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의 8.15를 통일의 8.15로...

3일, 백두한라민족통일선봉대 출정식 열어

등록 2005.08.03 13:33수정 2005.08.0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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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1일 앞으로 다가온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을 그 누구보다 먼저 전국에 알리고 북녘 동포들을 환영할 통일의 꽃씨를 4천 5백만 국민들의 손에 건네줄 자주평화통일의 전령사들이 출발의 북소리를 울렸다.

3일 오전 10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노동자, 농민, 청년학생, 여성, 청소년 등 각계각층의 통일전령사들이 모여 백두한라민족통일대행진단 출정식을 진행했다.

이미 지난 7월말부터 휴전선을 따라 횡단하고 있는 순례단에 이어 오늘 출정하는 백두한라민족통일대행진단은 오는 15일까지 12박13일 동안 전국을 돌며 8.15민족대축전을 알리고 참가를 호소하며 '우리 민족끼리' 자주통일을 이루자는 전국민적 뜻과 의지를 모아낼 계획이다.

출정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잡고 앉은 200여 노동자통일선봉대는 무대에서 흥겨운 통일노래가 흘러나오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신난 율동을 펼쳐 보이면서 자주통일의 꽃씨를 안고 국민들 속으로 달려가는 설렘과 기쁨을 내비치기도 했다.

a 백낙청 6.15남측준비위원회 상임대표

백낙청 6.15남측준비위원회 상임대표 ⓒ 박준영


부산에서 올라온 정지영(전교조 반전평화 중대, 감천중) 교사는 시부모님께는 중요한 연수가 있다는 거짓핑계를 대고 참가하기는 했지만 매년 가고 싶었던 통일선봉대에 참가하게 돼 기쁘지 그지없다고 전했다.

2005년 정세흐름이나 6.15행사 때 북녘 동포들의 성원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는 그는 "8.15대회에서도 남측이 그에 부합하는 통일의지와 성원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참가하게 됐다며 시민들을 만나면 "미국반대를 향한 시민들의 마음 속 불씨에 불을 당기는 역할"을 하겠다는 결심을 피력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국민들은 6자회담을 방해하는 게 누구며, 한반도 평화통일이 실현되지 않는 게 미국 때문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확신하면서 백두한라민족통일대행진단은 그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지영 교사는 "정말로 몸과 마음을 다 바쳐서 어렵게 남녘을 찾는 북녘 동포들에게 우리 국민들의 통일열기를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다"며 12박13일 동안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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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영


노동자뿐이 아니었다. 이미 지난 1일부터 서울에 모여 통일선봉대 생활을 시작한 범청학련 통일선봉대를 비롯해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과 6.15남측준비위 청년학생본부 등 900여 청년학생 통일선봉대는 형형색색의 옷을 맞춰 입고 '단심' '낙관' 등 중대 이름까지 멋들어지게 짓고 출정식 자리를 빛내고 있었다.


특히 범청학련 통일선봉대는 20여 년에 가까운 통일선봉대 역사를 떠올리듯 최루탄과 곤봉이 난무하던 당시 통일선봉대 활동을 굳건히 지키던 선배들의 마음을 가슴속에 고스란히 받아 안고 더 깊이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려는 듯 결연한 눈빛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한바탕 율동을 마치고 숨을 몰아쉬고 있는 박세하(서군, 인천대 03학번)씨는 20여 명의 학교 선후배, 동기들과 함께 참여했다. 중앙통일선봉대는 올해가 처음이라는 그는 "광복 60년, 미군강점 60년이 되는 올해를 주한미군철수 원년, 자주통일 원년을 만들자는 결심에 참가하게 됐다"며 참가이유에 대해 밝혔다.

또한 그는 이번 8.15대회의 거족적 성사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올해를 주한미군철수 원년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통일선봉대의 역할이라면서 "같이 가는 후배들 또한 통일염원과 미군반대의 뜻을 가슴속 깊이 새기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힘껏 도와줄 것"이라고 결심을 내비쳤다.


한편 청년학생 통일선봉대는 긍정적인 시민, 부정적인 시민, 반공 할아버지 등 앞으로 만나게 될 시민들의 반응을 유형별로 나눠 대시민선전의 리허설을 진행하는 등 철저하고 치밀한 준비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오늘 출정식에는 어린아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는데 바로 엄마와 함께 전국을 돌며 평화와 통일을 노래할 어린이통일선봉대였다. 9살 수찬이와 10살 예은이는 12박13일 전 일정을 어른들과 함께 똑같이 소화할 큰 결심을 내보이고 있다.

a 환한 얼굴로 율동을 하고 있는 한 노동자 통일선봉대원

환한 얼굴로 율동을 하고 있는 한 노동자 통일선봉대원 ⓒ 박준영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인 예은이의 엄마 지은희(동군, 춘천 거주)씨는 "작년에는 예은이가 너무 어려 참가 못했는데 올해는 참가하게 됐다"며 "함께 가는 다른 이모들이 잘 챙겨줄 것이기 때문에 예은이 걱정은 별로 되지 않는다"면서 예은이에 대한 믿음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은희씨도 올해가 처음이다. 작년까지는 직장을 다니고 있어 가고 싶어도 가지 못했지만 올해는 워낙 중요한 해라는 생각에 큰 결심하고 참가했다. "엄마라면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줄 의무감을 느낄 것"이라고 전한 지은희씨는 전국을 돌면서 수많은 엄마들과 평화와 통일을 향한 의지를 나눌 생각이다.

