와 풀들을 유심히 바라보거나 그들의 몸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이지요. 비록 자연적으로 조성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땅이 과거에 침출수와 쓰레기로 얼룩졌던 곳이기에,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라 할지라도 매우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큰사진보기 ▲민들레 홀씨 : 남매가 함께 자리했다. 이들이 품은 씨앗들은 어디로 날아갈까?이호준 이런 이유로 우리 가족은 평화의 공원을 찾을 때마다 분수가 안개 옷을 펼치는 곳보다는, 주로 나무들이 팔을 벌리고 있는 곳을 찾습니다. 거기서 그들이 때마다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보며 신기하게 여기며 어루만져 준답니다. 큰사진보기 ▲꼬리조팝나무 : 이 꽃을 보기 위해 꼬리조팝나무를 그렇게도 찾아다녔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이호준 큰사진보기 ▲단풍나무 : 나뭇잎과 열매 모두 예쁘다. 평화의 공원에서 한 가닥 하는 얼짱이다.이호준 요즘에는 싱싱한 여름을 맞아 평화의 공원 가족들이 식구 늘이기에 한창입니다. 화려한 꽃을 피우는 꼬리조팝나무 같은 녀석이 있는가 하면, 단풍나무처럼 가지마다 주렁주렁 달린 실핀들을 하늘로 날려 보낼 준비를 하는 녀석도 있습니다. 게다가 뱀딸기처럼 몸을 잔뜩 웅크리고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숨바꼭질 놀이를 하는 친구들도 있고, 산딸나무처럼 순결한 백색 드레스를 입고 미래를 꿈꾸는 친구들도 있지요. 큰사진보기 ▲뱀딸기 : 몰래 숨어 있던 녀석을 찾아냈다.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이호준 큰사진보기 ▲산딸나무 : 꼬리조팝나무와는 또 다른 화려함을 뽐낸다. 백색의 미학이라고나 할까.이호준 하지만 마치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들처럼 열을 맞춰 풍성한 내일을 기약하는 친구들도 있지요. 바로 보리입니다. 비록 농부들이 가꾸거나 어루만져주지는 않지만 괴롭히는 이 없이 자기 나름대로의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을 보며,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사진보기 ▲보리 : 보리가 땅의 기운을 먹고 이만큼 자랐으니 이 땅의 생명력을 확인할 수 있다.이호준 평화의 공원에 이런 놀랄 만한 생명의 기운들이 숨쉬고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기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 하나의 생명도 숨쉬지 못할 것 같던 땅에 자연의 아이들이 삶을 잉태하고, 그때부터 우리 인간들도 자연이 준비해놓은 잔치에 참여하기 위해 하나 둘씩 모여들고 있습니다. 큰사진보기 ▲뭔가를 가리키는 아이 : 어른들은 보기 힘든 생명의 기운을 발견한 것일까?이호준 척박한 땅에서 꿋꿋이 살아남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자연의 군사들처럼, 적어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만큼은 평화의 공원 주인 자리를 그곳에 먼저 자리한 생물들에게 내어주는 아름다운 열매를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풀 한 포기조차 예사롭지 않은 땅, 이곳 평화의 공원은 앞으로도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싱싱한 공기와 풍경을 선사할 겁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1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이호준 (hjmn) 내방 구독하기 이 기자의 최신기사 정동에서 덕수궁까지, 행복과 산책하세요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망언도 이런 망언이..." 이재명, 김문수·김광동·박지향 파면 요구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생명을 품은 곳, 평화의 공원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사과하기 위해 왔습니다" 그날 서점은 눈물바다가 됐다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윤석열 당선', 정당성이 흔들린다 5년 전 스웨덴에서 목격한 것... 한강의 진심을 보았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생산물량 일부 해외 이전 결정... 협력사 '비상'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