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바라본 남부교육센터. 우림시장 바로 근처에 위치해 있다.임기창
이들에게 '헤엄치는 법'을 가르쳐 정보의 바다로 뛰어들도록 돕는 이들이 있다. 문해교육기관이면서 지역사회의 주민교육활동까지 담당하고 있는 '남부교육센터'의 교사들도 그들 중 하나.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자리하고 있는 남부교육센터는 본래 한글과 중고등과정 교육을 담당했던 야학이었으나 시대 변화에 따라 중고등과정은 폐지하고 대신 지역주민교실을 개설하여 영어, 컴퓨터 등을 가르치고 있다.
센터의 컴퓨터 수업은 월~목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2시간. 7시 반이 가까워지자 어머니들께서 한 두 분씩 모여드신다. 겨우 학생 6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비좁은 교실에, 에어컨이 없으면 금세 등줄기에 땀방울이 흐를 만큼 무더운 여름밤이지만 수업 분위기는 시종일관 즐겁고 학생들의 눈빛은 빛이 난다. 배움의 즐거움 때문일까. 교실에서는 수업 중에도 연신 웃음보가 터진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까지 옆에 앉혀놓은 채 수업을 들으시던 최아무개 어머니(35)는 컴퓨터 교실로 인해 인생이 달라지셨단다. 이전에는 아이들과 컴퓨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정말 어려웠는데, 지금은 아이들의 개인 미니홈페이지까지 구경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즐겁다고. 컴퓨터를 통해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더 열심히 배워서 재취업을 하겠다는 포부를 자랑스럽게 내보이신다.
사실 남부교육센터에서 컴퓨터 교육을 주민들에게 실시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2002년 8월 실시한 '난곡지역 평생교육 욕구조사' 결과 컴퓨터와 영어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욕구가 매우 크게 나타났고, 이를 토대로 금년부터 컴퓨터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시하게 된 것.
센터에서 상근직으로 근무하며 관리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김한수 교사는 "학생들이 (컴퓨터) 수업을 재미있어 하시며 첫 학기라서 그런지 요구사항도 많다"면서도 "단순한 지식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센터보다 훨씬 더 나은 교육시설을 갖춘 관공서나 복지관 등과 차별되는 교육과정을 지녀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김한수 교사는 컴퓨터 교실 역시 지식 전달 위주의 일방적인 수준을 넘어 '민중교육의 일환'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