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분식회계, 사기대출, 외환유출 등의 혐의로 지난달 16일 저녁 구속 수감되고 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13일 대우그룹의 영국 내 비밀금융조직이었던 BFC 자금 중 김 전 회장이 개인적으로 운용했던 자금의 사용처를 집중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BFC의 자금 거래 내역 중에 김 전 회장의 개인 계정인 'KC'를 경유한 자금 가운데 개인적으로 사용한 금액이 최소 수백억원에서 최대 1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중 일부를 재산은닉에 사용했는지 여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이 추적하고 있는 'KC' 계정은 김 전 회장의 영문 이니셜 약자 'KWC'가 화장실(WC)와 비슷하는 이유로 'W'자를 뺀 것이며, 'KC'는 대우그룹 내에서 김 전 회장을 일컫는 약어로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수사관계자는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이 폴란드나 우크라이나 등 김 전 회장이 동구권 시장 개척을 위한 세계경영 과정에서 투자금 등으로 지출된 것으로 보이나 비자금 조성 또는 재산은닉 등 다른 용도로 사용됐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언급해 정·관계 로비나 재산은닉 등의 목적으로 빼돌렸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중임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김 전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KC 계정에 회사자금과 개인자금이 혼재 되어있었고 나중에 대우그룹의 자금 사정이 나빠지면서부터 구분없이 사용됐다고 해명하고 있다"며 "하지만 개인자금이 김 전 회장 개인에게서 나왔다는 소명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이 자금이 자신의 주식에 대한 배당금 등 개인자금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 김 전 회장이 애초부터 회사자금을 개인자금처럼 사용하는 등 회사 재산을 사실상 횡령한 것이 아닌가라는 강한 의심을 갖고 이 부분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편 검찰은 그동안 대우그룹의 위장계열사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조사 대상 21개 기업 중에서 15개 가량이 위장계열사인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리고 이 부분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추가기소키로 했다.
또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지난 1998∼1999년 대우자동차를 통해 협력업체와 위장계열사 등에 200여억원을 부당지원한 혐의 이외에도 다른 계열사 1곳에도 부당지원에 나선 단서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대우 청산법인으로부터 과거 ㈜대우의 자산 처분내역에 관한 자료를 제출받아 ㈜대우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재산은닉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위장계열사를 통해 비자금 조성이나 재산은닉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검찰은 이날 강병호 전 대우 사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BFC자금과 관련해 조사하려고 했으나, 강 전 사장이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면서 불출석해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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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우중 'KC' 계정 통한 1천억원 사용처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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