한편 백낙청 6.15남측준비위 상임대표는 격려사를 통해 "이 자리에 참석한 여러분은 문자 그대로 선봉대이고 정예부대"라면서 8.15행사를 널리 알리고 거족적 참가를 호소하는데 큰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그는 땡볕 아래서 10여 일을 넘게 뛰어다닐 행진단의 건강을 염려하며 부디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8.15행사장에서 만나자고 약속하기도 했다.

2000여 백두한라민족통일대행진단의 단장을 맡은 노수희(서울연합 상임대표) 서군 대장과 김익석(6.15청년학생본부 상임대표) 동군 대장은 전체 대행진단과 부문별 단장들의 결심을 모아 "광복의 8.15를 통일의 8.15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김익석 동군 단장은 "뜻 깊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 너무나 큰 영광이라면서 이 과중한 짐은 민족의 부름이요 시대의 소명이라 생각하며 만나는 모든 분들께 통일의 신심과 외부의 전쟁위협을 막아내자는 결심을 심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 출정식을 연 백두한라민족통일대행진단은 동군과 서군으로 나눠 남한도 남단은 종단할 계획이다. 이들은 방문 지역에서 기자회견, 시내대행진, 지역통일행사 진행 등 다양한 방법과 형식으로 지역주민들에게 8.15행사의 의의와 거족적 참여를 호소하고 통일을 방해하는 미국의 실체를 밝혀 시민들에게 통일과 환영의 꽃씨와 자주와 반미의 불씨를 나눠줄 결심이다.

백두한라민족통일대행진 출정선언문


오늘 우리는 6.15공동선언을 따라 날로 뜨거워지는 통일의 열기를 전국 방방골골로 확산하고, 8.15민족대출전의 거족적 성사를 위한 장엄한 첫 발을 내딛는다.

지난 5년은 6.15공동선언의 정당성과 생활력이 현실에서 확증되고, ‘우리 민족끼리’의 이념이 확고부동한 민족의 이념으로 자리잡은 세월이었다.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후 반목과 대결의 분단사에 종지부를 찍고, 화해와 협력의 통일시대가 한껏 열리고 있다. 철옹성마냥 굳건해보이던 휴전선 철조망을 걷어내고 남북의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고 있듯이 냉전과 분단의 잔재를 청산하는 세기적 전변이 온갖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그야말로 지난 60년간 끊어진 민족의 혈맥이 다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지난 5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조국통일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내야 한다. 이미 우리는 전쟁이냐 평화냐, 분단이냐 통일이냐, 자주냐 예속이냐를 판가름짓는 민족사적 전환기에 들어섰다.

바로 이 순간 조국과 민족은 우리 백두한라민족통일대행진단에게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그 누구보다 최선두에 설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국과 민족의 부름에 화답하여 백두와 한나로부터 민족통일대행진의 첫걸음을 내딛는 이 순간 우리는 7천만 겨레 앞에 다음과 같이 엄숙히 결의한다.

첫째, 우리는 전국방방골골을 누비며 6.15공동선언의 ‘우리 민족끼리’의 이념을 더욱 널리 확산하고, 8.15민족대축전의 거족적이며 성대한 성라를 위해 가장 앞장설 것이다.

둘째, 우리는 온갖 종류의 남북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여 민족의 단결과 단합을 실현하는 데 적극 이바지하고, 그 어떤 외세의 간섭과 민족분열을 조장하는 사소한 행위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 우리는 우리 민족의 하나된 힘으로 이 땅에 드리워진 핵전쟁의 위험을 제거하고, 평화로운 삶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적극 떨쳐나설 것이다.

넷째, 우리는 6.15공동선언에 따른 조국통일 운동의 결정체인 6.15공동위원회를 최선두에서 강화할 것이다.

60년의 분단세월은 너무나도 길었다. 치욕의 분단사를 더는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굳은 결심이다. 우리는 8월 한여름 작렬하는 태양빛만큼 뜨거운 통일의 열기로 이 땅을 가득 메울 것이다. 그리고 8.15민족대축전을 그 어느 때보다 거족적이며 성대하게 성사하여 민족의 단결과 단합을 최상으로 실현할 것이다.

민족자주, 반전평화, 민족대단결 선언이 6.15공동선언을 따라 광복 60년, 분단 60년인 올해를 기필코 조국통일의 원년으로 빛내어 가자!

2005년 8월 3일
백두한라민족통일대행진단 일동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자주민보(www.jajuminbo.net)에서 게재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자주민보(www.jajuminbo.net)에서 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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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전국회의에서 파트로 힘을 보태고 있는 세 아이 엄마입니다. 북한산을 옆에, 도봉산을 뒤에 두고 사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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