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상호 기자 "1일 검찰에 출두하지 못한다"

등록 2005.07.31 15:10

수정 2005.07.31 22:35

[2신 대체 : 31일 밤 10시 30분]

이상호 기자 "검찰에 출두하지 못한다"... 검찰, "한번 지켜보자"

'X파일 사건'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1일 출석하도록 공식 통보를 받은 MBC 이상호 기자가 검찰 소환에 불응할 뜻을 밝혔다. 이 기자는 31일 밤 10시경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검찰에) 출두하지 못한다"며 "내일(1일) 회사 차원에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MBC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운 것은 아니며,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한 뒤 검찰 출석에 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MBC측은 31일 오후 "회사 차원에서 상의를 하지 못해 오늘 중으로 검찰에 소환일정 조정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이날 밤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내일(1일) 어떻게 할지 한번 지켜보자"며 "(강제소환 여부에 대해) 그것도 내일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기자가 출석하면 지난해 12월 30일 박인회씨로부터 'X파일' 관련 테이프를 건네받게 된 경위 및 보도경위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 26일 자해소동을 벌여 현재 병원에 입원중인 공운영씨를 상대로 병원 방문조사를 벌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공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이전에 방문조사를 벌일 계획"이라며 "공씨의 건강상태를 점검한 뒤 조사일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 28일 공씨에 대해 안기부 불법 도청테이프를 유출하고 삼성그룹을 협박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및 공갈 미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한 공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8월 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31일 저녁 8시 현재 공씨가 입원중인 분당 서울대병원 병실 앞에는 검찰 수사관 2명이 나와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공씨를 찾아오는 면회자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1신 보강 : 31일 저녁 8시]

'X파일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서창희 부장검사)는 지난 29일 구속된 재미교포 박인회(58)씨로부터 안기부 불법도청 자료를 넘겨받아 보도한 MBC 이상호 기자를 8월 1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오후 "이 기자에게 내일(8월 1일) 중으로 검찰에 출석할 것을 정식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기자의 조사 신분에 대해 "현재로선 특정하기 어렵지만 일단 참고인 자격이이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신분이) 변할 수도 있다"고 말해 '피의자' 신분으로의 변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기자가 출국할 경우 이번 X파일 사건 수사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수사팀 전원을 투입시켜 이번 주말 동안 안기부 특별도청팀인 '미림'의 전 팀장이었던 공운영씨의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274개의 도청테이프와 13권의 녹취보고서에 대한 정밀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우선 압수한 테이프를 시기별로 분류한 뒤 녹취록과 실제 도청 내용을 서로 대조해가면서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도청 테이프의 내용이 정리되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중에 그동안 테이프를 보관해왔던 공씨를 상대로 도청테이프의 제작 경위 및 보관 방법, 유출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MBC 노조 "이상호 기자 소환 통보, 의도 의심하기에 충분한 상황"

한편, MBC 노조는 31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서창희 부장검사)가 MBC 이상호 기자에게 다음날인 8월 1일 출석할 것을 공식 통보한 것에 대해 "수사착수 사흘만에 취재기자를 소환 통보한 것은 한 마디로 수사 주체의 의도를 의심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MBC 노조는 이날 '검찰은 당당한 길을 선택하라'는 성명을 통해 "(검찰은) 이상호 기자와 보도국장을 구속하고, 이번 MBC의 보도를 '추악한 거래'쯤으로 몰고 가 국민들의 시선을 돌려보려고 한다면 곧 백배 천배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MBC 노조는 "검찰은 스스로 당당한 길을 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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