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꼼밥을 파는 의젓한 형제김훈욱
오랫동안 잊고 지냈기 때문에 거의 기억에서 사라졌던 꼼밥을 기억 속에서 찾아낸 것은 얼마 전 말레이시아의 겐팅하일랜드로 여행을 가면서 꼼밥과 비슷한 광경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겐팅 하일랜드는 말 그대로 말레이시아의 유명한 고원 휴양지입니다. 해발 1300m의 산꼭대기에 어떻게 이런 휴양지를 건설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대한 테마파크와 카지노, 호텔, 골프장 등이 조성되어 있는 곳입니다.
차를 타고 그 곳으로 올라가는 중간 중간에 대나무를 불에 굽는 모습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천연암염(岩鹽)으로 죽염을 만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짜 죽염 때문에 요즘 별로 인기가 없지만 만드는 걸 직접 봤으니 가짜일 염려는 없을 것 같아 하나를 샀더니 칼로 반으로 쪼개 주었는데 속에는 소금이 아니라 밥이 들어 있었습니다. 차가 지나다니는 위태한 도로 옆에서 대나무 밥을 먹으면서 정말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향내를 기억해내게 된 것입니다.
그 후 집에서 가끔 만들어 먹게 되었습니다. 꼼밥을 만드는 것은 재미가 있지만 그리 힘든 일도 아닙니다. 우선 물에 불린 쌀을 계란 껍질에 넣고 약한 불로 서서히 가열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일이기 때문에 애들도 무척 재미있어 합니다.