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해가 병풍처럼 즐비한 산을 붉게 물들이며 떨어지면 이내 주변은 짙은 청색으로 바뀐다. 마당 가운데 마루에 누워 하늘을 보면 어스름한 저녁 길가에 가로등이 하나둘씩 켜지듯, 천천히 별들의 잔치가 시작된다. 큰사진보기 ▲아침일찍부터 텃밭에 씨를 뿌리는 아낙서재후 서강은 영월을 중심으로 서쪽에서 흐른다. 동강에 결코 뒤지지 않는 절경이다. 서울이 아니면 어디든 좋다는 생각에 무작정 길을 나섰다. 계획에 없는 충동여행 탓이었을까? 영월에 도착하니 오후 4시가 넘었다. 하룻밤 몸을 맡길 곳이 없다는 급한 마음에 이리저리 뛰어다녔지만 이미 주변의 모든 숙소가 예약이 끝난 상태. 곳곳마다 왁자지껄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우리 일행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주인장이, 인자하신 할머님이 계신 마당 깊은 시골집을 소개시켜주었다. 대신 우리는 밤새 할머니의 말벗이 되어야 했다. 큰사진보기 ▲아직도 소로 쟁기를 끄는 할아버지 농부서재후 우리는 일찍 출발할 요량으로 평소보다 잠을 줄였다. 부지런도 하시지, 언제 일어나셨는지 텃밭에 씨를 뿌리고 밭을 갈고 계신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청령포로 길을 잡았다. 큰사진보기 ▲청령포 전망대에서 바라본 굽이치는 서강서재후 단종의 아픔·슬픔을 모두 보고 들은 소나무 청령포는 단종이 숙부인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 땅에 유배되었던 곳으로, 동서남북 사방이 깊은 물로 막혀있어 단종이 육지고도(陸地孤島)라고 표현한 바 있다. 배를 타고 강을 건너면 빽빽이 들어선 소나무 사이로 단종의 어소가 보인다. 큰사진보기 ▲청령포 유배지에 단종의 어소서재후 이곳에서 단종은 외로운 유배생활을 하였는데 그의 죽음에 대해 여러 가지 전설이 있다. 세조는 사자를 통해 사약을 보낸다. 하지만 사자는 어린 단종을 차마 죽이지 못하고 독약 그릇을 강물에 버리고 자신은 강물에 스스로 몸을 던져 목숨을 끊는다. 이러기를 계속하는 동안 단종은 자신 때문에 무고한 사람이 죽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개를 구해오게 했다. "감기가 심하여 개를 삶아 먹어야겠다. 그런데 내 손으로 개를 잡을 수가 없구나. 내가 방에 들어가 개 목을 옭아 놓을 테니 네가 밖에서 명주줄을 당기거라"라고 명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전설이 있다. 실제, 단종이 사약을 받고 죽은 곳은 관풍헌이다. 큰사진보기 ▲청령포의 관음송서재후 청령포에는 단종이 걸터앉아 한양에 두고 온 정순왕후 송씨를 생각했던 상징적인 관음송이 있다. 이 소나무가 관음송이라고 불려오고 있는 것은 1457년 단종이 유배를 온 뒤 생활하는 모든 것을 보고 들었다고 해, 볼 관(觀), 들을 음(音)에 소나무 송(松)자를 붙인 것이다. 큰사진보기 ▲단종의 어소를 지키고 있었을 소나무들서재후 이 관음송 외에도 금표비가 서 있는데, 이 비석은 일반 백성들의 출입과 행동을 제한하기 위해 영조 2년에 세운 것으로 "동서 삼백척 남북사백구십척"이라 새겨져 있다. 당시 단종에게도 이러한 제약이 있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이 비석으로 단종은 백성들과 단절된 채 외롭고 서글픈 유배생활을 했으리라. 가슴 아픈 단종의 전설이 흐르는 청령포를 뒤로 하고 서둘러 서강이 합쳐지는 주천강으로 향했다. 주천강에는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 많은데. 그 중 염둔천 계곡과 요선암이 좋다. 염둔천 계곡은 주천면 주천리 일대의 약 7km 구간으로, 깨끗한 물과 바위, 울창한 숲이 조화를 이뤄 여름철이면 많은 피서객들이 찾는다고 한다. 큰사진보기 ▲술이 솟았다는 전설이 있는 곳. 붉은 글씨로 주천이라 쓰여있다.서재후 주천강에는 전설이 하나 있다. 옛날 주천면 지역에 술이 솟는 바위샘이 있었는데, 양반이 잔을 들이대면 청주(淸酒)가, 평민이 잔을 들이대면 탁주(濁酒)가 솟았다. 어느 날 한 천민이 양반 복장을 하고 잔을 들이대며 청주를 기대했지만, 바위샘이 이를 알아채고 탁주를 쏟아 냈다. 천민이 화가 나서 샘을 부숴 버리자 이후부터는 술 대신 맑은 물만 흘러나와 강이 되었다고 한다. 현재 그 바위샘은 관리가 되지 않아서인지. 바위에 붉은 글씨로 '주천'이란 글자만 새겨져 있다. 큰사진보기 ▲저녁 무렵 주천강위로 산그림자가 흐른다.서재후 저녁 무렵 강바람을 맞으며 바위에 앉아 주천강 수면 위로 흐르는 산 그림자들을 보고 있으면 고단했던 하루가 말끔히 씻기는 듯하다. 올 여름휴가는 레프팅, 트래킹, 산행을 즐길 수 있는 동강과, 단종의 애절한 역사가 흐르는 서강이 있는 영월, 정선으로 계획하는 것도 좋겠다. 또한 영월에는 예쁜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밤하늘의 별 들을 볼 수 있는 별마로 천문대가 있다. 시간이 허락지 않아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섰으나 무더운 여름밤 아이들과 함께 별 볼일 있는 여름밤을 보내면 좋을 듯싶다. [가는 길] 경부,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신갈. 호법 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만종분기점까지 달린다. 제천 IC에서 빠져나와 38번 국도를 달리면 영월까지 3시간 남짓 걸린다. 덧붙이는 글 | *별마로 천문대의 웹사이트 주소입니다. 좀더 자세한 정보를 알아보고 방문하길 바랍니다. http://www.yao.or.kr/ 제 블로그에 오시면 더 많은 허접 사진을 볼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별마로 천문대의 웹사이트 주소입니다. 좀더 자세한 정보를 알아보고 방문하길 바랍니다. http://www.yao.or.kr/ 제 블로그에 오시면 더 많은 허접 사진을 볼수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4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서재후 (mickey90) 내방 구독하기 안녕하세요... 잊고 살았던 꿈을 조금이나마 실현해보기 위해서라면 어떨지요...지금은 프리렌서로 EAI,JAVA,웹프로그램,시스템관리자로서 일을 하고 있지만 어렸을때 하고싶었던일은 기자였습니다. 자신있게 구라를 풀수 있는 분야는 지금 몸담고 있는 IT분야이겠지요.^^;; 하지만 글은 잘 쓰지못합니다. 열심히 활동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가파른 마구령, 카메라도 버리고 싶었다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망언도 이런 망언이..." 이재명, 김문수·김광동·박지향 파면 요구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단종의 슬픈 전설이 흐르는 서강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사과하기 위해 왔습니다" 그날 서점은 눈물바다가 됐다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윤석열 당선', 정당성이 흔들린다 5년 전 스웨덴에서 목격한 것... 한강의 진심을 보았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생산물량 일부 해외 이전 결정... 협력사 '비상'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