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백야도, ‘다리박물관’의 출발점

여수∼고흥반도 연결 11개 다리 가운데 첫 번째... 사도·추도 등 섬도 유혹

등록 2005.07.11 11:45수정 2005.07.11 14:37
0
원고료로 응원
여수시 화정면 백야도와 화양면 안포리 사이 바다. 멀리 보이는 다리가 '백야대교'다.
여수시 화정면 백야도와 화양면 안포리 사이 바다. 멀리 보이는 다리가 '백야대교'다.이돈삼
‘섬’이란 주위가 수역으로 둘러싸인 육지의 일부를 일컫는다. 물로 둘러싸였으니 오가려면 배를 타야하는 번거로움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 어쩌면 그런 번거로움 때문에 더 신비롭게 느껴지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해안의 비경을 여행하는데 배편은 낭만스럽기는 하지만 바람이 심술을 부릴 때면 여행을 포기하거나 발길이 묶이는 경우가 허다해 낭패를 보기도 한다.

하지만 국토 확장이니 도서 개발이니 해서 섬 아닌 섬이 된 곳이 여럿 생기면서 오가기 편리한 섬들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섬이 가진 매력을 십분 발산하면서도 날씨에 관계없이 차로 쉽게 오갈 수 있으니 그 매력이 더해졌다. 해안과 섬의 비경도 드라이브하며 돌아볼 수 있게 됐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설렘이 가득할 수밖에.


여수 백야도가 그런 섬의 첫 손가락에 꼽힌다. 지난 봄 육지와 연결된 것. 이 다리는 여수시 화양면 안포리와 화정면 백야도를 잇고 있다. 지난 2000년 6월 공사를 시작한 지 3년 10개월만에 준공된 것이다. 백야대교는 여수와 고흥을 연결할 11개 다리 가운데 첫 번째다.

백야도에서 본 '백야대교'. 이 다리가 놓이면서 백야도 사람들의 생활이 많이 바뀌었다.
백야도에서 본 '백야대교'. 이 다리가 놓이면서 백야도 사람들의 생활이 많이 바뀌었다.이돈삼

몽돌밭 해변 옆에 자리하고 있는 계단식 논.
몽돌밭 해변 옆에 자리하고 있는 계단식 논.이돈삼
길이 325m, 너비 12m의 닐센아치교 형식으로 된 이 다리를 건설하는데 들어간 돈은 모두 350억원. 주변의 크고 작은 섬과 푸른 바다가 함께 조화롭게 어우러져 미관도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야대교에 이은 두 번째, 세 번째 다리는 여수 적금도와 고흥 영남간, 여수 돌산도와 화태도간에서 가설되고 있다. 돌산∼화태도간 화태대교(길이 460m)는 서해대교와 같은 사장교 형태로, 적금∼영남간 팔영대교(길이 1340m)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와 같은 현수교로 건설하고 있다.

또 여수 개도∼월호간(개도대교)과 월호∼화태간(월호대교)은 올해 기본설계를 완료한다. 나머지 6개 구간은 중앙부처의 지원을 받아 오는 2012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게 전라남도의 방침이다. 11개 교량 건설에는 총 1조 48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고.

다리가 놓인 이후 백야도에는 주말과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낚시를 하려는 뭍사람들이 찾고 있다.
다리가 놓인 이후 백야도에는 주말과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낚시를 하려는 뭍사람들이 찾고 있다.이돈삼

바다에서 본 백야리 마을 전경. 화정면의 중심인 이 마을에는 면사무소와 농협, 우체국, 교회 등이 있다.
바다에서 본 백야리 마을 전경. 화정면의 중심인 이 마을에는 면사무소와 농협, 우체국, 교회 등이 있다.이돈삼
지금까지 전라남도 여수와 고흥은 바로 인접해 있으면서도 바다로 갈려 왕래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왔다. 지역경제 발전에 장애가 돼 온 것도 사실. 그러나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여수와 고흥반도가 다리로 모두 연결돼 하나의 ‘다리박물관’이 될 것이다. 물류비용을 줄이고 천혜의 해안·도서지역의 관광개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여수시 화정면의 중심인 백야도는 다리가 놓인 이후 주민들의 생활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엔 도선이 끊기면 일상생활이 멈추기 예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시내버스가 들어오고 택시도 바로 들어온다. 외지인들도 많이 찾고 있다.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음식을 가지고 와서 낚시도 즐기고 음식도 해먹는다.

백야도의 볼거리는 몽돌밭 해변과 백야등대, 백호산 등이 있다. 모두 도로에 차를 세워두고 10여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몽돌밭 해변은 연인들이 조용하게 즐기기 좋은 곳이다. 정상까지 한 시간이면 거뜬히 올라가는 백호산에서 바라본 다도해 절경도 황홀할 정도다.


추도에서 바라본 사도. 이 갯길이 해마다 두세 차례 물갈라짐이 일어나는 곳이다.
추도에서 바라본 사도. 이 갯길이 해마다 두세 차례 물갈라짐이 일어나는 곳이다.이돈삼

추도의 공룡발자국. 사도와 추도, 낭도 일대에는 다양한 공룡발자국 화석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추도의 공룡발자국. 사도와 추도, 낭도 일대에는 다양한 공룡발자국 화석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이돈삼
백야도에서 가까운 사도와 추도, 간도, 시루섬, 장사도, 나끝, 연목 등 크고 작은 섬도 유혹한다. 특히 사도를 중심으로 이들 섬은 음력 정월 대보름과 2월 영등 등 두세 차례, 2∼3일에 걸쳐 물갈라짐(현대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다. 물이 갈라지면서 7개의 섬이 ㄷ자 형태로 이어지고 그 드러난 자갈길에는 돌김과 갈파래가 몸을 드러내고 갑작스레 당한 난리에 고둥과 소라들이 파래를 이불 삼아 덮어쓰고 있는 모습이 훤히 보인다.

사도와 추도, 낭도는 또 세계 최대 규모의 공룡발자국(3500여 개)이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긴 공룡 보행렬이 발견되었고 육식과 초식공룡의 서식관계가 뚜렷이 나타나 국내 해안과 일본, 중국을 연결하는 중생대 백악기의 범아시아 생태환경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는 게 학계의 견해다. 공룡발자국 화석이 다양한 것도 특징.

해안을 따라 마치 ‘떡시루’처럼 층층을 이룬 기암절벽도 탄성을 자아낸다. 곳곳에 있는 지붕바위, 갓바위, 병풍바위 등 기기묘묘한 바위도 눈길을 끈다.

추도의 기암괴석들. 눈 앞으로는 사도의 크고 작은 섬들이 들어온다.
추도의 기암괴석들. 눈 앞으로는 사도의 크고 작은 섬들이 들어온다.이돈삼

해안을 따라 마치 '떡시루'처럼 층층을 이루고 있는 기암괴석이 탄성을 자아낸다.
해안을 따라 마치 '떡시루'처럼 층층을 이루고 있는 기암괴석이 탄성을 자아낸다.이돈삼

바닷가 주택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추도의 돌담.
바닷가 주택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추도의 돌담.이돈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3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4.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5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