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들어서는 명옥이>웅진주니어
그러다 명옥이는 힘찬이가 아토피로 고생을 하는 것을 보고 북한에서 탈출하는 길에 죽은 동생을 떠올린다.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허약하고 두드러기가 자주 났던 동생. 동생 명수는 가난 때문에 못 먹어서 병이 났는데, 짝꿍 힘찬이는 먹을 것이 지천인데도 먹을 수 없어, 침만 삼키니 더욱 불쌍해 보인다.
먹을 게 없어서 굶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물질의 이기(異氣)와 편의주의로 인해 병들어 가는 아이들이 있다. 이 책에선 북한아이들의 힘든 생활고 이야기나, 새터민 아이들의 어려운 정착생활 이야기보다, 먹고 싶은 것을 눈앞에 두고도 먹지 못하는 힘찬이의 슬픔을 좀 더 부각시키고 있다.
아이들은 나라의 보배라고 한다. 그런 아이들이 위해 나라에선 많은 시설들을 만들고 여러 가지 정책을 펼쳐 나간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 건강을 위한 먹 거리나 건강한 자연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엔 뒷전이다. 가정에서도 사랑하는 자녀의 교육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 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아이들을 생각하고 나라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국가에서는 건강한 먹을거리로 학교 급식을 바꾸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하고 가정에선 아이들 학원비 보다는 유기농 농산물을 먹는 것에 좀 더 투자를 해야 한다.
내 아이는 아무 이상 없다고 안심할지 모르겠지만, 어떤 이는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정상인 아이들 보다 차라리 나을 수 있다고 한다. 몸속에 들어간 독이 피부를 통해서라도 뿜어 나오니, 다행이란 뜻이다. 지금은 아무 이상 없지만 독이 든 음식을 먹고 있다면, 그 쌓인 독이 어디로 가겠냐는 말이다.
지옥이나 천국에 가면 진수성찬을 차려 놓고 긴 젓가락을 나누어 준다고 한다. 그런데 지옥으로 간 사람들은 욕심이 많아 긴 젓가락으로 자기 입에만 넣으려 해서 언제나 배고픈 고통에 시달리고, 천국으로 간 사람들은 같은 길이의 젓가락으로 서로의 입에 음식을 넣어 주어 항상 배부르고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가 있다.
두 아이는 각자 자기의 아픔에 집착하다가, 어느 날 서로의 아픔을 알게 되고 상대의 고통을 덜어 주려 한다. 마치 서로 입에 음식을 넣어 주듯, 두 아이는 서로의 의지가 되어 천국을 그려내고 있다. 명옥이는 힘찬이를 죽은 동생을 대신하여 돌봐 주기로 마음먹고 씩씩한 피양 소녀 명옥이로 다시 태어난다.
덧붙이는 글 | 리더스 가이드와 알라딘에 실었습니다.
피양랭면집 명옥이 - 웅진 푸른교실 7
원유순 지음, 최정인 그림,
웅진주니어,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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